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송 90주년’ 제54회 방송의 날 기념행사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이낙연 국무총리,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정계 인사 다수가 불참의사를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같은시각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 문화제 ‘돌마고 불금파티’에 참여한다.

이에 앞서 KBS·MBC가 총파업을 예고했으며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정부 부처 및 정치권 인사들에게 ‘방송의 날 행사 불참요청’을 했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1일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는 90주년 '방송의날' 기념식이 열린다. 방송의 날은 1947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로부터 HL이라는 독자적인 콜사인을 부여받아 방송에 대한 독립적인 주권을 갖게 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방송역사 10년을 주기로 행사에 참석했던 것을 생각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행사 불참은 이례적이다. 2007년 ‘방송 80주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했고, 1997년 ‘방송 70주년’에는 김영삼 대통령도 참석한 바 있다.

공영방송 정상화를 강조해 온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 KBS·MBC 총파업을 앞두고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늘 행사에는 이른바 ‘언론적폐 부역자’라 불리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김장겸 MBC사장, 고대영 KBS사장 등이 참석한다. 고영주 이사장은 어제(31일) 문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공산주의자가 맞다”며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31일 성명을 통해 정계인사들이 방송의날 기념식에 참석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언론노조는 “국무총리, 방송통신위원장 및 관련 부처 장차관의 기념식 참석은 언론개혁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외치는 언론 노동자와 국민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수치가 될 것”이라며 “국무총리를 비롯한 해당 부처 장관은 적폐 인사들만의 잔치가 될 시상식이 아닌 언론 노동자와 국민들의 곁에서 방송의 독립과 주권을 기념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정세균 국회의장,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정부 인사들이 불참의사를 밝힌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도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 문화제 ‘돌마고 불금파티’ 참여한다. '돌마고 불금파티'는 언론노조 KBS·MBC본부와 200여개의 시민단체가 속한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이 매주 금요일마다 여는 시민참여 문화행사다. 1일 ‘돌마고 불금파티’는 방송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63빌딩 앞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14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남아있는 게 유일하게 MBC밖에 없다”며 강효상 특위위원장이 적극적으로, 공세적으로 대처를 잘해주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대표는 방송장악저지특별위원회를 결성하고 공영방송 총파업을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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