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등 주요 언론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트윗을 오역한 통신사 보도를 '체크' 없이 받아쓰며 홍역을 치렀다.

17일 연합뉴스는 트럼프 대통령 트윗 중 "Long gas lines forming in North Korea. Too bad!"라는 문구를 "긴 가스관이 북한에 형성 중이다. 유감이다"라고 잘못 번역해 보도했다. "북한에선 주유하려고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안됐다"가 맞는 번역으로, 이 오역은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당시 한-북-러를 잇는 가스관 사업구상과 맞물려 대형오보를 낳았다. KBS,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등을 비롯한 주요 언론사들이 '체크' 없이 이를 받아적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

청와대는 18일 춘추관에서 오역보도와 관련해 "굉장한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금 외교안보 문제가 가장 첨예한 현안인데, 작은 불씨로 인해 휘발성이 최고조화된 한반도에 자칫하면 불꽃을 던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보도가 너무 아슬아슬한 경우도 있고, 외국과의 관계가 꼬일 수 있는 상황도 여러차례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오보를 왜 했을까 생각해 보면, 여러분 머릿속에 일부나마 프레임이 있는 것 아닌가(싶다)”며 “트럼프가 (저런 말을) 했다면, 우리를 비난한 것이라는 예측, 프레임이 있어 보인다. 좀 더 보면, 우리 정부나 대통령을 비판하는 소재는 누구에게서든, 국익과 무관하게 갖다 써도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의심도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윗 오역보도 사태에 대해 최진봉 교수(성공회대 신문방송학)는 "속보경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결국은 경제적 이득을 확보하기 위해 클릭 수를 유도할 수 있는 어뷰징기사를 쓴 것"이라며 "언론사가 관행적으로 키워온 보도행태"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트위터 정치'라 불리는 만큼 업로드 될 때마다 언론이 앞다퉈 속보 경쟁을 펼친다. 속보 경쟁에 치우쳐 단순한 확인도 하지 않고 내보냈다는 것이 최 교수의 설명이다.

또 최진봉 교수는 "모든 통신사는 한 나라의 특정 관점에서 뉴스를 작성한다"며 "그러다보면 올바른 현실을 보는 데 한계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특히 통신사가 국제뉴스를 선점하게 되면 받아쓰는 언론의 입장에서는 팩트체크를 한번 더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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