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가 2010년 3월 27일 토요일 29번째 시즌을 시작했다. 작년 600만 관중을 동원하며 인기를 회복한 프로야구는 경기시간단축을 위해 규칙을 보완하여 더욱 큰 인기몰이를 준비하고 있다. 2009년 한국시리즈는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극적으로 KIA가 가져갔다. 올해 프로야구의 판도는 어떻게 될지 팀별로 전력을 분석해본다.

▲ 3월 27일 두산 대 기아의 프로야구 개막전 경기 ⓒ KBS 뉴스 캡처 화면

고기 맛을 아는 호랑이가 다시 사냥에 - KIA 타이거즈

2009년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의 열쇠였던 윤석민, 로페즈, 양현종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건재하다. 로드리게가 부상으로 퇴출되고 이대진이 아프지만 서재응, 전현태 등이 선발자리를 노리고 있다. 유동훈, 곽정철, 손영민으로 이어지는 불펜에 군에서 제대한 신용운, 김희걸이 보강됐다. 다만 한기주의 빈자리와 왼손투수의 부족은 올해도 골치거리가 될 것이다. 타선은 MVP김상현과 최희섭이 건재하고 이용규가 부상에서 회복되어 활약을 예고한다. 그 외에도 팀의 정신적인 버팀목인 이종범을 비롯해 한국시리즈 MVP나지완, 김원섭, 올스타전 MVP안치홍도 좋은 활약을 보일 것이다. 내야의 수비력과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차이가 있는 점이 약점이지만 신인 이종환이 활력소가 될 수 있다. 2009한국시리즈 우승팀답게 무난히 플레이오프에 진출, 다시 한 번 대권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다친 비룡은 다시 날 수 있을까? - SK 와이번스

SK는 부상선수와 군입대 선수로 인한 전력공백이 있지만 김성근 감독의 지도력과 특유의 강훈련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투수진은 김광현, 송은범, 전병두, 정대현, 글로버 등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카도쿠라, 고효준, 부상에서 돌아온 강속구 투수 엄정욱의 활약이 절실하다. 불펜은 이승호, 정우람은 올해도 믿음직스럽지만 김선규, 박현준, 임성헌 등 유망주들의 활약이 기대에 못 미치면 자칫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 정근우, 박정권을 비롯해 부상에서 돌아온 박경완이 공수에서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정상호, 이재원이 뒤를 받칠 포수진은 리그 최고. 하지만 이호준의 빈자리를 최정, 박재홍, 김재현, 나주환이 채워야한다. 그래도 수비력, 주루능력, 작전수행능력은 하루아침에 떨어지지 않는다. 이를 바탕으로 SK가 2010년에 싸워야 할 대상은 7개 구단이 아니라 부상일지 모른다. 시즌 초반 부상선수의 공백을 잘 채운다면 플레이오프를 노려볼만하다.

곰은 이제 꿀단지가 아니라 백수의 왕을 원한다 - 두산 베어스

최근 몇 년 동안 가을잔치에서 물러나고 있지만 두산은 정규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성적을 보여준 강팀이다. 이번 시즌엔 왼손 선발투수 이현승과 외국인 투수 히메네즈를 보강했다. 김선우, 이재우, 홍상삼 등이 선발을 노리지만 왈론드의 부상이 변수. 이용찬, 임태훈, 고창성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불펜은 성영훈으로 더욱 두터워졌다. 지승민, 진야곱이 채울 왼손불펜이 다소 약하다. 타선에서 작년에 부진했던 이종욱, 고영민이 테이블 세터를 맡고 한국 최고의 타자 김현수가 올해 4번에서 자리하며 김동수, 최준석이 뒤를 받친다. 하지만 이성렬이 맡을 3번이 불안하다. 손시헌을 중심으로 한 내야진은 공수에서 빈틈이 없는데다 이원석이 팀의 윤활유가 될 것이다. 다만 꾸준히 출전할 1루수가 없는 것은 문제. 전체적으로 정교함과 힘이 조화된 타격과 빠른 발로 상대를 끊임없이 괴롭힐 것이다. 한편 207cm의 신인투수 장민익의 활약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변이 없는 한 정규시즌 1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한다.

부산 갈매기를 전국에 울려라! - 롯데 자이언츠

이제 부산의 소원은 더 이상 가을야구가 아니다. 하지만 팀의 주축 선발인 손민한, 조정훈이 부상으로 빠졌다. 그래도 송승준, 장원준, 메이저리그 출신 사도스키는 믿음을 주고 있다. 불펜에서 이정훈, 임경완, 강영식 등의 활약을 기대하지만 앳킨스가 맡았던 마무리 자리는 공백이 커보인다. 신인 투수 박시영의 1군 엔트리 진입도 눈여겨보자. 타선은 이대호, 가르시아, 홍성흔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과 김주찬, 조성환, 강민호, 정보명, 박기혁으로 이어지는 전체적인 타선은 아주 강력하다. 게다가 박정준, 김민성, 이승화 등의 백업도 튼튼하다. 하지만 작년에 흔들렸던 수비력이 올해도 계속된다면 사도스키가 유도한 땅볼은 롯데의 가슴에 비수가 될 것이다. 타선의 강점이 뚜렸하지만 결국 수비력과 마운드에서 에이스와 마무리 투수의 빈자리가 크다. 올해는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완해야만 가을야구 그 이상을 할 수 있다.

