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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 대비책은?북미, 전쟁 아닌 대화로 기울 가능 커…국보법 폐기, 한미동맹 정상화 고민해야
고승우 민언연 이사장 / 언론사회학 박사 | 승인 2017.10.09 14:02

한반도에서 전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다. 종전 이후 최악의 상태라 한다. ‘전면 파괴’와 같은 섬뜩한 말이 미 대통령 입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대화와 협상 당위성에 대한 발언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반도의 앞날은 전쟁인가 아니면 평화인가? 

오늘날 전쟁은 이른바 전면전(alloout war)의 형태다. 1,2차 대전을 거치면서 시작된 이 전쟁 개념은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공격대상으로 삼는 끔찍한 전쟁 형태다. 일본에 대한 원폭 투하나 오늘날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는 무차별적인 테러와 그에 대한 소탕작전 등도 전면전의 형태다. 

전쟁은 대부분 단순한 이유로 일어나지 않는다. 우발적인 전쟁도 그 이유를 살피면 필연적인 요인이 발견된다. 유사 이래 지구상에서 크고 작은 전쟁이 그치지 않았고 그에 따라 전쟁의 원인에 대한 다양한 이론들이 제기되었다. 시대와 상황에 따라 전쟁의 원인이 너무 다양해서 그 이론은 줄잡아 수십 가지도 넘는다. 인간의 본성이 폭력을 선호하는 유전자가 있다는 것에서부터 경제적인 이익 또는 패권 장악 등 다양하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반도 전쟁은 북한과 미국의 국력, 무력 차이를 고려한다면 북한이 선제공격과 같은 전쟁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미국도 법치가 확립되어 있어 대통령 마음대로 전쟁을 할 수 없으며 돌발적인 피침이 아니면 의회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미국은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으로 한반도 전쟁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보다 더 주목을 받는다. 한반도 전쟁과 관련된 미국 대통령, 의회 등의 견해차를 살피면 북핵 문제 해법이 무엇일까에 대한 윤곽이 떠오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공격적 발언이 줄을 잇고 있는데 이에 대해 미 의회나 군사 전문가의 반론도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바바라 리(민주∙캘리포니아) 미국 하원의원은 지난달 26일 열린 본회의에서 ‘북한과 전쟁은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어 오직 외교만이 해결책이다.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북한과 직접 대화’라면서 '북한 문제에 있어 군사적 해법은 없다‘고 강조했다<자유아시아방송>.

한편 테드 리우(민주∙캘리포니아), 루벤 갈레고(민주∙애리조나) 하원의원도 이날 제임스 매티스 국장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대북 군사공격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외교를 포함해 모든 다른 방안을 먼저 소진하지 않고 대북 군사력을 사용하는 건 잘못이고 ▲ 만약 미국이 북한에 대해 군사력을 사용할 경우 예상되는 인명 피해 정도와 사후 처리 대책 등이 마련돼 있는지 ▲ 전쟁이 발발할 경우 북한이 핵과 생화학 무기로 반격할 가능성, 그리고 중국, 러시아와 군사적 충돌을 피할 방안 등을 질의했다. 또한 미 행정부가 북한과 전망이 불확실한 전쟁의 길로 들어서기 전에 미국 국민과 의회가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들을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트리지 않는 군사 옵션이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지만 전 미국 국방차관 미셸 플러노이 신미안보센터 CNAS 이사장은 “한국에 대한 보복 공격을 유발하지 않는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시설에 대한 군사공격을 상상하기 힘들다”며 대북선제 공격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고 경고했다<미국의소리방송 9월29일>.

미 의회 등에서 이처럼 한반도 전쟁 가능성에 대해 심도 깊은 질문, 반론 등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작 전쟁이 날 경우 민족 절멸의 위험에 빠질 한반도의 반쪽 남한에서는 정치권이나 전문가 대부분은 이런 구체적인 질문을 하지 않은 채 북한은 모든 것이 ‘도발’이며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은 절대적으로 타당하다는 식의 태도만을 보여주고 있다. 지피지기식의 접근이나 중장기적인 포괄적인 분석이나 전망을 내놓는 법이 거의 없다. 이는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국가보안법의 틀에 갇힌 탓이라 하지만 국민은 불안케 하는 큰 요인의 하나가 되고 있다. 

