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최승호 MBC 해직 PD가 이명박 정부 '방송사 블랙리스트'수사와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최승호 PD는 26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최종시나리오 작성자는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최승호PD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이 "국민의 정보기관으로서 역할을 하지 않고 그야말로 대통령 개인정보기관으로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다. 최 PD는 "MB국정원이 대한민국에 미친 상처라는 것은 어마어마하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그리고 원 전 국장을 실무적으로 청와대에서 연락하면서 업무지시를 내렸던 모든 책임자들이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26일 최승호 MBC 해직PD가 '방송사 블랙리스트'수사와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어디까지 개입했다고 보는가?"는 질문에 최승호 PD는 "공범자들이라는 영화를 만들때부터 최종 시나리오의 작성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최 PD는 "대통령의 지시가 아니면 어떻게 공영방송사에 그렇게 할 수 있었겠는가?"라며 "단순히 국정원장이 혹은 청와대 홍보수석이 알아서 했다는 건 듣도 보도 못한 거짓"이라고 설명했다.

최승호PD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관련 책임자들에 대해 고소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 PD는 "MBC의 많은 구성원들과 함께 논의를 해 한꺼번에 고소여부에 대한 판단한 후 고소하겠다"며 "진실을 밝히고 처벌을 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고소)문제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승호 PD는 MBC 'PD수첩' 제작진으로 4대강 사업 비판보도를 이어가던 중 부당전보와 해직을 겪었다. 국정원 블랙리스트에서 'PD수첩'은 신뢰도가 높아 당장 폐지가 어렵다고 판단해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심의와 책임자(제작자) 문책을 방송사에 주문했다.

최승호 PD는 "PD수첩을 진행하다 쫓겨나고 이해가 가지 않는 이유로 해고됐다. 단순히 김재철 같은 경영진의 뜻만 있었던 건 아니라고 항상 느껴왔다"며 "검찰에서 절 부르는 보니 국정원 혹은 그 배후에 있는 진실이 드러나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고 추측했다. 최 PD는 "그래서 검찰이 갖고 있는 게 뭔지 저도 궁금하다"며 "가서 (검찰자료를)확인한 뒤에 제대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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