[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오늘(28일) 촛불 1주년을 기념하는 집회가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측이 촛불 1주년 광화문 기념집회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이 '청와대 행진' 일정에 항의하며 민심이 나뉘었다. 촛불 1주년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반응도 엇갈렸다.

촛불 1주년 기념대회 '촛불은 계속된다'를 주관한 '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는 28일 저녁 6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행사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공식일정 중 '집회 후 청와대행진'이 논란이 되면서 특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여의도 촛불파티'가 별도로 기획되기에 이르렀다.

26일 '퇴진행동 기록기념위'는 호소문을 통해 "더 이상 논란이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촛불집회 후 공식행진은 없다"고 밝혔으나 집회에 참가하는 개별단체의 청와대 행진이 알려지며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퇴진행동 기념기록위원회'가 주관하는 '광화문 촛불1주년 대회' 포스터(왼쪽)와 한 네티즌 주도로 이뤄진 '여의도 촛불파티' 포스터(오른쪽)

'퇴진행동 기록기념위'는 "청와대 행진을 반대하는 의견이 존중되어야 하는 것처럼 청와대로 행진하자는 의견도 동등하게 존중되어야 한다"며 "각 단체들이 자율적으로 사후행사나 행진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의도 촛불파티'는 한 네티즌이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국회가 문제면 여의도로 가면 되는데 왜 청와대로 가느냐"고 글을 올리며 24일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여의도 촛불파티는 28일 저녁 6시부터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다. 27일 기준으로 촛불파티에 참여신청을 한 시민들은 4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촛불파티를 처음 제안한 네티즌 A씨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권이 바뀌었고 많은 시민들이 '적폐세력'이라고 생각하는 권력들이 대부분은 국회에 있다"며 "상황이 달라진 만큼 광화문보다는 야당이 있는 여의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최 이유를 설명했다.

'촛불파티'에서는 최고의 적폐인물을 뽑는 '2017 적폐어워드', 자유한국당 행진, 핼로윈파티, 시민 자유발언 등 다양한 문화제가 함께 열린다. 또한 주최 측은 '여의도 촛불파티에 없는 세 가지'라는 제목으로 대책없는 청와대 행진, 뜬금없는 반미주의, 기-승-전-석방 등을 금지한다는 계획이다.

촛불 1주년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28일 구두논평을 통해 "1년전 대한민국은 낡은 과거를 극복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라는 일념으로 하나가 됐다"며 "예산과 입법으로 촛불민심을 온전히 담아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는 광화문에서 열리는 촛불 1주년 기념집회에도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반면 야당은 촛불 1주년을 기념하며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전 세계를 감동시킨 경이로운 촛불의 중심에 국민이 있었다"면서도 "촛불 1주년이 포용과 협치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반대의 목소리도 포용하고 협치를 위한 길을 더 열어줄 것을 촉구한다"고 정부와 여당에 촉구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촛불 1주년 기념집회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바른정당 이종철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촛불을 통해 탄생했다고 스스로 말하지만, 국민은 문재인 정부가 촛불을 독점하고 자신이 곧 촛불인 양 행동하라고 한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은 논평을 내거나 행사에 참여하는 등의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촛불 1주년에 '침묵'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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