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박정찬 연합뉴스 사장을 인터뷰했다. 오는 21일 OANA(Organization of Asian News Agencies, 아시아 통신사 연맹)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박정찬 사장은 “국제적 뉴스통신사로 발돋움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연합뉴스를 미디어 환경변화에 발맞춰 인터넷과 방송영상을 포함한 ‘멀티미디어’로 도약시키겠다며 보도전문채널 진출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합뉴스는 오는 21일부터 나흘 동안 아시아․태평양 지역 36개국, 45개 통신사 대표들을 초청, 아․태 통신사 정상회의(OANA Summit Congress)를 개최한다.

▲ 박정찬 연합뉴스 사장

OANA 아태통신사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된 배경은?

올해는 연합뉴스가 창사 30년되는 해이다. 12월 19일이 창설일이다. 후반기에는 국내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미디어로 발돋움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통신사 기구(OANA)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됐다.

1961년 OANA가 창설한 이후에 이렇게 큰 행사는 처음이다. 우리도 많이 발전했고, 나라고 많이 커졌다는 것을 반증한다. 1980년대 초에 서울에서 오하나 이사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당시 많은 어려움이 있다.

뉴미디어 시대 통신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하는 고민이 있다. 아시아에는 신화사나 이타르타스(ИТАР-ТАСС)와 같은 국영통신도 있고, 아주 조그마한 통신도 있고 그 중간 정도의 통신사도 있다. 큰 통신사부터 작은 통신사까지 뉴미디어시대를 맞아 무엇을 할 것인가하는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의의 주제를 <도전과 기회>라고 잡았다.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각국 통신사와 MOU를 맺는다. 특히 방송에 대한 교류를 많이 진행할 것이다. 신화통신이 24시간 방송을 시작했다. 베트남 통신도 방송을 할 것이라고 한다. 통신사들의 방송과 영상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커졌기 때문에 서로 영상을 교환하는 계약을 맺어 뉴미디어 시대에 공동 대응한다는 의미가 있다.

‘뉴아시아’, ‘아시아중심시대’라는 말을 한다. 태평양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커졌다. 이 지역에서는 협력과 경쟁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중국 신화사나 일본 교토통신은 아직은 우리가 따라가기 힘든 상대다. 우리가 이런 대회를 개최해 도약의 계기, 발돋움하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 아시아의 작은 통신사들은 중국, 일본 못지않게 우리와의 교감이 있다. 이러한 부분을 소중히 여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G20회의를 가을에 한다. 호주,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러시아, 터키와 같은 나라는 G20회의에 참여한다. G20을 앞두고 언론사끼리의 친선을 넓히는 계기를 만든다는 의미도 있다.

▲ 박정찬 연합뉴스 사장
총 몇 개국이 참여하는 것인가? 참가국이 모두 정해진 것인가?

38개국 47개 통신사 90여명이 참여한다. 이번 행사를 기획할 때, 북한의 중앙통신이 참석하기를 염두에 두고 기획하고, 접촉은 했지만 아직까지 답이 없다. 최후의 순간까지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다리고 있다.

OANA 정상회의에서 연합뉴스의 어떤 장점을 소개를 할지?

규모가 작은 통신사들은 한국이 IT와 접목해서 가고 있는 부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IT 기반으로 한 뉴미디어의 움직임에 대해 설명하고 이에 대해 시연하는 자리를 가질 것이다.

각국 통신사에서 연합뉴스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IT기반이 충분하기 때문에 뉴미디어와의 접목에 있어서는 탑 클래스라 할 수 있다. 규모면에서도 탑 3, 탑 4는 된다고 생각한다. 신화통신, 교토통신, 이타르타스 통신사와 연합뉴스가 있다. 특파원 수나, 국내 기자 수, 계약사 등 어떤 관점에서 보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 어디하고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연합뉴스가 세계적 통신사들과 경쟁하고, 더욱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멀티미디어시대에 기존 뉴스 통신의 성격을 유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보도채널에 진출해, 우리가 만든 콘텐츠를 보도채널을 통해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인터넷 방송을 통해 네티즌에게 보여주고, 아이폰을 통해서도 모바일에서도 보여주고, 보도된 영상을 VOD로 만들어 필요한 미디어에 공급을 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 2~3일 후면 아이폰을 통한 생방송이 가능해진다. 다시 말해서 지금까지 하던 역할에서 사진, 영상 모든 부분에서 포괄하는 멀티미디어 인프라역할을 하겠다.

