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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17.12.12 화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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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련 작가의 초능력 ‘당잠사’ VS 기부할 재능이 바닥났다 ‘악마의 재능기부’[이주의 BEST&WORST]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Mnet <악마의 재능기부>
이가온 / TV평론가 | 승인 2017.09.30 11:11
편집자 주 _ 과거 텐아시아, 하이컷 등을 거친 이가온 TV평론가가 연재하는 TV평론 코너 <이주의 BEST & WORST>! 일주일 간 우리를 스쳐 간 수많은 TV 콘텐츠 중에서 숨길 수 없는 엄마미소를 짓게 했던 BEST 장면과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지는 WORST 장면을 소개한다. 

이 주의 Best: 박혜련 작가의 초능력 <당신이 잠든 사이에> (9월 27일 방송)

SBS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그야말로 무섭게 휘몰아친 첫 회였다. 지난 27일 첫 방송된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예지몽을 꾸는 능력자 남홍주(배수지)는 자신이 낸 사고 때문에 엄마가 죽는 꿈을 꿨다. 꿈 속 상황을 어떻게든 바꾸기 위해 긴 머리를 단발머리로 잘랐지만 결국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홍주의 애인이 운전한 차에 한 청년이 치여 죽었고, 홍주는 혼수상태에 빠졌다. 1년 가까이 홍주 뒷바라지를 하던 엄마는 홍주가 깨어나기 전, 과로사로 사망했다. 조수석에 앉은 채 사고를 당했던 홍주는 10개월 뒤 운전석에 앉은 피의자가 되어 있었다. 엄마의 사망과 범인 누명을 썼다는 억울함에 홍주는 자살했다. 

홍주의 예지몽은 현실이 되었다. 아니, 된 줄 알았다. 하지만 이건 홍주의 앞집으로 이사 온 검사 정재찬(이종석)의 또 다른 꿈이었다. 첫 회의 절반을 이끌고 간 것이 홍주의 초능력 증명이었다면, 후반부에서는 자신의 꿈을 바꾸기 위한 재찬의 노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홍주의 예지몽이 ‘엄마가 죽는다’는 큰 상황만 알려줬다면, 재찬의 예지몽은 어떻게 홍주의 엄마가 죽게 됐는지 그 과정을 상세히 알려줬다. 그리고 두 사람의 예지몽이 합쳐져서 진짜 현실로 이루어지려고 하는 그 순간, 재찬이 상황을 바꿔버렸다. 청년이 사고를 당하기 직전, 재찬의 차가 홍주의 차를 들이받은 것이다. 

초능력이라는 키워드는 박혜련 작가의 전작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를 관통하는 키워드이기도 했다. 주인공이 지닌 초능력은 드라마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힘이자 로맨스를 이어주는 징검다리였다. 

SBS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박수하(이종석)는 마음의 소리를 읽어내는 초능력을 지녔다. 아무도 그 능력을 믿어주지 않았지만 장혜성(이보영)은 그를 믿었고, 그의 초능력을 발판 삼아 과거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쳤다. 그리고 그 초능력은 두 사람의 사랑까지 이어줬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도 마찬가지다. 홍주는 예지몽을 꾸는 초능력이 있고, 재찬은 홍주의 허무맹랑한 초능력을 믿어주는 유일한 사람이다. 비슷한 공식을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드라마의 결은 전혀 다르다. 

홍주는 엄마가 죽는 예지몽을 꿨다. 재찬은 홍주의 엄마가 어떻게 죽었고 그 때문에 홍주가 자살에 이르는 과정을 꿈으로 꿨다. 그리고 재찬은 그 상황을 막기 위해 일부러 사고를 냈다. 주변 인물들의 말처럼 이건 정말 미친 짓이다. 허무맹랑한 이야기다. 하지만 박혜련 작가는 이 허무맹랑한 상황을 모두 납득시켰다. 재찬이 왜 목숨을 걸고 홍주의 상황을 바꾸려했는지, 홍주는 어떻게 그런 재찬을 믿어줬는지 말이다. 

“내 꿈속의 당신이 너무 슬퍼보여서 바꾸려고 왔다. 아무도 믿지 못하겠지, 내가 바꾼 미래를”이라며 혼잣말하고 뒤돌아서는 재찬을, 홍주는 따뜻하게 안아주면서 “난 당신 믿어요”라고 말했다. 서로를 오해한 원수지간이었던 홍주와 재찬이 서로를 믿는 유일무이한 존재가 된 순간, 우리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2회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이 주의 Worst: 기부할 재능이 바닥났다 <악마의 재능기부> (9월 28일 방송)

Mnet 예능프로그램 <악마의 재능기부>

악마의 재능기부. 악마의 재능이기 때문에 받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지만, 또 악마의 재능이기 때문에 거부할 수 없는 유혹. 그만큼 악마의 재능은 남들보다 뛰어나야 한다. ‘자숙콤비’ 탁재훈과 신정환의 재능이 그랬다. 지금 그렇다는 게 아니라, 한때 그랬다. 

