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관심 속에 시작한 수목 드라마는 의외로 싱겁게 순위가 결정 나 버렸습니다. 문근영과 그 외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초반 수목 드라마는 문근영의 연기 변신이 눈과 귀가 모두 쏠린 형국이었습니다. 그런 드라마가 5회를 맞이하며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목 드라마 역전은 가능할까?

1. 초반 압도한 <신언니>

성인이 된 문근영과 본격적인 동거가 시작된 손예진과 이민호, 자각의 한계를 경험한 김소연 등 그들은 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드라마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을 끌어 들일 수 있는 매력적인 반전이 준비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렇게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이 시점에서 드라마의 성패가 결정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초반은 의외성이 시선을 사로잡기도 합니다. 소재에 집중했던 <개취>가 상대적으로 흔들리는 연기와 연출, 극본으로 이어지는 트리플 콤보로 많은 질타를 받으며 밀려난 형국이지만 이는 충분한 반전이 가능한 징조이기도 합니다. 과거의 검사 상과는 전혀 다른 신세대 검사의 무 개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바닥까지 기었던 김소연은 그녀가 바닥을 치자 시청률도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문근영의 미친 존재감으로 시작과 함께 분위기를 이끌던 <신언니>는 단 4회 만에 압도적으로 수목 드라마의 승자가 되었습니다. 문근영에 대한 무한 긍정 여론과 서우에 대한 끝없는 비난이 상충하며 드라마 외적으로도 많은 이야기들을 양산하며 여러 가지로 성공적인 초반을 보냈습니다.

극 초반 각각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등장인물들의 관계들이 포괄적으로 완성된 이후 5회부터는 새로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언니>는 고등학생에서 사회인이 된 자매들의 날선 경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한 남자를 두고 벌이는 두 여자들의 갈등은 단순한 삼각관계를 뛰어넘는 본질적인 외로움과 두려움에 대한 싸움이라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개취>는 손예진이 그동안 품었었던 김지석과의 관계가 정리되며 본격적으로 게이(?) 이민호와의 동거 생활이 시작됩니다. 동거가 목적이고 그 과정에서 생산될 수밖에 없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개취>의 장점이라고 봤을 때 본격적인 시작은 5회부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검프> 역시 갈 때까지 내려간 김소연이 검사로서 최악인 자신을 스스로 발견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할 시점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미 스틸 사진으로 공개되었듯 과거 회상 장면에 등장하는 뚱보 김소연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2.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

수목 드라마 세 작품 모두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5회부터 밀도 높은 재미를 보여주는 작품에 시청자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4회까지는 설왕설래했던 채널도 마음을 다잡게 되는 이번 주를 지나서면 굳히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지요.

세 작품 모두를 볼 수 있다면 단순한 순서의 문제일 뿐이지만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다수의 시청자들에게는 어떤 작품을 선택할지의 고비는 이번 주에 방송되는 5, 6회, 특히 5회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철저한 반항아로 등장해 과거의 착한 이미지를 180도 뒤집으며 시청자들을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문근영의 시니컬함이 지속될지, 그렇다면 그런 반항적인 문근영을 시청자들은 지속적으로 좋아할지는 오늘 방송을 보면 알 수 있을 듯합니다.

게이와 남자 같은 여자의 동거로 화제를 불러 모았던 <개취> 역시 이번 주 그들의 동거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여 질지가 관건이 될 수밖에는 없지요. 모든 드라마적 재미가 생산되는 그들의 동거가 여전히 지지부진 하다면 더 이상 이 작품을 선택할 이유를 찾지 못할 테니 말입니다.

무 개념 검사의 자아성찰을 넘어 진정한 검사가 되기 위한 시작을 알리는 <검프>도 이번 주가 고비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시작과 함께 바닥을 쳤던 이 작품은 지난주부터 조금씩 상승해 2위 자리를 넘보기 시작했습니다. 확실한 우위를 보이기 위해서는 김소연의 독한 변신이 시작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남자 배우들의 연기도 매력적일 수밖에는 없겠지만 여자 배우들이 주목 받을 수밖에 없는 현재의 수목 드라마는 여 주인공들인 '문근영-손예진-김소연'의 연기 대결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1 라운드에서 완패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한 쪽으로 기울었던 연기 대결이 2 라운드에서는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도 드라마의 성패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세 작품 모두 장점을 가지고 있듯 단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장점이라 생각하는 것들이 모두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어느 한 순간 균형추가 무너지고 한 쪽으로 쏠릴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초반과는 달리 그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심화시켜나가는 5회부터는 본격적인 연기력이 시청자들의 평가를 도울 예정입니다.

인간의 내면에 감춰진 선과 악이 상황에 따라 어떻게 발현되는지 보여주는 <신언니>, 게이와 여자의 동거를 통해 보여 지는 남녀 간의 연애관이 흥미롭게 전개되는 <개취>,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가 되는 과정을 코믹하게 다루고 있는 <검프>는 각각의 취향만큼이나 다양한 재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작품을 어떻게 선택하든 이는 개인의 취향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내용을 선택하든 선호하는 배우를 보고 채널을 고정하든 이는 개인의 몫일뿐이지요. 물론 객관적인 잣대가 될 수도 있는 완성도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는 있지만 취향을 비교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가장 중요한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는 수목 드라마가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날지 무척이나 기대됩니다. 삼인삼색처럼 각자의 고유한 체취가 매력으로 다가오는 수목 드라마의 경쟁은 어떤 흐름으로 나아갈지 궁금합니다. 과연 독주가 지속될지 반격이 본격화될지 내일이면 확인이 가능하겠지요.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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