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형래 기자] 1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총파업 9일차 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집회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국정원 개혁위원회의 발표로 드러난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MBC 파괴 공작에 대해 비판하며, 누가 청와대와 국정원의 지시받아 MBC를 황폐화시켰는지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유신 홍보국장은 국정원 개혁위의 발표 내용 가운데 MBC와 관련된 부분을 일일이 지적하며 “MBC 장악하기 위해 원세훈 원장과 국정원이 다양한 기도를 했다”고 밝혔다.

허유신 국장은 2009년 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 교체, ‘100분 토론’ 손석희 사회자 교체를 비롯해 2010년 김제동 씨가 출연했던 ‘환상의 짝궁’ 폐지, 2011년 MBC 라디오 ‘세계는 우리는’ 사회자 김미화 씨의 교체, 윤도현 씨의 ‘2시의 데이트’ 하차 등에 국정원이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허유신 국장은 “김미화·윤도현 씨의 하차·교체에 춘전MBC 사장을 했던 이우용 라디오 본부장이 관여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제작진과 간부들을 추가로 조사해 국정원 지시를 받은 이들을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12일 언론노조MBC본부 집회

김연국 위원장은 “블랙리스트에 대해 짐작을 하고 있었지만 국정원 TFT의 보도자료로 충격과 분노가 일었다”며 “이번 파업은 적폐를 깨끗이 몰아내고 폐허 위에 MBC를 새롭게 세우는 싸움”이라고 밝혔다.

김연국 위원장은 “좌파 PD라는 이유만으로 방송대상 수상작이 바뀌었고, 뉴스데스크 앵커가 쫒겨났다”면서 “이 모든 건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국정원이 지시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연국 위원장은 “MBC 누군가가 청와대와 국정원의 지시를 받아 충실이 이해했을 것”이라며 “누가 지시받아 MBC를 파괴했는지 이들의 실명을 밝히고, 낱낱이 실상을 밝혀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김연국 위원장은 “노조가 검찰에 고발한 영상기자 블랙리스트, 고영주 녹취록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됐다”며 “오늘(12일) 법률대리인과 정책국장이 검찰에 나가 고소인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 11일 파업지지 성명을 발표했던 리포터들도 참석했다. MBC라디오 이하늬 리포터는 “성명을 준비할 때 너네 그러다 짤린다는 얘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면서 “라디오가 망가져 가는 모습을 직접 접하고 있기 때문에 앉아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하늬 리포터는 “리포터는 직접 녹음기와 마이크를 들고 취재한다”며 “취재 현장에서 세월호, 위안부, 촛불 등 마이크에 담아서는 안 되는 목소리가 늘어갔다”고 말했다. 또한 “막내 리포터가 세월호 때 단원고에 나가 몇 날 며칠을 열심히 취재했지만, 결국 윗선의 압박으로 1초도 방송되지 못했다”면서 “점점 현장에서 취재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하늬 리포터는 “어떤 PD가 파업기간 동안 우리는 DJ, 작가, 리포터들의 희생 위에서 싸우고 있다는 SNS를 본 적이 있다”면서 “사무실을 우리가 지킬 테니 청취자만 보고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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