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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 광도면 죽림지구 주영 더 팰리스 5차 아파트의 부실공사로 입주예정자들이 뿔났다. 시공사인 주영산업개발은 지난 1차부터 지금의 5차까지 거의 매번 입주자와 갈등을 빚어 왔다. 이쯤 되면 상습범이다.

최근 아파트 부실공사로 말미암아 전국적으로 악명을 떨친 경기도 화성시의 부영아파트 시공사 (주)부영주택이나 소위 통영의 향토기업이라는 주영산업개발의 태도는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입주민들의 하자보수 요구에 대한 무성의한 태도나 '배째라'식 대응을 보면 어찌 그리도 닮았는지.

하지만 통영시장과 화성시장의 대처 방식과 태도는 멸치와 참치의 차이이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부실공사 현장인 부영아파트에 '현장시장실'을 설치, 부실공사로 인한 문제점을 찾아내고, 보완공사를 점검하며, 입주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토론한다. 경기도와도 긴밀히 협의한다. (주)부영주택 관계자들을 불러 문책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 행정적인 압박과 대책도 속속 내놓는다. 부영아파트 시공사·감리자 벌점 부과 등 제재방안을 검토한다. (주)부영주택이 건설 중인 아파트 단지 합동 특별점검을 시행한다. 부실시공 부실감리 행정제재 방안 및 선분양 제도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국회에서 토론회를 연다.

김동진 통영시장은 부실공사 현장을 한 번도 찾은 적이 없다고 한다. 입주예정자 수백 명이 모여 주영산업개발의 부실공사를 규탄하고 하자보수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는데도 관심은 딴 데 있는 모양이다.

주영 더팰리스 5차 입주예정일은 지난 20일. 벌써 며칠이 흘렀다. 전세 빼고 집 빼서 이사 날짜 잡았다가 입주하지 못하는 등 입주예정자의 불편이 점점 커질 테다. 그런데도 입주예정자들은 '선 하자 보수, 후 사용검사(준공승인)'를 통영시에 요구하고 있다.

그 까닭은 지난 8월 경남도청이 점검했을 때 121건의 하자를 지적하는 등 이 아파트 부실공사 현장을 입주예정자들이 확인한 때문이다. 지하에 누수 결로가 생기고 옥상에서 물이 흘러 내리는 등 심각한 하자를 목격한 이상 아파트 구조물의 안전도 믿을 수 없다며 정밀안전진단을 요구하고 있다.

김 시장이 입주예정자라면 어떨까? 지금처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까? 부실공사가 확인된 이후 통영시민들이 본 김 시장의 행정행위는 달랑 하나. 입주예정자협의회 임원들과 간담회 한 번 한 것이 전부다.

그리곤 24일 유럽으로 공무국외여행을 떠났다. 입주예정일을 넘긴 입주자들의 분노와 불안을 제쳐 놓고, 준공허가 전에 완벽한 하자보수 공사와 구조물 안전검사를 요구하는 976가구 입주민들을 두고, 유럽으로 떠났다. 김 시장은 준공허가 예정일인 30일 귀국 예정이다.

화성시장처럼 부실공사 현장에 '현장시장실'을 마련하지 않아도 좋다. 제재 방안을 연구하지 않아도 좋다. 김 시장은 제발 한 번이라도 현장에 가서 부실공사의 심각성을 직접 확인하고, 입주자들과 공감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최소한의 행정 의지는 보여달라.

부러우면 진다는데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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