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제재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TV조선의 제재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제출받은 '2012년 이후 방통심의위 심의제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종편채널이 '불량방송'으로 방통심의위 제재를 받은 건수가 매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사별 방통심의위 심의제재 현황. (자료=고용진 의원실 제공)

연도별로 살펴보면, 종편이 개국한 2012년에 종편4사는 총 61건의 제재를 받았다. 이 중 42건(69%)이 '주의' 이상의 법정제재였고, 나머지 19건은 간단한 권고나 의견제시의 행정지도에 그쳤다. 이후 종편4사의 불공정 방송은 급격히 늘어나 작년에는 255건의 제재를 받았다. 그러나 이 중 법정제재를 받은 건수는 42건으로 전체의 16%에 불과했다.

종편 중에서는 TV조선의 제재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TV조선은 개국 첫 해인 2012년에 23건의 제재를 받았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에 75건으로 늘더니, 지난해는 112건으로 3일에 한 번 꼴로 방통심의위 제재를 받았던 셈이다.

그러나 방심위 제재는 솜방망이 처분이 이어지고 있다. 112건의 제재 중 권고가 69건, 의견제시가 31건으로 열 중 아홉은 행정지도에 그치고 있다. 법정제재는 단 12건에 그쳤는데, 그것도 모두 주의에 불과했다.

2012년 이후 TV조선은 380건의 제재를 받았는데, 이 중 관계자 징계를 받은 경우는 2013년 단 2건에 그쳤다. 아무런 실효성 없는 행정지도나 주의 수준의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종편방송의 불량방송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심의제재 사유별로 보면, 눈여겨봐야 할 것은 객관성과 공정성 항목이다. 지난해 501건의 제재사유 중 사실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다루지 않아 시청자를 혼동시키는 객관성 조항을 위반한 사례가 143건(29%), 진실을 왜곡하거나 객관적으로 다루지 않아 공정성 조항을 위반한 사례가 123건(25%)이었다. 이 둘을 합치면 거의 절반에 달한다. 금년 상반기도 객관성, 공정성 위반이 각각 33건으로 전체 107건 위반의 62%에 달한다.

▲객관성, 공정성 위반 심의제재 현황. (자료=고용진 의원실 제공)

객관성, 공정성 조항을 위반한 사례도 종편 중 TV조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TV조선은 2012년 2건에서 2014년에는 53건으로 증가하더니, 작년 134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지상파3사가 객관성, 공정성 조항을 위반한 사례는 28건, 종편4사는 238건이었다. 전체 261건 중 TV조선이 절반을 넘게 차지한 것이다.

2012년 이후 객관성, 공정성 조항을 위반한 사례의 합계를 보면, 종편4사 중에서는 TV조선이 323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상파3사의 경우 MBC가 75건으로 KBS(57건)나 SBS(50건)보다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영방송의 가장 중요한 요건인 객관성, 공정성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책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고용진 의원은 "종편채널이 불량방송으로 방통심의위 제재를 받는 사례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면서 "공영방송의 가장 중요한 요건인 객관성과 공정성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방통심의위 제재수준이 대부분 실효성 없는 행정지도에 그치고 있는 것도 불량방송 증가의 원인"이라면서 "시청자의 신뢰를 높이고 공정방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관계자 징계 등 처벌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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