또 글로벌한 면에 신경을 더 쓰겠다. 아무리 그렇게 하더라도 당장은 글로벌 통신사가 되기는 역부족이다. 이번에 OANA 기조연설을 하는 올리버 보이드 배럿(미국 볼링그린대학)은 통신사의 규모를 인터네셔널(international), 리전널(regional), 네셔널(national)로 나눈다. 연합뉴스는 적어도 리젼널. 동북아시아 지역을 선도하는 국가기간 뉴스통신사로서 자리매김하겠다.

신화와 교토는 어떤 국내 위치에 있는가?

신화 통신은 국영이다. 국영이지만 독점적인 위치를 이용해 중국내 많은 다른 상업 미디어에 상업적 판매를 하고 있다. 국가적인 지원도 받고, 상업적인 판매도 많이 한다. 과거의 국영통신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상당히 상업화된 모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몇 천 명되는 특파원을 운용하고, 24시간 방송을 할 수 있는 것.

교토의 경우, 과거 도메이(동맹, 同盟) 통신이 ‘교도’통신과 ‘지지’통신으로 나눠지는데 교토통신이 사실상 국가 기간통신이 됐다. 또 교토통신은 일본 제1의 광고회사인 덴츠의 1대주주이기 때문에 충분히 재정적으로 안정돼있다. 제도적으로도 일본의 전체 신문을 회원사로 가지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교토도 전혀 어려움이 없다.

언론학회 세미나에서 저널리즘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전통적 저널리즘 기능 보다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말을 했다. 새로운 미디어법이 통과가 됐기 때문에 미디어간의 칸막이가 없어졌다. 신문이 방송을 하게 됐다. 통신사도 방송을 하고자 한다. 전부 멀티미디어 콘텐츠 회사로 매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과거의 도매, 소매의 칸막이도 없어졌다. 과거의 통신사는 도매의 입장이 강했지만 현재 미국의 AP나프랑스의 AFP와 같은 통신사를 보면 과거의 도/소매의 개념이 무너졌다. 매체간 칸막이나 도/소매와 같은 구분으로는 뉴미디어 시대에 생존할 수 없다고 다들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의 성격을 따지게 되면 새로운 패러다임에 못 쫓아간다.

뉴미디어 시대에 국가기간통신사의 주안점은 ‘국민의 알권리’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웰 인폼드(Well informed), 국민이 세상 돌아가는 것을 어떻게 하면 가장 잘 알 수 있을까 보장해 주는 것이 우리들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가진 콘텐츠로 24시간 방송을 하는 것이 국민의 알권리를 가장 잘 보장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KBS도 K-view 플랜에서 24시간 방송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쟁의 격화가 일어나게 되면 매체 간 상생이 멀어지는 것 아닌가?

전환기라고 보아야 한다.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멀티미디어로 가는 과정에서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더 가다보면 시장경쟁에 의해 사라지는 것도 있고, 합쳐지는 것도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의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연합뉴스가)재정형편이 좋지 않아 수익을 위해서 방송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이 방송을 하려는 이유는 가장 풍부한 해외특파원, 지방주재 기자들 통해 방송을 하면 국민의 알권리를 가장 잘 충족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AP 같은 경우 영상사업을 하고 있고, 중국 신화통신은 CCTV라는 거대 방송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24시간 방송을 한다.

임기 중 연합뉴스의 비젼을 제시한다면

언론계에 78년에 몸담기 시작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인터넷 시대가 왔고, 모바일 시대도 왔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올지 모른다. 어떤 변화가 오더라도 한국의 기간뉴스통신사로서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는 뉴스 조직으로 만들겠다.

전통적인 방식과 인터넷과 방송 영상을 더한 방식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투자가 있어야 하며 특파원들도 늘려야 하는 시점에 있다. 뉴스인프라의 역할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한다.

연합뉴스의 보도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나?

기자협회의 조사한 것을 보면 연합뉴스는 신뢰도 면에서 한겨레에 이어 2등, 영향력에 있어서는 KBS, 조선일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속보에 있어서는 단연 1위이다. 객관적 보도를 위해서 내부적으로 편집위원회 기능도 활발히 하고, 또 수용자 권익위원회의 의견도 충실히 듣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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