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로 보이지 않아 남자에게 차인 개인은 절실하게 여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게이가 아닌 사람이 게이여서 즐거운 개인은 그런 그에게 자신을 여자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합니다. 과연 개인은 진정한 여자로 변신이 가능할까요? 이제 본격적으로 개인을 여자로 만들기 위한 진호의 프로젝트는 시작됩니다.

개인, 여자 만들기 프로젝트

1. 진호처럼 하면 남친 생긴다?

그들이 왜 한 침대에서 잠이 들었을까요? "날 좀 여자로 만들어 줄래요?"라며 자신에게 달려드는 개인과 진호는 모종의 계약을 하게 됩니다. 상고재의 비밀을 풀기 위해 머물러야 하는 진호와 진정한 친구를 만나 여자로 거듭나고 싶은 개인은 서로 다른 길을 바라보지만 길목에서 만난 그들은 서로의 목적을 위해 소통을 시작했습니다.

진호의 여자 만들기 프로젝트

매력녀의 가장 큰 무기는 자존심이다.
상대를 기다리게 하라 기다림은 곧 관심으로 변한다
참을 인자 세 개면 남자를 얻는다
사뿐한 걸음걸이가 우아한 여자를 만든다
진정한 매력녀는 이슬만 먹고도 살 수 있다

애태우는 여자가 되고 싶은 개인을 위해 스스로 조급한 마음부터 고쳐야 한다는 진호는 개인을 위한 하드 트레이닝을 시작합니다. 세숫물에 얼굴을 담그고 참아내고 창고에 들어가 어떤 일이 있어도 정해진 시간 안에 나오지 않아야 합니다. 잠시도 참을 수 없는 개인이 힘겨워 하는 것은 당연하지요.

선 따라 걷는 진호의 뒷 태를 보며 "역시 게이라 다르다"라며 감탄하는 개인의 우아한 걸음걸이 연습도 이어집니다. 고기라면 사족을 못 쓰는 개인은 삼겹살이 구워질수록 주체할 수 없는 식탐이 그녀를 힘들게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먹지 말아야 하는 진호의 개인이 여자 만들기 프로젝트는 쉽지는 않지는 의미 있는 발전을 위한 첫 걸음을 시작했습니다.

진호의 말처럼 하면 정말 매력적인 여자가 될 수 있을까요? 조금의 가식은 여자로서는 매력일 수 있다는 이야기는 꼭 여자가 아닌 남자에게도 통용되는 진리이지요. 무조건 솔직한 사람보다는 조금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이에게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인간의 심리입니다. 타인에게 자신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을 숙지해야 하기에 '진호의 여자 만들기 프로젝트'는 식상하면서 호소력을 갖췄습니다.

알면서도 속고 그렇기에 속고 싶은 여자의 매력은 싶게 잡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열망이 일조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인간관계뿐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싶은 물건을 가졌을 때의 짧은 만족감과 이내 시들해지는 현실처럼 타인과의 관계 역시 그런 측면이 강하지요.

쉽게 얻어지는 것은 쉽게 싫증나듯 자신의 존재감을 타인에게 가장 가치 있게 만드는 작업은 이성간의 교제가 아니더라도 무척이나 의미 있고 소중한 행위들이지요.

극중 개인처럼 보고 싶은 사람에 대한 사랑이 넘쳐 추리닝 바람에 세수도 하지 않고 뛰어나가는 것이 처음에는 반갑고 특별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매번 그렇다면 매력보다는 친근함이 이성으로서의 매력을 앗아가기도 하지요. 그렇기에 너무 식상하고 뻔하기도 한 진호의 여자 만들기 프로젝트는 개인에게는 가장 적합한 팁으로 다가왔습니다.

2. 코믹이 살을 붙여 재미를 이끈다.

