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침몰 과정, 원인 등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여러 의혹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까나리 어선이 침몰함을 발견한 게 코미디 같은 일”이라며 군 당국의 구조작업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앞서 26일 밤 9시30분 쯤, 서해 백령도 서남쪽 1.8Km 해상에서 경비 활동을 하던 1200톤급 해군 초계함인 ‘천안함’ 배 뒤쪽 부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이 발생했다. 이후 배 뒤쪽 바닥에 구멍이 뚫렸으며 구멍을 통해 물이 계속 차오르면서 배는 가라앉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오전 8시 기준으로, 승선 인원 104명 가운데 58명이 구조됐으나, 실종된 46명의 생사는 현재까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 국민일보 3월30일치 2면에 실린 사진
송영길 의원은 3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함수는 완전히 가라앉지 않고 상당히 떠 있었기에 흘러갈 수 있었지만, 함미는 바로 가라앉았을 가능성이 컸다”며 “왜 그 주변수색을 하지 못해서 이틀이 지나도록 못 찾고, 까나리 어선이 발견했다는 게 코미디 같은 일 아니냐”고 일갈했다.

그는 “더구나 대통령께서 지하벙커까지 들어가서 안보장관회의를 네 번이나 했다는데 도대체 기뢰탐지선 하나 빨리 안 보냈냐. 진해에 9척이나 있었다”며 “어부가 발견한 것을, 군이 발견을 못하고 이틀을 보냈으니 그 속의 우리 아들들이 숨 막히는 공간에서 고통 받았을 것을 생각하면 기가 막힌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송 의원은 초계함 침몰 원인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 송영길 민주당 의원
그는 “초계정이라는 것은 적의 공격 징후를 경계하고 방어하고 탐색하는 것 아니냐. 실시간으로 모든 것이 교신이 되고 상황들이 해군사령부에 보고가 될 텐데 교신일지를 전부 파악해보면 도대체 왜 25미터 낮은 해역까지 접근한 것인지 파악이 될 것”이라며 “속초함에서 5분 동안 격파사격을 했다는데, 밤에 날아가는 철새 떼를 오인했다고 답변하고 있지만 밤에 철새 떼가 날아간다는 것도 이상한 일일 뿐 아니라 철새 잡는데 76미리 격파사격을 하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또 “기뢰설, 내부 폭발 등 모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사전교신 (지역으로부터) 왜 25미터 해역으로 기동하게 되었는지, 배의 여러 가지 정비라든지 수리에 문제가 없었던 것인지 분석되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게 없기를 바라지만 혹시라도 정부가 자신들의 감독소홀이나 문제점들을 완화시키거나 은폐하기 위해, 소위 이동관 대변인 말대로 마사지를 하기 위해 이런 것을 지연시킨다는 것이 발견되면 국민으로부터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천안함 함장, 생존자들에게 ‘함구하라’ 지시”

최원일 천안함 함장이 구조된 직후 생존자들에게 사실상 ‘함구령’을 내렸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는 30일치 1면 “잘못된 진술 때문에 구조작업 중단했다”에서 “최 함장은 구조된 직후 천안함 생존자 전원이 해경 구조정 식당에 모인 자리에서 30분 가량 지시사항을 전달했다”며 “당시 함장은 생존자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지시에 잘 따라 추가 피해가 없다고 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식당 문 밖에 있던 여러 명의 해경들은 ‘함구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또 “생존자들이 머물고 있는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과 실종자 가족이 있는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함구령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며 “가족은 나가 있으라고 하더니 오후 3시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아들을 조사했다”며 “어떤 조사인지, 무엇을 물어봤는지에 대해 아들 역시 가족에게 전혀 입을 열지 않았다”는 한 생존자 가족의 코멘트를 전했다.

“군 당군, 천안함 침몰 당시 사진 확보”

군 당국이 지난 26일 밤 9시30분께 천안함이 침몰할 당시의 사진을 확보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한겨레>는 “오늘치 군, 천안함 두동강으로 솟아오르는 사고당시 사진 확보”에서 “(사고 당시) 천안함을 관측 티오디(TOD·열상감지장비)로 촬영한 것을 확보했다”며 “이 사진은 사고 원인을 밝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는 군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한겨레는 또 “이 사진은 사고 당시 천안함 외부 상황을 알려줄 거의 유일한 증거인 셈이어서, 각종 설이 나도는 사고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라며 “군 당국은 이 사진을 정밀 분석하는 한편, 언론 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빠른 시간 내에 과학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주먹구구식 추측이나 예단은 혼란을 부르게 되고 그것은 가족들을 더욱 슬픔에 빠뜨리는 일이 될 것이다. 과학적으로 철저하게 조사하되 한 점의 의혹도 생기지 않도록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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