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정원으로부터 보도 무마를 대가로 200만 원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고대영 KBS 사장이 피감기관 증인으로 국정감사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KBS 장악의 공범이라는 비판과 함께 새로운 의혹 제기에도 고 사장은 여유 넘치는 모습이었다.

▲26일 오전 국회 출석하는 고대영 KBS 사장. (연합뉴스)

26일 오전 고 사장은 과방위 국정감사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국회 본관 6층에 위치한 과방위 전체회의장 앞에서는 고 사장과 언론노조 조합원들, 취재기자, 사진기자들이 뒤엉켜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언론노조 조합원들이 고 사장을 향해 "부끄럽지 않느냐"고 소리쳤지만 고 사장은 대답 없이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회의장에서도 고대영 사장은 시종일관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방송장악 문제가 국내 이슈의 중심에 선 만큼 5~60명에 달하는 기자들이 피감기관석에 앉은 고대영 사장을 둘러싸고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고 사장은 눈을 감은 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간혹 물을 마시거나 눈을 뜰 때마다 사진기 플래시가 터지면 살짝 미소를 보이는 여유까지 보였다.

고대영 KBS 사장이 26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리는 KBS, EBS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리에 앉아 사진기자 등 취재진이 계속 모습을 담자 엷은 미소를 짓고 있다(연합뉴스)

이날 과방위 국정감사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방문진 보궐이사 추천권한이 자신들에게 있다면서 방통위를 항의방문하면서 오후로 미뤄졌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민중당 의원들이 과정에 대해서 설명하고, 사회권 행사 여부를 두고 공개적으로 대화하는 과정에서 고대영 사장은 또 다시 의원들을 향해 계속해서 웃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고대영 사장, 흐뭇한 미소 지을 때가 아니다"면서 "웃지 말라"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

고대영 사장의 태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고 사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유승희 의원이 "27기 기자들이 이정현 보도개입에 대해 작성한 단신기사도 무시했다는 성명서를 썼는데, 취재기자가 작성한 뉴스를 방송하지 못하게 한 이유가 뭐냐"고 묻자, "이 질문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유 의원이 김인영 보도본부장에게 재차 대답을 요구하자, 고 사장은 "답변하지마. 보도본부장"이라고 소리치며 국감 방해 행위를 벌인 바 있다.

▲취재진에 둘러싸인 고대영 사장. ⓒ미디어스

한편 자유한국당이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에 반발하고 나서면서 국회 국정감사가 보이콧 위기에 빠졌다. 자유한국당은 사임한 유의선, 김원배 전 이사의 공석을 자신들이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몽니에 국회 전체가 마비되는 분위기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