그 말인 즉슨, 지금 방송되는 Mnet <악마의 재능기부>에서는 두 남자의 재능을 볼 수 없다는 의미다. ‘깐족’과 ‘심술’은 탁재훈 특유의 개그 콘셉트였다. 어린이처럼 말도 안 되는 심술을 부리거나 틈만 나면 상대방에게 깐족대는 것이 탁재훈의 전성기를 이끈 요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먼저 복귀한 탁재훈이 최근 복귀 선언을 한 신정환을 돕고자 <악마의 재능기부>에 출연했고, 신정환의 긴장을 풀어주고 시청자를 대신해 신정환을 혼내주겠다는 뜻으로 계속해서 ‘깐족’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수시로 신정환한테 “내가 왜 너를 도와주고 있느냐”, “나는 이 방송 나와서 잘못됐잖아. 난 몰랑. 네가 물어내”라고 심술을 부리지만, 이젠 재미가 아니라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몇 번의 장난 섞인 공격으로 신정환의 괘씸죄가 풀릴 것으로 생각한 안일함에 화가 난다. 

Mnet 예능프로그램 <악마의 재능기부>

근본적인 문제는 재미다. 그들이 ‘셀프 디스’를 반복하는 것이 재미만 있다면, 신정환의 과거와는 별개로 프로그램 자체를 즐겁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악마의 재능기부>는 재미가 없다. 지난 28일 방송에서는 부산 휴대폰 대리점 홍보 행사에 나섰다. 무대도 관객도 없는, 지나가는 시민 몇 명이 전부인 휑한 골목길에 위치한 가게였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두 ‘악마’의 재능인데, 이날은 거의 발휘되지 못했다. 지나가는 시민에게 인사하고 묵묵히 노래를 부르는 컨츄리 꼬꼬의 모습을 누가 원할까. 몸 사리지 않는 언변은 온데간데없었다. 

행사 후 이어지는 ‘자뻑’ 콘셉트의 인터뷰도 재미없긴 마찬가지였다. 10명 남짓 되는 팬 사인회를 두고 “교통 체증과 인파 문제로 더 이상 사인회를 하면 사고가 날 것 같았다”는 탁재훈의 허세 발언은 아재 개그보다 더 재미가 없다. 두 사람의 티격태격 콤비도 제대로 살지 못했다. 억지스러운 상황극이 몇 번 등장했을 뿐이다.

물론 신정환의 조심스러운 복귀 프로그램인 만큼 그들이 전성기 때 그랬던 것처럼, 내일이 없는 개그를 할 순 없다. 그러나 이건 예능이다. 노래 부르는 것에만 충실할 거면 음악 프로그램을 보지 리얼리티 예능을 볼 필요는 없다. 

Mnet 예능프로그램 <악마의 재능기부>

그렇다면 왜 재미가 없을까. 시청자들의 니즈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신정환과 탁재훈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 그들이 ‘셀프 디스’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되 행사장에서는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콤비 개그를 기대했는데,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예능이 되어버렸다. ‘셀프 디스’를 정말 공격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아예 전성기 시절의 개그를 구사하는 것도 아니고. 정말 말 그대로 ‘행사 재능기부’에만 충실하고 있다. 

그러니 시민들이 무반응일 수밖에. 휴대폰 매장 홍보 영상에서도 탁재훈과 신정환의 모습만 나왔다. 그만큼 시민들과의 소통 혹은 시민들의 리액션이 거의 없었다. 휴대폰 개통은 고사하고 소통도 못했다. 악마는 있지만 재능은 없다. 앞으로 어디에 무엇을 기부할 수 있을까. 

이가온 / TV평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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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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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는말 2017-10-01 11:59:19

    아무리 자기 의사와 반한다고 한들, 일기라는 표현은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은 저급한 표현 같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기자님 글에 공감합니다. 마치 이 방송은 먹기 싫어하는 음식을 사람 입에 억지로 우겨넣는 느낌입니다.   삭제

    • ㅇㅇ 2017-09-30 14:58:26

      기자님, 일기는 일기장에 써 주세요. 평론할 줄은 몰라도 목요일 밤 방송 재밌게 보는 사람도 있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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