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통영=김범기 통영정책연구원 참여자치팀장] "죽림 신도시는 매립지이다. 해안에서 직선거리로 160m 남짓 떨어졌다. 지하를 통으로 주차장으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지하는 부력을 상시로 받는다. 부력으로 말미암아 균열이 생겼고 이 때문에 지하층에 물이 새는 것이라면 문제가 크다. 경남도가 지적한대로 지하층 누수 원인 분석과 근본적인 조처를 위해서는 전문가의 정밀진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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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인제대 토목도시공학부 교수. 그와 함께 지난 3일 오후 죽림 신도시에 있는 주영더팰리스 5차 현장을 둘러봤다. 주영 5차 입주예정자들은 통영시에 '선 하자 보수·후 준공 승인'을 요구하는 등 권리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박 교수에게 객관적인 판단과 조언을 부탁했었다. 통영이 고향인 박 교수는 추석 쇠러 통영에 가면 현장을 둘러보자며 선뜻 응했다.

지난 3일 오후 통영 죽림 매립지에 들어선 주영더팰리스 5차 정문 풍경. 통영시의 준공 승인을 앞둔 이 아파트는 정문은 물론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모든 출입로에 철조망이 처져 있다. 무단 침입 경고문도 붙어 있다. /미디어스통영

현장을 둘러본 박 교수는 매립지에서의 부력 현상과 아파트 건설 공법을 설명했다. 그는 경남도가 지적한 지하층 누수 원인과 근본적인 조처를 위해선 정밀진단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지도를 보면 주영 5차는 지하를 통째로 파서 주차장으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매립지의 지하층은 바닷물 높이 등에 따라 상시로 부력을 받는다. 비가 오면 개천을 따라 물이 흘러내려 가는 것 외에도 지하로 물이 흐른다고 봐야 한다. 큰비가 내리거나 내린 후에 바닷물 만조 등과 겹치면 부력은 더 세진다."

"이때문에 건물을 지을 때는 2종류의 앵커(고정물)를 시공한다. 한 가지는 건물의 침하를 막는 용도이고, 다른 한 가지는 부력으로 건물이 떠는 것을 막는 용도이다. 주영 5차는 지상에 주차장을 만들지 않으려고 지하를 통째로 주차장으로 만들었다. 면적이 넓은 만큼 부력을 더 받는 구조다."

"경남도가 지하층 누수, 결로 등을 여러 개 지적했다. 지하층 누수 원인은 다양할 수 있다. 이를테면 아파트 동과 동 사이에 놀이터를 만들고 나무 등을 심으려고 공간을 파서 흙으로 덮었다. 비가 내리면 이 공간은 물이 찬다. 이 공간의 방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물이 지하층으로 흘러내릴 수 있다."

"지하수는 12~15도로 차갑다. 격벽을 만들고 공기층을 만들어 안팎의 온도 차이를 줄여줘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결로가 생기고 이 결로 현상이 심하면 지하층에 물이 새는 것처럼 나타날 수도 있다. 지하층 누수가 발생한 곳이 어디인지 누수 발생 위치도 중요하다. 지하층을 직접 살펴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주영 5차는 지하가 통으로 되어 있을 텐데 넓은 면적 중 11개 건물이 들어선 곳은 건물 무게로 하중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건물이 서 있지 않은 면은 상대적으로 부력이 더 세진다. 이 부력으로 말미암아 균열이 생겼고 이 균열에서 물이 새는 것이라면 아파트 구조물에 문제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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