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언론인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자유한국당의 '방송장악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한번 철저하게 파헤쳐보자"고 화답했다. 자유한국당이 민주당 워크숍 문건을 방송장악 문건이라고 트집잡으며 국정조사를 요구하자, 민주당은 '10년치'를 살펴보자고 역제안한 상태다.

12일 자유한국당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회 위원들이 국회 사무처에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는 모습. (연합뉴스)

13일 언론인 출신 민주당 의원들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철저한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박병석, 박영선, 노웅래, 민병두, 신경민, 박광온, 서형수, 김성수, 김영호, 김종민 의원 등이 입장문 발표에 동참했다.

언론인 출신 민주당 의원들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지난 9년 동안 방송은 권력의 통제 속에 정권 입맛에 철저하게 길들여졌다"면서 "진실을 보도하는 언론사는 이른바 '좌파 언론'으로 낙인찍혔고, 수많은 언론인들이 부당한 해고와 징계 등으로 현장에서 쫓겨났다"고 지적했다.

언론인 출신 민주당 의원들은 "당시 청와대와 집권여당인 자유 한국당은 KBS, MBC 양대 공영방송을 자신들의 손아귀에 넣은 채 정권의 하수인으로 부렸고 낙하산 사장과 경영진들은 언론인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렸다"면서 "그 결과 공영방송은 국민들 속에서 더 이상 설 자리를 잃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을 지켜본 우리는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떠나 언론에 몸 담았던 한 개인으로서, 선배로서, 동료로서 그 참담함은 말로 다하기 어려웠다"면서 "이런데도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이 해온 짓은 철저히 모른 척 한 채 방송장악 운운하며 국정조사를 거론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언론인 출신 민주당 의원들은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속된 말로 소가 웃을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지난 정권 내내 강력히 요구했던 일이기도 하니 한번 철저하게 파헤쳐보자"고 제안했다.

언론인 출신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달 MBC의 카메라 기자들에 대한 '블랙리스트' 파문은 물론 이정현 홍보수석이 KBS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의혹를 담은 녹취록, 고 김영한 비망록에 적혀있는 청와대의 KBS 이사장과 사장 선임 개입 등 지난 정권의 방송 장악 증거와 정황은 이미 차고 넘친다"면서 "최근에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방송사를 압박해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 예술인들의 방송 출연을 막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언론인 출신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가 철저하게 규명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언론사에 영원히 기록으로 남겨야 할 일들"이라면서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저지른 방송 장악의 실태를 만천하에 낱낱이 드러내는 일, 이것이야말로 공영 방송 정상화의 진정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10년치 방송장악 실태를 살피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제안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인 상태다. 13일 오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재선의원 연석회의에서 홍 대표는 "여당은 '10년 전 것도 하자'고 하는데 그렇게 하자"면서 "과거에도 조폭처럼 방송을 장악하려 했는지 국정조사를 해보자"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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