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MBC의 광고매출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파업 이후 MBC의 광고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자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방송문화진흥회로부터 제출 받은 '2017년 국정감사 업무현황'을 분석한 결과, MBC의 9월 광고매출은 160억 원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335억 원) 대비 52.2%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월별 MBC 광고매출 현황. (자료=고용진 의원실 제공)

MBC는 파업이 발생하기 전인 올해 상반기에도 이미 광고매출이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MBC의 상반기 광고매출액은 전년동기(1965억 원) 대비 16.4% 하락한 1642억 원으로 나타났다. KBS와 SBS도 올해 상반기 각각 1827억 원, 1607억 원의 광고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13.1%, 13.8% 떨어진 수치다. 특히 MBC와 SBS의 광고매출은 방송채널사업자 CJ(1701억 원)보다 낮은 수치다.

지상파 3사의 광고매출 하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1년 지상파 3사의 광고매출 합계는 2조3754억 원으로 전체 방송광고매출(3조7342억 원)의 63.6%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에는 1조6228억 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5년간 지상파 3사의 광고매출은 31.7% 감소해, 전체 방송광고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4%까지 하락했다.

반면 종편4사의 광고매출은 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개국 첫 해 종편4사의 광고매출 총합은 1710억 원으로, MBC 광고매출의 28.6%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5년간 68.4% 증가해 작년 말에는 2880억 원까지 늘어났다. 금년 상반기에도 종편4사의 광고매출은 1747억 원으로 이미 작년의 60% 수준을 넘어섰다.

종편4사도 방송사별로 광고매출 상황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을 기점으로 JTBC를 제외한 종편3사의 광고매출도 정체 또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TV조선의 경우 2015년 539억 원을 정점으로 2016년에는 522억 원으로 하락하더니, 금년 상반기에는 249억 원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종편4사의 광고매출 상승을 주도한 것은 JTBC다. JTBC는 개국 첫 해에 520억 원으로 출발해, 작년에는 1234억 원까지 늘어났다. 개국 4년 만에 광고매출이 2배 이상(137%) 크게 증가한 것이다. 금년 상반기에만 965억 원으로 이미 작년 광고매출의 80% 수준에 이르렀다. 개국 첫 해에 MBC의 1/10에 불과했던 광고매출이 60% 수준까지 상승한 것이다.

MBC와 JTBC가 전혀 상반된 광고매출 추이를 보이고 있는 것은 방송 소비자인 '시청자'들의 관심과 신뢰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매년 발표하는 시청자평가지수(KI)를 보면, 지난해 MBC의 시청자평가지수는 7.11로 JTBC(7.65)보다 크게 떨어진다. 올해 상반기에도 MBC의 시청자평가지수(7.14)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고, JTBC(7.81)는 계속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MBC의 신뢰도는 지난해 3.19로 지상파 방송3사 중 가장 낮았고, MBC보다 점수가 낮은 곳은 TV조선(3.13)이 유일했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외면한 지난해 11월 조사에서 MBC의 신뢰성 지수는 2.99까지 떨어져 TV조선(3.19)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JTBC의 신뢰도는 4.15까지 급격히 상승했다. 공정성 지수도 지난해 MBC는 3.07로 TV조선(2.99)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MBC의 공정성 지수는 2.87까지 떨어져 TV조선(3.06)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작년 11월 SBS에 시청률을 추월당한 이후 MBC의 시청률은 지상파3사 중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방송장악이 시작되기 전인 2007년에는 상황이 달랐다. 당시 MBC의 광고매출은 6192억 원으로 방송사 중 가장 높았다. 2007년 방송위원회가 발표한 시청자 만족도 역시 교양을 제외하고 보도·오락·드라마 부문에서 MBC가 가장 높았다.

고용진 의원은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방송은 시청자들의 외면을 초래했고, 이것이 결국 시청률 하락과 광고매출 저하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MBC가 하루빨리 정상화되어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면 시청자들의 신뢰와 만족도도 높아지고 경영 또한 정상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