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형래 기자] 지난 4일 시작된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KBS·MBC 총파업이 19일차를 맞았다. 총파업으로 방송 파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만간 방통위가 ‘공영방송 조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파업으로 방송 파행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을 방통위가 더 이상 관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위원장은 21일 MBC파업 집회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지만, 조만간 중요한 진전을 보게될 것"이라며 "여기 있는 모든 일은 다 갈게 된다"고 밝혔다. 김환균 위원장은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방통위 조사를 염두해 둔 얘기냐는 물음에 “맞다”면서 “지금 상황에선 방통위가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방통위 관계자는 역시 KBS·MBC 파업으로 인한 시청권 침해를 두고만 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실무자가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KBS·MBC) 조사를 해서 상황에 대해 명확히 확인하는 게 먼저”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효성 위원장의 행정 행위로 조사를 지시할 수 있다”면서 “조사 시기는 특정할 수 없지만, 실무 준비가 되는 대로 조사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을 앞두고 방통위가 공영방송 조사를 추진하는 데 정치적 부담감이 있었지만, 이제 대법원장이 임명됐기 때문에 방통위가 조치를 취하는 데 정치적 부담감을 덜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위의 KBS·MBC 조사 시점과 관련해서는 추석 연휴 전인 다음주 초가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자유한국당 추천의 김석진 방통위원은 해외 출장 중으로 23일 귀국할 예정이다. 김석진 방통위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조사를 추진하는 것은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모양새는 좋지 않다. 그동안 방통위는 이동통신사 등에 대한 조사 결정에 있어 전체회의를 통한 의결 절차를 거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조사는 행정 행위이기 때문이다.

지난 7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이효성 위원장은 KBS·MBC 파업에 대해 “방통위가 어떤 조취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방송정책국에서 실태 파악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문제인지 조사하도록 하겠다. 필요하면 그 이상의 감사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이효성 위원장은 “KBS·MBC가 파업에 돌입하고서 일상적인 편성이 제대로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사태를 방통위가 막거나 빨리 해소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사태해결의 의지를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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