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형래 기자]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통신3사가 선불요금제를 판매하지 않아 소비자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공받은 ‘이동통신 3사의 선불요금제 가입자 현황’을 분석하고 이같이 밝혔다.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6월 기준)선불요금제 가입자 비율은 0.78%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선불요금제 가입률이 낮은 이유는 이통 3사가 사실상 국내 이용자들에게 유심요금제를 판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선불요금제 가입자수는 2014년 12월 106만명에서 지난해 말 47만명 수준으로 줄었고, 지난 7월에는 42만5천명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통신 3사 선불요금제 가입자 현황 (자료=과기정통부, 녹소연 ICT연구원)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SK텔레콤의 경우 스마트폰 선불요금제에 대해 ‘단기 체류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로 한정해 설명하고 있고, KT는 ‘음성통화 초당 4.4원, 데이터 패킷당 0.01원’으로 실효성이 전혀 없는 형식상의 상품으로만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당연히 일반 이통 3사 이용자들은 위약금이 항시 상존하는 후불제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25% 선택약정할인의 경우도 1년이나 2년의 약정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상응하는 위약금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2014년 자급제를 할 수 있는 기술적인 시스템이 완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대기업들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제조 대기업은 언락폰을 출고가와 같은 가격에 판매해야 하고, 이통 대기업은 제대로 된 선불유심요금제 등을 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우리나라 휴대전화 가격이 미국보다 2배나 비싸다며 ‘자급제 강화 정책’의 조속한 도입을 주장했다.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의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하고 있는 갤럭시S8 언락폰(무약정) 가격을 비교하고, “실제 소비자 구매 가능 금액에서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제조 대기업과 이동통신 대기업들이 시장에서 불합리한 가격 정책과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약하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국민 통신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범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급제 강화 정책의 조속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CT소비자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삼성 공식 홈페이지에서 갤럭시S8의 판매가격은 724.99달러(한화 82만원)로, 우리나라의 판매가격 102만 8천원보다 20만원이 넘게 싼 것으로 나타났다.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미국에서는 중고폰 보상판매(최대 300달러)도 이뤄지고 있어, 쓰던 중고폰으로 보상을 받으면 갤럭시S8의 실구매가는 424.99달러(한화 48만원)까지 떨어진다”면 “이 경우 세금을 포함해도 53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언락폰 판매가격이 102만 8천원인데도 불구하고, ‘42,056 포인트 적립’ 이외에 다른 이벤트나 보상프로그램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한국과 미국 소비자가 갤럭시S8 언락폰을 구매한다고 했을 때, 약 2배 정도의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공식홈페지의 미국과 한국의 갤럭시S8 가격 (자료=녹소연 ICT연구원)

ICT소비정책연구원은 “미국은 9월 21일까지 삼성스토어에서 갤럭시S 전기종 구매 고객에서 Free Gear VR($129.99)을 사은품으로 증정하고 있으며 신제품인 ‘갤럭시노트8’ 출시에 맞춰 아마존, 베스트 바이 등 미국 주요 유통점에서 갤럭시S8의 무약정폰 판매가를 575달러(한국돈 65만원)까지 가격을 낮춰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에서는 이러한 이벤트나 가격 할인 역시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정책국장은 “삼성전자는 과거 분리공시 도입을 반대할 때 글로벌 영업비밀을 최대 무기로 삼아왔다”면서 “한국은 언락폰이 통신사 판매 출고가보다 10% 비싼 반면, 미국은 도리어 언락폰이 약 20달러 정도 저렴하다”고 밝혔다.

윤문용 정책국장은 “한국은 신제품 출시에 따른 구제품 가격 인하도 전혀 없다”면서 “출시 당시 가격은 차이가 없을 수 있지만, 출시 후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 소비자들한테만 비합리적으로 비싸게 판매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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