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형래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4일 방송통신위원회 항의 방문을 하고 “이효성 위원장과 방송통신위원회가 언론노조와 시그널을 주고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MBC 김장겸 사장에 대한 영장발부로 문재인 정권이 방송통신 장악 음모의 발톱을 드러냈다”며 “문재인 정권의 방송 장악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이를 막아야겠다는 결심을 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우리 선열과 국민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묵과할 수 없다. 방송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방송위원들 역시 역사의 죄를 짓지 않고 정권의 하수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선교 의원은 “KBS와 MBC는 파업할 이유가 없다”면서 “위원장이라는 양반이 방송환경을 더럽히고 노조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MBC 사장 체포영장 발부 등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를 찾아 허욱 방통위 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김태흠 최고위원은 이효성 위원장이 공무원노동조합으로부터 명예회원증을 받은 것을 두고 “언론노조 파업을 강력히 하라는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공무원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기구이고, 언론노조도 민주노총 산하”라며 “이효성 위원장이 공무원노조에 가입한 것은 언론노조에게 파업을 더 세게 하라는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이효성 위원장은 이미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방통위가 언론노조의 파업을 지지 하는 것은 처음 본다. 유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방통위 공무원노조를 통해 국가공무원노동조합 명예회원증을 받았다. 이효성 위원장이 명예회원증을 받는 곳은 국가공무원노동조합으로 민주노총 산하 조직이 아니다. 이름이 유사한 전국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에 가맹해 있다. 국가공무원노조는 지난 1일 자유한국당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우리 국가공무원노동조합을 민주노총 계열의 법외노조로 규정하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우리 조합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항의한 바 있다.

이효성 위원장은 이날 KBS 아트홀에서 열린 ‘2017 아름다운 인터넷 세상 선포식’ 참석을 위해 자리를 비웠다. 허욱 부위원장과 김석진 위원, 표철수 위원 등이 항의 방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맞이했다.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임명된 김석진 위원은 의원들의 질타에 대해 “올바른 지적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답했다. 김석진 위원은 “방통위는 방송사 파업에 대해 개입한 적도 없고, 앞으로 개입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방송의 독립과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박대출 의원은 항의방문을 마친 자리에서 ‘상임위나 원내 대응을 계획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당이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국회에 복귀하면 원내 대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복귀일정에 대해서는 “당에서 결정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방통위 항의 방문에 앞서 대검찰청을 방문하고 MBC 김장겸 사장의 체포영장 청구에 대해 “공영방송 사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은 군사정권 시대에도 없던 일”이라고 항의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 청구에 대해) 외부로부터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을 훼손하는 지시를 받지 않았다”며 “어디에서 지시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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