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가 2012년 파업 이후 2014년부터 현재까지 신입사원 채용을 한 명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MBC는 대신 2013년부터 경력사원을 채용해 보도·경영 부분에 집중배치했다.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을 부당전보하고 그 빈자리를 경력직 사원으로 채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의원은 방송문화진흥회로부터 제출받은 'MBC 인력현황'을 27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MBC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총 291명의 경력사원을 채용한 반면 신입사원은 2014년부터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공영방송 KBS는 지난해 101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고 EBS도 지난해 16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9월 2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와 김장겸 MBC사장이 MBC 상암사옥 앞에서 대치중이다. 김연국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왼쪽)과 김장겸 MBC사장(오른쪽).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현장영상 캡쳐)

MBC는 경력사원을 주로 계약직 형태로 채용했다. MBC의 계약사원 수는 2013년 134명에서 올해 319명으로 4년간 185명이 증가했다. 신입사원 채용을 하지 않고 계약직 형태의 경력사원만 채용하는 상황에서 퇴직자만 늘어나다 보니 정규직 직원은 같은 기간 1590명에서 1576명으로 줄었다.

경력사원들은 주로 보도·경영 부분에 집중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이후 채용된 경력사원 256명 중 93명이 보도국에 배치됐으며 기획 및 경영 부문에도 74명이 채용돼 전체 경력사원의 2/3에 해당하는 인원이 배치됐다.

이에 대해 고용진 의원은 "노동조합 탄압과 관련이 적지 않다"며 "권재홍 부사장도 2월 사장면접에서 '계속해서 (경력사원을) 더 뽑아서 안될 사람들은 다른 데로 배치하는 수밖에 없다'며 경력사원 채용이 노조원 대체용임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MBC는 8월 9일과 11일 MBC채용 홈페이지에 경력사원 모집 공고를 올렸지만 논란이 일자 이를 철회했다.(MBC홈페이지캡쳐)

MBC 경영진은 2012년 파업에 참가한 노조 구성원들을 부당전보 부당해직시킨 바 있다. 또한 MBC는 파업 이전인 지난 8월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구성원들의 제작거부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경력사원 채용공고를 냈다가 논란이 일자 계획을 취소하기도 했다.

고용진 의원은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시점에서 MBC경영진은 경력사원과 비정규직 채용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MBC 경영진이 공영방송의 사회적 책무를 망각한 지 오래됐다"고 비판했다. 또한 "MBC가 하루 빨리 정상화되어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면, 채용방식도 신입사원 중심으로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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