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통영] 우리는 통영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시민들이다! 통영에 있는 문화 자산과 자연 환경이 우리 도시 통영의 중요한 자산임을 지속적으로 알리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우리 도시 통영에서는 문화와 자연을 등한시하는 일들이 다수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일들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는다.

강구안은 통영의 문화 정체성을 담은 역사적인 공간이다. 삼도수군통제영의 군사항으로서 통영의 시작을 알렸고 풍부한 수산자원을 유통하는 중심 어항, 남해안 항로의 중간 경유 여객항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지금은 통제영, 중앙시장, 동피랑과 서피랑 등 통영관광의 중심이자 각종 시민모임과 축제 등의 행사가 열리는 생활 광장으로도 기능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착공을 시작할 ‘강구안 친수시설사업’은 단순한 노후항구 정비 사업이 아니라 앞으로의 통영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사업이기에 지속적으로 통영 시민들의 의견과 바람을 담아 나가야 한다. 하지만 경상남도 해안관광사업과에서 제시한 ‘강구안 친수시설사업 세부 추진계획 보고’ 내용을 보면 이런 당연한 바람을 담고 있는지 의문이다.

- 바다를 이용한 대표적 친수공간을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현재의 항구를 매립하는 한편 선박의 정박을 제한한다는 점.

- 강구안 출입구에 교각을 건설하여 배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천혜의 피항지인 강구안의 항구로서의 정체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 상습적인 교통 정체에 대한 대책과 시민 친화 공간으로서의 강구안 공간 활용 방안이 부재하다는 점.

우리는 ‘강구안 친수시설사업’으로 인해 통영의 대표 항구가 훼손되는 것을 우려한다. 어디에나 있는 번듯한 나무 데크 산책로와 분수광장이 통영의 매력적인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강구안의 매력은 도심 한가운데 있는 항구와 바다의 풍경이다. 항구와 바다를 끼고 이어진 이야기와 문화다. 이러한 문화가 이어지도록 항구로서의 기능을 계승한 강구안 친수시설사업을 촉구한다.

우리는 그동안 계속되어 왔던 통영시의 일방적인 개발 정책과 집행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는 한편 이달 내 통영 시민들에게도 강구안의 의미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의견을 모으는 자리를 만들 예정이다. 우리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일에 시민이 함께할 수 있도록 경상남도 항만정책과, 통영시도 호응해주길 바란다.

/통영시민모임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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