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노동조합이 총파업 출정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방송법 개정안 재검토 발언을 비판하며 특별다수제를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의 통과를 촉구했다.

KBS노동조합이 7일 KBS신관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고대영 KBS사장의 퇴진과 방송법 개정을 촉구했다. KBS노동조합은 "KBS노조의 역사는 권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며 방송법 개정안을 통한 방송독립 쟁취를 강조했다. 특히 발언에 나선 조합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방송법 개정안 재검토 발언을 비판하며 "문 대통령이 말을 바꿨다"고 입을 모았다.

7일 오후 여의도 KBS신관에서 KBS노동조합이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고대영 KBS사장 퇴진과 방송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 (미디어스)

총파업 출정식 진행을 맡은 KBS 도경완 아나운서는 KBS노조의 총파업 목적을 분명히 했다. 도 아나운서는 "총파업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많이 물어본다"며 "방송법 개정을 통한 고대영 사장의 퇴진"이라고 밝혔다.

이현진 KBS노조 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을 믿었는데 집권하더니 말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진보정권에서 방송독립을 못이룬다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장 쫓아내기 게임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이대로라면) 우리의 투쟁은 또다시 문재인 낙하산을 꽂기 위해 동원된 것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창균 KBS노조 부위원장도 "문재인 대통령은 100일 발표에서 공영방송 장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말을 바꿨다"며 "특별다수제로 뽑힌 사람은 소신없는 사람이 될 수 있으므로 개정안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문 대통령이)화장실 들어갈 때랑 나올 때랑 마음이 다르다"며 "방송법 개정 분위기는 이미 무르익었다. 우리손으로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하자"고 외쳤다.

윤진영 대전 지부장은 "정권이 바뀌고, 낙하산 사장이 들어오고, 투쟁을 하고, 징계를 받고, 소송을 하고, 또 정권이 바뀌고 반복을 거듭한다"며 "노조가 생긴 이래 근 30년간 지긋지긋한 역사가 이어져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에 이어 KBS노동조합도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KBS총파업 참여인원은 전날 2000여명에서 현재 3700여명에 이르게 됐다. KBS노동조합은 방송기술직 구성원들이 소속돼 있다.

KBS노동조합은 출정식에 앞서 6일 성명을 통해 총파업에 동참할 뜻을 전했다. KBS노동조합은 "방송은 언론사 내에서 기자나 PD만의 일이 아니다"라며 "고대영 체제하에 기술본부 해체, 동의 없는 근무형태 변경, 리소스 절감이라는 이름하에 적용된 사업 쥐어짜기 등이 자행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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