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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정권·보수언론의 유착도 들여다 봐야미디어워치 등 국정원 지원 의혹 불거져… 시민운동 역할 회복해야
김민하 / 저술가 | 승인 2017.09.27 09:18

모든 증거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부터 시작된 정보기관의 각종 불법행위들의 배후에 이명박 전 대통령 본인이 깊게 관여하게 있을 것이라는 추측은 이제 반박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을 너무나도 잘 아는 자유한국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문제를 끄집어 내 특검 도입까지 주장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7일 예정된 청와대 만찬회동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보수언론은 이에 발을 맞춰 각종 칼럼 등에서 “전(前) 정권도 모자라 전전(前前) 정권까지 손보겠다는 정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사망한 전전전(前前前) 대통령을 둘러싼 수사가 시작될 수밖에 없게 됐다”는 등의 표현을 함부로 쓰고 있다. 문제의 성격을 ‘정쟁’으로 규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부터 시작된 정보기관의 불법 행위에 대한 수사는 단지 ‘정쟁’의 문제일 수 없다. 왜 지난 정권에서 벌어진 일을 문제 삼느냐고 할 일이 아니다. 전전 정권의 결정이라도 이 여파는 당연히 현재에까지 미친다. 즉, 과거 정권에서 일어난 정보기관의 사찰과 국내정치 개입은 ‘현재적 문제’일 수밖에 없다.

이런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권력을 가진 이라면 결정의 내용 자체를 최대한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하려는 노력 역시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지만, 무엇보다도 결정 과정에 있어서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정권은 과정에 있어서의 정당성을 완전히 무시하고 권력을 편의적으로 사유화했다.

이를 바로잡는 것은 현 정권의 의무에 가깝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사정 관련 기관 부처와 수장들을 모두 모아 반부패정책협의회 첫 회의를 진행하면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한 것은 이런 의지를 피력한 걸로 받아들여 진다. 청와대는 정치보복식 수사를 예고한 것은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으나, 호사가들은 이를 계기로 사자방 비리와 국정농단에 대한 사정기관의 대응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에서 벌어진 여러 불법행위에 있어 행동대장 역할을 맡았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다시 출석했다. 검찰 조사의 초점은 박원순 서울시장 등 여야 정치인들에 대한 ‘제압활동’, 좌파연예인 TF 등 블랙리스트, 사법부 공격, 공영방송 장악 등의 내용을 원세훈 전 원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는지에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7월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이명박 전 대통령 사무실에서 이 전 대통령을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눈여겨 볼 대목은 국정원 개혁위가 원세훈 전 원장을 업무상 횡령 배임 혐의로 수사의뢰할 것을 권고한 상태라는 것이다. 댓글부대나 보수단체를 동원한 온오프라인 활동 과정에서 석연찮은 방식으로 자금이 지원됐을 가능성에 주목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 대목에서 생각해볼 수밖에 없는 것은 보수정권과 언론과의 관계이다.

국정원 개혁위는 25일 “국정원이 2009년 2월 ‘미디어워치’ 창간 시부터 국정 지지여론 조성을 위한 지원 필요성을 인식하고 창간재원 마련 관련 조언을 해주거나, 여권 측면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지휘부와 청와대에 보고했다”면서 “경제 및 기관 담당 수집관(IO)에게 전경련, 삼성 등 26개 민간기업 및 한전 등 10개 공공기관에 ‘미디어워치’ 광고 지원을 요청토록 지시하여, ‘미디어워치’는 2009년 4월~2013년 2월 4억원 가량의 기업 광고비를 수주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디어워치 측은 이 발표 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고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고 한다. 이후 JTBC 등 언론은 2009년 국정원 문건에 ‘미디어워치’의 구독자 수 확대가 심리전단의 주요 사업 성과 가운데 하나로 표시돼있다는 내용의 후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미디어워치 측은 “진중권 씨와의 사망유희 토론 당시 유료 구독자수가 1만 명으로 높아지는 등 이슈에 따라 구독자들이 자연적으로 증가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이런 일련의 상황은 뉴데일리, 데일리안 등 인터넷신문 출신의 언론관계자가 보수정권에서 청와대에 입성하고 이들 매체의 정부 광고 수주 등이 확장된 정황, 국정원이 운영한 민간인 여론조작팀 소속 인사 등이 인터넷신문에 칼럼을 기고한 사례 등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재정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인터넷신문 분야(미디어워치는 주간으로 종이신문을 발행한다)에서 보수정권과의 유착이 급격히 확대됐고 이러한 상황에도 국정원이 개입해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다.

▶ 미디어스 <민언련, 보수매체-국정원 연계 실태 보고서 발표> (2013. 12. 9.)
▶ 미디어스 <박근혜 정권 품 속에서 급부상한 ‘보수매체’> (2015. 11. 4.)

보수정권의 언론환경 개선(?)에 대한 집요한 관심은 이미 공영방송 장악과 4개 종편 허가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26일 마찬가지로 검찰에 출석한 뉴스타파의 최승호 전 MBC PD는 국정원이 그를 MBC PD수첩팀에서 내보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실현한 후 이를 성과로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는 표현이 문서상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실제 보고가 이뤄졌는지 확인하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이게 사실이라면 앞에서 언급한 언론 환경에 대한 정권 차원의 전반적 통제 및 개입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챙겼다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권의 언론에 대한 개입은 공영방송과 종편, 인터넷신문에 국한된 것이었을까?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로 대표되는 대형 종합일간지의 문제는 어떠한가? 우리는 이들이 정권편향적 보도를 통해 종편이라는 실질적 이득을 보장받았다는 사실과 조선일보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저격’한 사례를 기억하지만 실제 이것이 권력의 어떤 매커니즘을 통해 이루어진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확인한 바가 없다. 따라서 전임 정권의 과오를 바로잡는 것에는 이 당시 종이신문을 포함한 언론이 정권에 의해 어떻게 움직였는가를 들여다보는 것까지 포함되어야 한다.

물론 이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과거 정권에서 섣불리 언론사 세무조사에 나섰다가 역풍을 맞은 사례 등을 참고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원론적인 정공법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 권력이 아니라 시민이 언론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한다. 언론운동단체와 매체비평 활동이 다시 중요해진 시대가 된 것이다. 돌이켜보면 보수정권 기간 동안 시민운동은 당시 야당이었던 개혁 세력을 통해 현실정치에 깊게 빨려 들어갔다. 이제 개혁세력이 여당이 되었으니 만큼 언론운동과 시민운동 역시 다시 본연의 역할을 찾아야 할 때이다.

김민하 / 저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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