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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취향, 여자들의 은밀한 욕망 엿보기[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0.04.05 11:14

'나는 내게 금지된 모든 것을 욕망 한다'는 익숙한 문장이 오랫동안 회자되듯이 모름지기 문학이나 예술이란 것은 본질적으로 금기에 대한 도전과 시비를 주체하지 못한다. 예술의 그런 성향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깊은 심연을 대변하는 것이다. 게이나 레즈비언에 대한 관심은 금기인 동시에 크나큰 호기심의 대상이다. 성적 소수자인 그들을 흔히 대할 수 없는 것이 그 금기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여자가 갖는 게이에 대한 혹은 남자가 레즈비언에 대한 은밀한 호기심과 욕망은 쉽게 드러낼 수 없는 그러나 대단히 자극적인 것이다.

손예진, 이민호 주연의 개인의 취향은 남녀 모두에게 기대를 주었던 드라마이다. 무엇보다 수목의 저주에서 벗어나고픈 MBC 드라마 제작국의 기대가 가장 컸을 것이다. 3개의 드라마가 동시에 출발해서 그나마 2등은 했으니 그렇게 암울하지는 않다. 그러나 앞으로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애초에 개인의 취향은 홍보방향을 잘못 설정한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아무리 이민호와 손예진이라 해도 완벽한 남자와 약간 모자란 듯한 여자가 일궈내는 달달한 연애성장기 정도라면 많이 싱겁기 마련이다.

   
 

역시나 손예진과 이민호라는 이름만으로 환호할 것만 같았던 개인의 취향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은 그다지 많지 않다. 우선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이 이민호의 연기력이다. 그러나 애초에 꽃보다 남자로 벼락스타가 된 신인 이민호에게 갑작스런 명연기를 기대했다면 어쩌면 그 자체가 지나친 비약일 수도 있다. 반면 손예진도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망가졌고 오버된 연기를 보였다. 분명 개인의 취향은 도입부에서 케릭터에 대한 설명이 불안정했고, 연기도 남거나 모자란 면을 드러냈다.

거기다가 2회 여러 가지 전개의 단서가 될 바람둥이 창렬과 인희의 결혼식 해프닝은 최악이었다. 물론 개인의 취향이 대단히 발생하기 어려운 특별한 일을 전제로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라도 전개를 위한 에피소드들은 좀 차분하고 들뜨지 않은 것들로 선택할 필요가 있었다. 사실은 그 결혼식 해프닝에서 채널을 돌리고 말았다. 나중에서야 꾹 참고 그 다음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몇 가지 변명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취향에 대한 기대를 버릴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때문에 볼까말까 갈등 끝에 방송을 보고 한번 또 보면서도 어떤 확신의 실마리를 찾고자 애썼다. 고백하자면 아직도 그 실마리가 명확하게 보인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렇지만 긴가민가 할 정도의 근거는 발견할 수 있었다.

개인의 취향이 에고를 뜻하건, 박개인을 뜻하건 일단 여성들이 즐겨볼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여자들의 알쏭달쏭한 속성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남자들에게 몰래 공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아결녀는 그런 훔쳐보기의 기회를 주지 못했기에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개인의 취향에 기대하는 것은 흔한 연애사가 아니라 박개인 다시 말해서 여자들의 취향을 알고 싶은 남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점이다.

   
 

도대체 한 여자와 게이 남성의 관계를 통해서 여자들이 욕망하는 판타지가 무엇이며, 그것을 통해 우리 남자들이 알아야 할 여자들의 은밀한 정서적 메카니즘은 또 무엇인가 궁금하게 만들었다. 만일 개인의 취향이 동성애를 그린 것이라면 이 호기심의 정체는 단선적일 것이다. 그러나 얼마나 잘 그려낼 지는 미지수이나 개인의 취향은 그것을 한 번 더 비틀었다는 점이 우선 기획단계에 대한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여자인 자신에게 육체적 욕망을 갖지 않는 상대에 대한 여자들의 감정이 과연 어떻게 묘사될 지가 우선 호기심 충만케 한다. 그리고 우정을 넘어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발전할 것이 분명한데, 사랑의 감정이 싹트게 되면서 개인이 스스로의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의 심리묘사 역시 흥미롭게 기다리게 된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대에 불과하고 그런 방향으로 이 드라마가 가줄 것이라는 단정은 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손예진은 이민호를 게이로 확신하고 방 하나를 세주었고, 이제 더 이상은 우연을 남발하며 둘이 만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깃털같이 많은 시간을 때울 꺼리라고는 그들이 위장과 호기심을 통해 감정을 하나둘 만들어 가는 것밖에 없다. 개인의 취향이 코믹터치를 선택했지만 거꾸로 무거운 설정의 드라마도 흥미로울 듯싶다. 더불어 진호에 대한 인희, 선영이 얹어줄 또 다른 반응들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재미다.

그렇다면 게이인 (척하는) 남자에 대한 여자들의 조심스럽지만 주체 못할 상상과 감정을 얼마나 리얼하게 그려낼 것이냐는 과제가 주어진다. 예민하고도 소곤소곤 말할 수밖에 없는 은밀한 이야기의 묘미가 설득력 있게 전달된다면 개인의 취향은 아주 많은 사람의 취향을 만족시키게 될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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