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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으로 해 가리는 조중동, 언론이길 포기했다”[인터뷰]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
송선영 기자 | 승인 2010.03.24 15:32

‘합리적 보수’로 불리는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는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언론관련법, 신영철 대법관 파문, <PD수첩> 공판,  4대강 등 굵직한 사회 현안들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다.

이 때문에 스스로 ‘보수주의자’라고 밝히면서도 보수 쪽의 규탄 대상이 되기도 했으며, 반면 진보 쪽으로부터는 사회 현안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내는 합리적 지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이 교수 홈페이지에는 “좌파지만 존경한다” “교수님을 응원한다” “감사하다”는 네티즌들의 글이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지난 16일 저녁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법학관에서 만난 이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지난 2년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을 두고 “보수정권도 아닌, 보수를 모욕한 정권”이라며 “무늬만 보수인 가짜”라고 일갈했다. 

사회 현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념 문제를 떠나 민주 사회의 기본적인 가치와 연결되어 있기에, 이데올로기, 철학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와 같은 보수신문의 보도 행태에 대해서는 ‘언론이기를 포기한 게 아닌가 싶다’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거 아닌가 싶다’는 표현을 들어 맹비난했다.

다음은 이상돈 교수와의 일문 일답이다.

   
  ▲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 ⓒ송선영  
 
보수주의자가 평가하는, 보수정권 2년은?

= 지난 2008년 촛불집회가 한창일 당시, 나는 ‘이명박 정권은 보수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보수정권도 아니다. 보수를 모욕한 정권이다. 이명박 정권은 보수적 관점에서 볼 때 하나도 맞지 않는다. 이명박 정권이 이렇게 된 것은 생존을 위해 (정책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워낙 (바탕이) 취약했고, 정책적으로 봤을 때 하나도 내용이 없다. 무늬만 보수인 가짜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이 교수를 비판하기도 하고, 때로는 중앙대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하기도 했다고 들었다.

= 그 사람들을 ‘보수’라고 할 수도 없는 게, 그들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보고도 북한으로 가라고 하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 들어선 뒤 언론관련법, 신영철 대법관, 용산 철거민 문제, 4대강 등 매 사안마다 날카로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 다른 계기는 없다. 대체적으로 보면, 이러한 사안들은 이데올로기, 철학과는 관계가 없다. 이념 문제를 떠나 민주 사회의 기본적인 가치인 법치주의, 언론 자유, 사법부 독립 등을 무력화 시키는 움직임이 보였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 같은 경우 오랫동안 공부해 온 전공 분야이기도 하고.

언제부터 사회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나?

= 하고 싶어서 한 것은 아니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정권이 바뀐 뒤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었다고나 할까. 이른바 보수신문이라 일컬어지는 조선일보는 이명박 정권 들어서도 언론의 역할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깜짝 놀랐다. 언론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008년 3월, 개인 블로그를 만들었다.

“4대강 아예 보도 않는 조중동,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고 있어”

조중동 등 보수신문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 4대강 관련 보도가 가장 영향이 컸다. <PD수첩>에 대한 보도도 영향을 줬다. 조중동의 가장 큰 문제는 <PD수첩> 보도와 관련해 MBC를 공격하는 것이다. 언론이 언론에 대해 그렇게 공격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언론사마다) 언론 철학, 편집 방향은 다를 수 있지만 언론자유라는 공동 가치는 갖춰야 한다. 과거, 언론에 대한 정부의 탄압, 광고주에 대한 압력도 있었지만 이에 못지않은 것이 언론에 대한 무분별한 명예훼손 소송이다. 이게 언론에 대한 큰 위협이다.