여러 요인을 살필 때 한반도 전쟁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추정된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의 말 폭탄 난사에도 불구하고 법치에 뿌리를 둔 민주주의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고 지구촌 차원에서 보면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의 역할이 상당히 강력하다. 북한도 미국을 상대로 전면전을 하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중국이 공식 언급할 정도의 약소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고 지도자의 호전적 성격에 의해 무모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경제적 이익에 대한 국가이기주의로 한반도 전쟁이 가져올 막대한 인명피해 등은 군수산업의 수익과 같은 경제적 이익에 비해 막대하다고 볼 수 있다. 전쟁은 전후복구 사업이라는 경제적 과정이 필수적이지만 향후 한반도 전쟁은 핵전쟁 가능성 높아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한반도는 생존 불가능한 불모지가 되어 전후복구 사업은 상상키 어렵다. 

북한도 핵전력 등에서 선제공격을 할 경우 궤멸적 보복 공격을 피할 수 없고 그에 대한 추가보복이 거의 불가능하며 정권 유지 가능성도 낮다는 점에서 전쟁을 도발할 것으로 보기 어렵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완성을 추구하는 것은 미국으로부터의 체제 위협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국가의 위상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전쟁이라는 수단에 쉽게 기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북한이 태평양상에서 수소탄 실험을 할 것이라고 공언한 뒤 미국이 남한과 함께 북한을 상대로 무력시위를 강화하고 독자적 경제 제재를 발표하면서 세계가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채널을 열어두고 대화를 나눌 의사가 있는지 타진하고 있다고 중국을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30일 밝혔다<연합뉴스 10월 1일>.

틸러슨 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과의 회담 후 기자들에게 "우리가 북한의 대화 의지를 살펴보고 있다. 그러니 지켜봐 달라"고 말하고 "우리는 '(북한에) 대화를 하고 싶은가'라고 묻는다. 북한과 소통 라인을 가지고 있다. 블랙아웃 같은 암담한 상황은 아니다. 북한과 두세 개 정도의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압박과 대화’라는 전략의 틀 속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궁극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요구하지만 북한은 핵 폐기는 불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향후 미국의 대북 정책은 중국에 대한 대북 원유 공급과 경제 교류를 차단토록 만들어 북한이 굴복하게 만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울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제재를 확대해 북한을 외교적,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려는 노력을 주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북한 당국에 기둥 같은 존재인 중국과 계속 협력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미국의소리방송 9월18일>. 

향후 미국과 중국의 대북 압박 공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북한이 미국에 대한 선제공격의 성격이 아닌 핵과 미사일 완성 쪽의 ‘도발’을 지속하면서 미국을 압박할 경우 북미 대화가 우선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이 되기 위해서는 중국이 얼마나 미국의 대북 압박 요구를 받아드릴 것인가 하는 것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과 북한의 대화가 시작된다면 중국이 제시한 ‘쌍중단’ 즉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미국과 한국의 군사훈련 중단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동결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이는 남쪽에서 북한의 핵 보유라는 것으로 받아드릴 수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면 밥 코커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은 지난달 28일 미 정부의 대북제재 이행을 보고받기 위해 열린 상원 금융위 청문회에서 "우리는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라는 데 동의한다"라며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라고 발언했다<연합뉴스 9월 29일>. 미국, 중국 등이 부인한다 해도 북한이 파키스탄, 인도, 이스라엘처럼 실질적인 핵보유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남한에서 북한 핵 위협을 강조하면서 그에 대한 대응력을 갖추자고 하는 주장, 즉 남한의 핵무장이나 미국 핵 배치 주장으로 나타날 수 있다.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되는 상황은 과거에 경험치 못한 것으로 상당한 정도의 사회적 충격과 변화를 야기할 동력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의 정치 지형의 변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가능성에 대해 최근 문재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나 손학규 전 의원 등을 언급하고 있지만 주류 정치권이나 학계에서는 별다른 음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한반도 장래에 대한 전방위적인 분석과 전망 작업이 매우 미흡한 것은 국보법 탓이다. 국보법은 북한을 반국가 단체로 반드시 없애버려야 할 존재로 규정하고 있을 뿐 유엔회원국인 북한에 대한 분석 등을 불법시 하고 있다. 이는 언론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 심지어 학문의 자유까지 억압 하면서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 적극적으로 고민 대처하는 적극성을 저지하고 있다. 

사드 추가 배치, 중국의 보복에 대한 새 정부의 미흡한 태도나 북핵 사태에서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원인의 하나는 국보법이라 하겠다. 세계가 악법으로 규탄하는 국보법 폐기를 서둘러야 한다. 동시에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남한이 미국에 군사적으로 심각하게 종속되어 있는 점도 바로 잡혀야 한다. 사상을 통제하는 국보법과 군사적 자주권을 제약하는 한미동맹관계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와 함께 북한 핵이 기정사실화될 가능성을 전제로 한 새로운 한반도 평화통일 전략과 그 청사진이 제시되어야 할 시점이다. 

고승우 민언연 이사장 / 언론사회학 박사  konews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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