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김장겸 MBC 사장이 5일 고용노동부에 출석,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한 조사를 받는다. 4일 오전 근로감독관이 김 사장을 방문, 체포영장 집행을 진행하려하자 자진 출석하겠단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MBC는 이날 오전 “김 사장이 5일 오전 10시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방노동청에 출석해 노동 사건 관련된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그동안 노동부의 4차례 출석 요구에 “방송의 독립과 자유 훼손”이라며 거부해온 바 있다. 이에 법원은 지난 1일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MBC 김장겸 사장이 1일 오후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방송 진흥 유공 포상 수여식에 참석하며 노조의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4일 오전 상암 MBC에 파견된 노동부 근로감독관 5명은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14층 사장실로 올라갔으나, 이후 MBC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김 사장이 5일 출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체포영장 집행이 진행되자 출석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MBC측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고용노동부가 억지 강압 출석을 요구하고,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은 것은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틀 짜기 일환으로 총파업에 들어간 언론노조 MBC 본부를 지원하기 위한 음모”라며 “언론노조의 총파업을 전면 지원하면서 김 사장 등 MBC 경영진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교묘하게 체포영장 발부 발표와 집행 시도 등의 시점을 고용노동부와 언론노조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일 ‘방송의 날’ 행사에 참석했던 김 사장은 체포 영장 발부 소식이 알려지자 행사장을 이탈했다.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김 사장은 4일 오전 6시 MBC 주조정실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MBC사옥 1층 로비에서 열린 서울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김 사장은 지금이라도 사퇴하고 전직 사장의 신분으로 조사에 임해야 하고, 그간의 죄 값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 MBC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800명이었던 서울지부 조합원은 1160명까지 늘어났고, 18개 지역지부까지 합치면 2000명을 넘어섰다.

도건협 언론노조 MBC본부 수석부위원장은 이번 ‘총파업’에 대해 “새 나라를 만들자는 국민들의 명령을 따르는 우리들과 구체제·적폐세력을 지키려는 세력들의 싸움”이라며 “우리의 뒤에는 언론적폐를 청산하고 공영방송을 재건하려는 국민들이 있고, 옆에는 전국에서 비행기·기차·버스를 타고 상암으로 올라오고 있는 670명의 조합원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사장 일당을 MBC에서 몰아내고 완전히 새로운 MBC를 만들자”고 촉구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 앞 광장에서 18개 지역지부 조합원들을 포함한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전국에서 올라온 670명의 조합원들을 포함해 2000여명의 MBC 구성원들이 총집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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