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형래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26일 방송문화진흥회 보궐 이사를 선임하기 위한 전체회의를 소집하자,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 20여 명이 방통위로 몰려갔다. 이들은 방통위 전체회의장 맞은편 상황실을 점거하고 전체회의 연기나 참관을 요구하다, 허욱 부위원장, 표철수·김석진 위원의 면담을 요구하며 방통위원들을 압박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방통위 전체회의 맞은편 상황실을 점거하고 두 시간 가량을 농성하다, 11시 10분 경 “국정감사 파행의 책임은 방통위원장에게 있다”며 자리를 떠났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거부를 위한 의원총회를 소집하려 한다”고 밝혔다.

26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이효성 방통위원장을 항의방문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효성 위원장을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보궐로 선임되는 이사는 자유한국당이 뽑아야 한다”며 ‘방통위 전체회의 연기’를 요구했다. 이어 “여당·정부의 추천을 방통위가 대행하면, 그것이 바로 공영방송 장악을 실행하게 되는 것”이라며 “방문진 이사 선임에 숙려기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여야 추천에 대해 논란이 있기 때문에 결정을 미루라는 것”이라며 “방송장악에 꼭두각시가 돼 괜한 정치적 부담을 지지 말고, 국회 논의를 기다리라”고 종용했다. 또한 “위원장의 선택이 국정감사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협박했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이미 간사들에게 국정감사 중단을 지시해 놨다”면서 “(국정감사가 중단되면) 국민들의 모든 시선이 위원장과 방통위원들에게 쏠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KBS와 EBS 국정감사를 진행해야하는 신상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자유한국당 간사인 박대출 위원 역시 농성에 참석해 방통위 압박에 동참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전체회의 참관을 요청하며 전체회의장 진입을 시도하자, 이효성 위원장이 나와 만류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비공개로 진행되는 전체회의장을 참관하겠다며 전체회의장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효성 위원장과 조경식 사무처장이 차례로 나와 “후보자들의 개인정보 때문에 인사문제는 방통위 회의 규정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된다”고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전체회의장에서 논의하고 있는 방통위원들은 차례로 불러내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김석진 위원은 회의장을 나와 “전체회의 진행을 기다리고 있다”며 “위원들은 의원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으면 회의를 속개할 수 없다고 한다”고 논의 과정을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누가 회의를 하려고 하는냐”며 허욱 부위원장과 표철수 상임위원의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허욱 부위원장과 표철수 위원은 ‘국감장에서 뵙겠다. 지금 만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면담을 거절했다.

앞서 이효성 위원장을 항의방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 위원장을 향해 당원들을 동원해 집 앞 반대 시위를 하고 플랑카드를 붙일 수 있다고 협박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태흠 의원은 사퇴한 방문진 김원배 전 이사의 사례를 들어 “이효성 위원장 집 앞에서 대자보가 붙고, 플랜카드가 붙을 수 있다”고 겁박했다. 송희경 의원 역시 “우리들도 당원을 동원해 위원장 집 앞에 딸이 한국 국적도 아닌데 의료보험 혜택을 받고, 지난 대선 때 투표도 했다고 플랜카드를 붙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그렇게 말하시면 안 된다”고 지적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왜 안 되느냐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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