김대중 정부 때에는 신문사 세무조사를 했다. 반면 노무현 정부 때에는 세무조사를 하지 않으면서 조선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 등에 대해 명예훼손 소송을 굉장히 많이 제기했다. 당시 이에 대해 조선일보와 같은 보수 신문들은 언론자유를 강조하며 비판했다. 나도 당시 (같은 맥락으로) 동아일보에 이와 관련한 칼럼을 쓴 기억이 있다. 보수 성향의 법학자가 언론자유를 이야기 한다고 하지만, 나는 그 때와 똑같이 이야기 하고 있는 거다. 변한 게 없다. 그러던 조선일보, 동아일보는 <PD수첩> 보도와 관련해 형사 기소하라는 논조로 몰아갔다. 이건 대단히 잘못된 거다. 언론이 정부를 향해 다른 언론에 대해 기소하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조중동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아예 보도 자체가 없다. 아예 말이 없다. 언론이기를 포기한 게 아닌가,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거 아닌가 싶다. 신문의 편집 방향이 있으니까 사업을 지지할 수도 있다. 지지한다면, 그 쪽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게 잘못됐다고 써야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왜 안 쓰냐는 것이다. 적어도 4대강 사업 공사 중에 큰 문제점이 나오면, 국회에서 문제가 제기되면 사실은 보도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보수 신문들은 왜 4대강 보도 안 하는 것 같나?

= 나는 모른다. 그러나 지금부터 보도한다하더라도 너무 늦은 것 같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 진척 상황은 어떠한가?

   
  ▲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 ⓒ송선영  
 
=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전반기, 정부가 4대강 살리기를 한다고 했을 때는 의심만 가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여름 이후 환경부가 내놓은 정책이 갑작스럽게 바뀌었다. 위장 운하 같았다. 이후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교수들을 중심으로 모이기 시작했고, 활동하게 됐다. 이후 변호사, 시민단체 등과도 함께 하게 됐다. 지난해 9월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해 11월26일 4대강 사업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명진스님, 최덕기 주교 등 종교인들도 고문으로 흔쾌히 해주셨다.

지난 12일 법원이 4대강 사업(한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지만, 4대강 마다 특성이 있기에 기각 나왔다고 해서 크게 실망하지는 않는다. 4대강 반대라는 큰 흐름에서 소송은 한 부분이다. 이를 계기로 종교계에서도 4대강 반대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4대강 사업, 차기 정권에서 큰 심판 받을 것”

정부는 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4대강을 추진하려는 것 같나?

대통령의 독선, 아집, 오만 이러한 것들 때문인 것 같고, 이 외에 우리가 잘 모르는 것이 있을 수 있지 않나 싶다. 많은 진실은 정권이 바뀌면 밝혀질 것이다. 4대강 사업은 차기 정권에서 틀림없이 큰 심판을 받을 것이다. ‘4대강 사태’가 될 수도 있다. 4대강은 국토 환경에 대한 반역이다.

현재 검찰에 대한 비판이 많다. 법학자로서 지금 검찰의 행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한민국 검찰이 하는 일 가운데 95%이상은 정상이라고 본다. 전체 검찰 가운데 2~3%정도 되는 시국사건이 검찰에 대한 신뢰성의 뿌리를 흔드는 게 아닌가 싶다.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 검찰은 김대중 정부 때부터 많이 망가진 거 같다. 노무현 정부 때에도 그렇고. 정치가 검찰을 망가트린 것이다. 현 정권 들어서는 누가 보더라도 검찰이 과연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수사 공소권 행사했다고 보기 어려운 사건이 너무 많았다. <PD수첩>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한 배임죄, 미네르바 사건도 마찬가지다.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공판이 진행되고 있는데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한명숙 총리 공판도 마찬가지다. 아무래도 다음 정권에서는 본격적인 검찰 개혁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검찰의 기소권 남용을 막기 위해 특단의 조치, 개선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앞으로도 사회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낼 것인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다. 요즘 사회의 여러 상황들을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후회하고 반성하는 분위기가 많이 있지 않겠나 싶다. 다음에는 나라를 편안히 안정시킬 대통령과 정치인을 갖는 게 우리로서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송선영 기자  sincere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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