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통영=양문석 통영정책연구원 이사장] <디지털타임스>가 19일 자 8면에 ''부실 원인' 해양플랜트 안한다더니…대우조선 또 저가입찰'이란 큰 제목으로 대우조선해양을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작은 제목으로 '노르웨이 FPSO 저가입찰 논란', '"사업중단 약속 어긴것 모자라 한국업체간 출혈 경쟁 부추겨 무리한 수주잔량 채우기 꼼수'라며 격렬히 비난했다. 큰 제목과 작은 제목만 보면 우리나라 조선업체끼리 또 '저가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을 괴롭히는 것으로 비친다. 과연 그럴까?

<디지털타임스> '부실 원인' 해양플랜트 안한다더니… 대우조선 또 저가입찰 바로가기

이 기사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건 입찰 경쟁이 한창인 현 상황에서 어떻게 국내 3사의 입찰 가격이 공개되었을까이다. <디지털타임스>는 '현대중공업이 약 6억 달러(약 6800억 원)를 써냈고, 삼성중공업은 5억 9500만 달러(6700억 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대우조선은 국내 '조선 빅3' 중 가장 낮은 5억7500만 달러(6500억 원)를 입찰가로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고 기사를 썼다.

발주사가 이 정보를 흘렸을까? 대우조선해양의 경쟁사가 정보를 흘렸을까? 이런 정보가 어떻게 <디지털타임스> 기자 손에 들어갔을까? 고개가 절로 갸웃거려진다. 외국 언론으로 기사 검색 대상을 넓혔다.

구글에 'Daewoo Castberg'를 넣어 살폈다. 놀라운 사실이 뜬다. <Daewoo tipped as Castberg frontrunner | Upstream>가 첫 줄에 검색된다. <디지털타임스>는 여기에서 주요 정보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The source said Hyundai has offered a price of just above $600 million with Samsung just below this figure at around $595 million and Sembmarine with a bid of about $560 million. He therefore speculated Daewoo issued a bid of around $575 millio0n that undercuts its South Korean rivals.'

<Upstream> Daewoo tipped as Castberg frontrunner 기사 바로 가기

<디지털타임스>는 기사 인용 출처를 일절 밝히지 않았다. 출처를 밝혔으면 공신력을 더 가질 수 있을 텐데 왜 밝히지 않았을까? <Upstream>의 기사를 읽어보면 두 가지 이유를 추론할 수 있다.

하나는 국내 3사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국적의 조선업체도 경쟁하고 있다는 것을 숨기려 했다는 의심이 든다. <디지털타임스>는 기사 첫 문단에서 "국내 조선업계가 해양플랜트 발 대규모 부실과 수주 절벽에서 겨우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다시 저가수주 경쟁에 불을 붙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썼다.

언뜻 보기에 국내 3사가 수주 경쟁을 벌이는데 대우조선해양이 상대적으로 너무 낮은 가격을 써, 합리적인 가격을 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피해를 입히고, '또 저가경쟁이냐'는 뉘앙스가 강하다. 그런데 <Upstream>을 인용했다고 밝히면 다른 언론사들이 이 기사를 참고할 것이고, 이랬을 경우 <디지털타임스>가 주장하고 싶은 '저가 경쟁의 주범 대우조선해양'이라는 논리가 무너진다.

두 번째는 <Upstream> 기사에서 밝힌 싱가포르 업체 Sembmarine사의 가격을 숨기고 싶었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Sembmarine with a bid of about $560 million.'이 밝혀지면 '저가 경쟁'이라는 주장은 그 논리적 기반 자체를 잃어버린다.

'Sembmarine'는 $560 million으로 대우조선해양 $575 million보다 더 낮은 입찰가다. 가격만 보면, 대우조선해양은 현대나 삼성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싱가포르 회사 'Sembmarine'과 경쟁하고 있다.

<디지털타임스>가 '저가 경쟁 주범'으로 대우조선해양을 비판하는 것이 '악의적'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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