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이 '고장난 녹음기'처럼 허위 사실 공표를 남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24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명예회원으로 이름을 올린 국가공무원노동조합을 지속적으로 민주노총 산하 노조라고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사실관계가 틀렸다. 국공노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양대노총 어디에도 소속돼 있지 않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오른쪽)와 김태흠 최고위원. (연합뉴스)

시작은 자유한국당 대변인 강효상 의원의 지난달 31일자 논평이었다. 강 의원은 <이효성은 스스로 탄핵을 불러들이나> 논평에서 "이효성 위원장이 지난 2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계열인 국공노 명예회원으로 가입한 것이 밝혀졌다"고 비난했다. 명백한 허위 사실이다.

지난 1일에는 정우택 원내대표가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지난 24일, 민주노총 계열의 국공노에 명예회원으로 가입한 것이 밝혀졌다"면서 "앞장서서 앞으로는 민주노총 공무원노조에 가입을 하고, 뒤에서는 공영방송 노사 갈등을 조장해서 공영방송 장악을 시도하는 형국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역시 명백한 허위 사실이다.

자유한국당의 허위사실 공표에 국공노는 "자유자유한국당에 자신들의 무지를 반성하고 우리 조합원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를 할 것을 요청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자신의 실수를 알아챈 강효상 의원은 국공노 안정섭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죄송하다. 너그러이 용서해달라"고 사과했다. 강 의원은 정정논평을 내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강효상 의원은 대변인 자격으로 <8월 31일자 이효성 관련 논평의 일부 정정 알림>을 자유한국당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국공노를 '민주노총', '법외노조'라고 규정한 부분은 사실과 다르기에 정정한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정정 자료가 배포된 이후에도 자유한국당의 허위사실 공표가 계속됐다는 점이다. 4일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 발부에 반발해 방통위를 항의 방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또 다시 이효성 위원장이 민주노총에 가입했다고 비난했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공무원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기구이고, 언론노조도 민주노총 산하"라면서 "이효성 위원장이 공무원노조에 가입한 것은 언론노조에게 파업을 더 세게 하라는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억지를 부렸다.

4일 오후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도 또 다시 민주노총이 언급됐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민주노총 계열인 공무원노조의 명예회원으로 가입을 해서 방통위원장으로 움직이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면서 "언론노조인 민주노총과 같이 보조를 맞추고 조합원이 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판단된다"고 거듭 비난을 가했다. 자유한국당의 허위사실 유포가 5일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국공노 명예회원 가입이 법적으로 문제될 것도 없다. 이효성 위원장이 조합비를 낸 것도 아니고 운영에 개입한 것도 아니다. 노조원으로서 권리와 의무가 없기 때문에 노조원으로 볼 수도 없다. 즉 공무원법 위반이 아니다. 노사간 협력하자는 취지로 명예회원으로 이름을 올린 것을 자유한국당이 어떻게든 정쟁의 도구로 삼기 위해 비난하고 있는 셈이다.

안정섭 국공노 위원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양대노총 어디와도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이효성 위원장이 조합비를 내거나 운영에 개입한 것도 아니고 노사관계를 잘해보자는 단순한 선언의 형태로 명예회원으로 이름을 올린 것인데, 이런 걸 정치적으로 악용해서 문제 삼는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이건 마구잡이식으로 문제를 만들어 상대방을 폄하하겠다는 취지다. 옳지 못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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