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오늘(26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이사 2명을 임명하기로 의결한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방문진에 김장겸 MBC사장 해임을 촉구했다. MBC본부는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선임을 문제 삼아 국정감사 보이콧을 선언한 자유한국당에 "MBC정상화를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MBC본부는 26일 성명에서 김장겸 사장의 즉각 해임을 방문진에 촉구했다. MBC본부는 "김 사장은 MBC보도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바닥으로 추락시킨 장본인"이라며 "그가 보도 부문의 실세로 군림하는 사이 기자, PD, 아나운서 등 160여명의 방송종사자들이 제작 현업에서 배제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 사장은 고용노동부 특별관리감독 결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핵심 피의자"라며 "방문진은 즉각 MBC파괴 주범인 김장겸의 해임을 의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월 5일 고용노동부의 부당노동행위 혐의 조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장겸 MBC 사장이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에 출석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오늘 오전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20여명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방통위의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에 반대하며 방통위로 몰려갔다. 자유한국당은 이효성 방통위원장을 찾아가 "보궐로 선임되는 이사는 자유한국당이 뽑아야 한다"며 항의했다. 이날 KBS와 EBS 국정감사를 진행해야 하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신상진, 박대출 의원도 항의방문에 동참했다.

26일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20여명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방통위의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에 반대하며 이효성 방통위원장을 항의방문했다(미디어스)

자유한국당은 현재 각 상임위에 국정감사 중단을 통보하고 오후 3시부터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진행 중이다. 자유한국당은 의원총회에서 앞으로 남은 국회 본회의 일정 보이콧 여부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MBC본부는 "자유한국당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내내 집권당으로서 국정원을 동원해 MBC를 유린한 당사자"라며 "오늘 일부 의원들이 보여준 행태는 방통위의 정당한 권한 행사와 MBC정상화를 방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자유한국당은 이같은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방송사유화의 망상을 놓지 못하고 MBC정상화를 방해한다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MBC본부는 방통위에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의 해임도 함께 촉구했다. MBC본부는 "고영주 이사장 등 현 10기 방문진은 박근혜 파면 직전 김장겸 사장의 '알박기 선임'을 강행하고 MBC를 국정농단 극우세력의 마지막 저항기지로 전락시켰다"며 "방통위가 휘둘리지 말고 공영방송 정상화의 책무를 끝까지 이행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고영주 이사장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진사퇴를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며 "이사회의 불신임 의결, 방통위 해임까지 모두 받고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법적으로 따져볼 생각"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방문진 구 야권추천 이사 3명은 24일 방문진에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한 상태다. 구 야권추천 이사들은 보궐이사 선임이 완료되면 다음 달 2일 열릴 이사회에서 고영주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안 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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