사자의 휴식은 1년이면 충분하다 - 삼성 라이온즈

13년을 뛰었던 가을에 오랜만에 쉬었지만 올해는 다르다. 다승왕 윤성환, 나이트, 크루세타에 사연 많았던 장원삼이 가세한 선발은 단단하다. 거기에 기량을 회복중인 배영수가 5선발을 노린다. 정현욱, 권혁, 안지만, 차우찬이 중심이 된 불펜에 부상을 떨친 오승환이 지킬 마무리는 8개 구단 최강이 될 것이다. 여기에 권오준까지 돌아오면 불펜의 빈틈은 찾을 수가 없을 것이다. 타선은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의 젊은 타선이 성장하는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 간결해져야하는 박한이와 발빠른 이영욱이 테이블세터진에서 활약한다면 강봉규, 신명철로 이어질 타선도 쉬어갈 틈이 없다. 여기에 부상에서 회복한 박진만, 진갑용, 양준혁이 명성에 걸 맞는 활약을 한다면 올해 삼성의 야구는 가을에도 계속될 것이다.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것이 아쉽지만 투수진의 전력보강이 뚜렸하고 타선의 짜임새가 좋아서 이변이 없으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하다.

영웅에게도 고난의 시기는 있다 - 넥센 히어로즈

기다리던 메인 스폰서는 넥센이 되었지만 같이 기뻐해야할 핵심 선수들이 떠났다. 이현승, 장원삼, 이택근, 마일영의 빈 자리는 쉽사리 채울 수 없을 것이다. 김수경을 제외하면 번사이드, 금민철은 새 얼굴, 강윤구는 이제 2년차다. 선발을 예상했던 김영민의 부상이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불펜에서 황두성, 조용준, 신철인이 부상으로 빠진 빈자리가 크다. 송신영, 이보근, 오재영, 마정길, 김상수 등의 불펜진은 작년에 비해 분발이 요구된다. 마무리는 군복무를 마친 손승락이 대신한다. 타선은 이제 강정호, 황재균, 클락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송지만, 이숭용 등의 경험이 팀에 큰 보탬이 되겠지만 중심타선의 파괴력과 정수성을 비롯한 테이블세터의 출루능력은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작년보다 약해진 전력이지만 넥센에게 당장 성적을 바란다면 당신은 엄청난 욕심쟁이거나 아니면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들은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는 팀이다.

쌍둥이는 이제 힘을 합칠 수 있을까? - LG 트윈즈

구단과 팬들을 지치게 했던 LG는 박종훈 감독과 함께 새로운 팀으로 변할 수 있을까? 먼저 총체적인 난국이었던 투수진에 메이저리그 출신 곤잘레스가 선발로 NPB출신 오카모토가 마무리에 들어갔다. 스프링캠프를 지나면서 봉중근, 박명환의 상태가 의심스럽다. 꾸준히 선발을 지켜줘야 하지만 심수창을 제외하면 참 빈틈이 많은 선발자원들이다. 최원호, 한희, 이형종 등이 도전할 4, 5선발도 가능성에 목을 매야한다. 이재영, 류택현, 오상민 등이 버티는 불펜도 양과 질에서 모두 부족하다. 그래서 더욱 신인 신정락의 활약이 필요하다. 반면 타선은 박용택, 이진영, 이대형의 화려한 외야진에 이택근, 이병규가 들어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반면 정성훈, 박경수, 권용관, 박병규가 지키는 내야는 공수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 결국 투수진에서 반짝 활약이 없고 외야의 행복한 고민이 풀리지 않는 고민이 된다면 올해도 LG의 시즌은 가을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날개 접은 독수리는 바람을 기다린다 - 한화 이글스

송진우, 정민철, 김태균, 이범호가 떠난 자리를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 한대화 감독은 꿈에 그리던 고향 팀에 왔지만 밤잠을 이룰 수가 없을 것이다. 훈련소를 다녀온 류현진은 체중감량으로 구위를 회복했다지만 카페얀, 안영명, 유원상, 김혁민으로 이어질 선발은 불안하다. 외국인 투수 데폴라를 마무리에 두지만 아직 활약은 미지수. 게다가 작년에 큰 활약을 한 양훈이 빠졌다. 아마도 윤규진, 황재규, 넥센에서 데려온 마일영 등의 불펜은 쉴 틈이 없을 것이다. 중심타선이 될 김태완은 부상으로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고 송광민은 출루율을 높여야 한다. 강동우를 제외하면 테이블세터진도 부족하고 전체 타선을 짜기가 급급할 것이다. 유격수 이대수가 수비에서 중심을 잡아야겠지만 팀 전체의 수비력과 주루능력도 부족하다. 장성호의 트레이드는 한화에게 더 절실해 보인다. 2010년 드디어 한화의 리빌딩이 시작됐지만 올 한해만으론 부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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