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부당노동행위로 고용노동부로부터 기소의견을 받은 김장겸 MBC 사장이 회삿돈을 유용해 '황제 피트니스'를 즐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장겸 사장을 비롯한 MBC경영진이 앞에서는 총파업을 빌미로 경영난을 주장하면서도 뒤로는 자신들의 잇속 챙기기에만 골몰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김장겸 사장이 회삿돈으로 5성급 호텔 최고급 피트니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다른 임원 8명도 회사 인근 호텔에서 피트니스 회원권을 회삿돈으로 구입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폭로했다.

MBC본부는 "임원들의 피트니스 이용 혜택은 2014년 상암사옥 이전 직후부터 시행됐다"며 "이전 당시 일부 임원들은 '임원들에게도 체력 단련을 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며 별도의 호텔 피트니스 회원권 구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어 "상암 신사옥 지하에는 유료 피트니스 시설이 입점해 사원들은 개별적으로 비용을 내고 이용한다"면서 "일반 사원들과 동일한 시설에서 개인 비용을 들여 이용할 수 없다는 그릇된 특권의식"이라고 비판했다.

고용노동부의 부당노동행위 혐의 조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장겸 MBC 사장이 9월 5일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MBC본부에 따르면 김장겸 사장은 "자택과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며 5성급의 여의도 특급호텔을 고집했다. 해당 회원권은 보증금 4천여만원, 연이용료 380만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임원들의 회원권도 보증금 1천만원, 연 이용료 190만원에 달한다. MBC본부는 "임원 전체 피트니스 회원권 구입에만 1억 2천여만원, 연 이용료 2천 3여만원이 지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MBC본부는 "임원들의 '황제 피트니스 이용'이 추진된 2014년 회사는 사원들의 기본급을 동결하고 프로그램 제작비와 각 부서별 제반비용도 큰 폭으로 감축했다"고 강조했다. MBC는 같은 시기 임원들의 기본급을 8.5% 인상하고 이듬해 지역사와 관계회사 사장 급여도 같은 폭으로 올렸다. MBC본부는 "회사는 최근 노동조합의 총파업을 비난하는 근거로 회사 안팎의 여건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뒤로는 임원들의 잇속 챙기기에만 골몰하고 있음이 또 한 번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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