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조선일보가 뉴라이트 사관, 창조론 논란 등으로 국회 산자중기위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감싸고 나섰다. 건국절 논란을 부추겨온 조선일보답다. 역시 '가재는 게 편'이었다.

14일자 조선일보는 <박성진 사태 유감> 사설에서 "국회는 13일 박성진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이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면서 "특이한 것은 중도에 퇴장하는 방법으로 이에 사실상 동의한 민주당의 태도"라고 꼬집었다. 조선일보는 "통상 여당은 대통령의 인사를 무리를 해서라도 방어하는데 이 경우만은 예외였다"면서 "여당의 사실상 '반기'에 청와대가 분노하지도 않는다. 박 후보자가 사퇴해주기만 바라는 듯한 모습"이라고 비꼬았다.

▲14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박성진 후보자가 장관감인지는 단언하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새 정부의 다른 장관들에 비해 유독 능력과 도덕성이 낮다고 볼 만한 명백한 흠결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실 국민은 그의 역량을 확인할 기회도 없었다"면서 "국회 청문회가 벤처나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그의 능력이 아니라 난데없는 역사관, 종교관 검증이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여권은 박성진 후보자가 과거 '뉴라이트' 관련 인사를 학내 행사에 초청했다는 이유로 고개를 돌렸다고 한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와 뭐가 다른가"라고 비꼬았다. 조선일보는 "박 후보자는 '식민지를 겪고도 유일하게 민주화도, 산업화도 한 자랑스러운 나라'라는 상식적인 역사관을 밝혔는데 여권에는 이런 상식이 통하지 않았다"면서 "그는 '지구 나이는 신앙적인 나이와 과학적인 나이가 다르다. 신앙적 입장에서 지구 나이는 6000년 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수긍 못 할 답변도 아니지만 이 역시 꼬투리가 됐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여당이 외면하자 야당은 이를 이용했다"면서 "정치판에 불려오지 않았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한 인재가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조선일보의 주장은 터무니 없다. 먼저 조선일보가 난데없는 검증이었다고 주장한 박성진 후보자에 대한 역사관 검증은 정부의 장관을 임명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장관은 행정각부의 수장 이전에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논의하는 '국무위원'의 자리다. 따라서 대통령과 함께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인물인지에 대해 검증하는 측면에서 역사관에 대한 검증은 필수적이다.

'극우논객' 변희재 씨와 '뉴라이트 대부' 이영훈 교수를 학교에 초청한 것도 문제다. 박성진 후보자는 "몰랐다"고 항변했지만, 추후 밝혀진 각종 정황에 비춰봤을 때 박 후보자가 몰랐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조선일보가 인용한 "식민지를 겪고도 유일하게 민주화도, 산업화도 한 자랑스러운 나라"라는 박성진 후보자의 발언은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아무 말도 한 적이 없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마치 민주당이 해당 발언에 반대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지구의 나이를 지적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과학자 입에서 '신앙적 입장'과 '과학자 입장'이란 '기계적 중립'이 등장한 것 자체가 충격적이다. 창조론에 대한 논란은 이 뿐이 아니었다. 청문회에서 박성진 후보자가 과거 "오늘날 모든 분야가 진화론의 노예가 됐다. 이 사회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법률, 기업, 특히 행정에 대한 성경적 창조론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필요하다", "생체·바이오 소재는 창조과학 확장을 위한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창조공학을 통해 인간의 삶으로 들어가면서 창조과학을 믿는 평신도의 수를 늘릴 수 있다"고 발언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수긍 못 할 답변은 아니지만 꼬투리가 됐다"고 한다. 조선일보 입장에서는 박성진 후보자가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한 인재'였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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