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MBC 사장을 추천하는 방송문화진흥회 유의선, 김원배 두 이사가 사퇴하면서 조만간 방문진 이사진은 여대야소의 구조를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돌연 자신들이 방문진 인사권을 가지고 있다는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어 논란이다.

▲19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국정감사 대책회의 주재하는 정우택 원내대표. (연합뉴스)

19일 자유한국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정우택 원내대표는 "그만두고 사임한 유의선 이사, 김원배 이사는 우리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구 새누리당에서 추천한 인사"라면서 "방송문화진흥회법 제6조 1항에 보궐임원의 임기는 전임자 임기의 남은 기간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는 만큼 이 규정 취지에 따라서 보궐 방문진 인사 추천권은 우리 자유한국당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천명하는 바"고 주장했다.

정우택 원내대표의 발언에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과 언론시민사회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일 오전 민주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우원식 원내대표는 "방문진 이사 추천과 관련해서 관례와 순리대로 이뤄져서 MBC가 정상화되길 기대한다"면서 "김원배 이사 사의를 둘러싸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이해할 수 없는 주장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은 여당 추천인사인 유의선, 김원배 이사 후임 추천을 자신들이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이미 확립된 관행인 정부여당과 야당의 6대3 추천 비율을 무시하는 것"이라면서 "이미 확립된 관행에 따라 사임을 표명한 정부여당이 추천하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우 원내대표는 "추천권을 자신들이 갖고 있다는 주장은 아직도 정부여당이 바뀐 줄 모르는 발언"이라면서 "지난 6개월 전에 이미 정권교체가 됐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MBC사장을 추천하는 방문진 이사회는 정부여당이 6명, 야당이 3명을 추천하고, KBS사장을 추천하는 KBS이사회는 여당이 7명, 야당이 4명을 추천해 구성된다.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자신들이 벌였던 방송장악 행태에 비춰봐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정권은 출범 직후인 2008년 3월, 5월, 7월 당시 야당이 된 열린우리당(현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천한 KBS이사들에 대한 사퇴 작업을 벌였다.

조상기 전 이사가 자진 사퇴했고, 김금수·신태섭 이사가 물러나, 그 후임 보궐 이사로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이 방석호, 유재천, 강성철 이사를 보궐이사로 추천해 임명했다. 즉 자유한국당이 과거 만든 전례를 스스로 뒤집는 발언을 하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자신들이 주장하고 실행했던 역사적 사실은 은폐한 채 이제와서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 버리려는 막가파식 주장에 황당할 뿐"이라면서 "자유한국당의 억지행태는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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