처음부터 코믹을 전면에 깔고 시작한 드라마에서 진중함을 요구하면 재미의 포인트를 놓치게 되는 셈이지요. 그런 측면에서 두 주인공들의 코믹한 상황 극도 재미있지만 주변 인물들의 감초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개취>에서 이런 맛깔스러운 감초 역은 진호의 회사 동료이자 선배인 상렬(정성화)과 개인의 절친인 영선(조은지)입니다. 그들이 얼마나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느냐는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진호가 그들에게 게이로 오해 받고 있음을 알고 나서 보인 상렬의 행동은 시청자들에게 빅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적극적으로 게이가 되어 교태를 부리는 상렬의 게이 연기는 <개취>를 재미있게 만드는 특별한 존재감이었습니다. "언니라고 불러도 돼요?"라고 대사를 치는 상렬의 모습은 방긋 웃게 만들었지요.

이민호와 손예진이 철저하게 망가지며 만들어내는 웃기는 상황들은 동거가 본격화 되는 지금부터 중요하게 작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런 부담 없이 함께 침대를 사용할 정도로 개인에게 진호는 하늘에 있는 엄마가 보내준 선물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진호로서도 담 미술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절실한 상고재 아이디어를 위해서는 개인은 하늘이 만들어준 선물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진호를 게이로 생각하는 담 미술관장인 최도빈에게 개인은 자신이 존경하는 박철환 교수의 딸이기에 소중하고 진호는 성적인 취향이 특별해 애정이 가는 존재입니다.

그렇게 둘 모두에게 특별할 수밖에 없는 도빈이 개인을 찾아오며 진호의 의중을 읽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이후 이런 진호의 행동이 도빈에게 득과 실 중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 궁금하게 만드네요. 이미 개인에게는 자신의 미술관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도빈으로서는 진호에게는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 기대하게 합니다.

바람둥이 창렬에게 질린 인희는 적극적으로 진호에게 접근합니다. 자신이 담 미술관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기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진호와 가까워지려는 그녀는 무척이나 솔직하게 자신을 이야기합니다.

여자라면 미남에 절제되어 있고 능력도 뛰어난 진호에게 호감을 가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창렬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어린 시절부터 개인에게 신세를 졌던 자신이 어느 순간 빼앗고 싶은 욕망으로 저지른 사랑은 결혼식 해프닝으로 그녀를 다시 자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정신을 차린 그녀에게 진호는 자신에게는 최고의 존재입니다. 모든 것을 잃고 홀로 이 자리까지 올라선 그녀에게 진정 사랑할 수 있는 남자가 생겼다는 것은 강한 설렘이지요. 물론 게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서야 하지만 말이죠.

3. 개인의 취향은 이제 부터 시작이다

본격적인 동거를 시작하면서 차츰 개인의 숨겨졌던 진솔한 매력을 발견해가는 진호는 점점 그녀에게서 사랑이라는 단어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무 거리낌 없이 다가오는 개인에게서 여자를 발견하고 불손한 의도로 찾은 상고재에서 그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만 했던 게이라는 허울을 벗어버리고 진정한 자신을 개인에게 내보이는 순간 그들의 사랑은 완성될 수 있겠지요. 그 동안 설레는 마음을 숨기며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은 코믹함 속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잘 도드라질지 기대됩니다.

정성화가 보여주기 시작한 농익은 코믹 게이 연기와 묘한 매력을 발산하며 이민호와 손예진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줄 류승룡의 존재감도 점점 흥미롭게 만들죠. 철없고 사랑조차도 가볍기만 한 김지석과 최악의 상황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된 왕지혜의 관계들이 복잡한 듯 담백하게 담겨지며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개취>의 매력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집에 온 거 환영해요"

라며 따뜻하게 반기던 손예진의 환영처럼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기 시작한 <개취>도 다른 수목 드라마처럼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짧지만 굵은 이민호식 손예진 여자 만들기 프로젝트가 건설인 파티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여자 손예진으로 재발견 되듯 많은 이들에게 <개취>만의 매력을 발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와 남자라는 안드로메다 보다 멀고 복잡하기만 한 그들의 관계에 '게이'라는 특별한 존재로 접근해 보다 직접적이며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개취>는 의외의 재미를 담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그 세밀한 묘사가 얼마나 재미있게 드러나느냐가 성패를 좌우하겠지만, 오늘 보여준 코믹함과 그 안에 담아내는 개인의 개인사와 차츰 개인에게 젖어드는 진호의 모습은 즐거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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