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 퇴출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1만 명 청원에 이미 2만 5천 명을 넘겼다. 겨우 하루가 지난 상황인데 이렇게 많은 이들이 김구라가 퇴출되기를 원한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적극적으로 나선 이들이 그 정도라면 심각한 수준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라디오스타의 본질;
김구라 김생민을 향한 조롱? 절약에 대한 비난이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김구라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 그저 일시적 현상으로 끝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아고라 청원이란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정도라면 매우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연예인 관련 사안에 그저 댓글로 비난하고 끝나는 일들은 많다. 이는 연예인들의 숙명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런데 이번엔 아고라 청원이 벌어졌다. 그만큼 이번 사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이다. 1만 명 서명 운동에 하루 만에 2만 5천을 훌쩍 넘었다. 이는 김구라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을 하는 이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내재된 분노가 청원에 그대로 쏟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김구라는 위기다. 김구라의 말은 거칠다. 기본적으로 타인을 비난하면서 존재감을 찾는 그에게 열광하는 이들도 있다. 때로는 날카롭게 상대를 비판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 예능이라는 이유로 그저 좋은 이야기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 "염전에서 욜로를 외치다" 특집|

김구라의 캐릭터는 자신이 말하고 싶은 대로 다 하는 식이다. 그 모든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프로그램이 바로 <라디오스타>다. 출연진이 누구냐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이 프로그램은 김구라에게는 최적의 공간이다.

김구라처럼 극적으로 성공한 이도 드물 것이다. 개그맨으로 출발했지만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연예인이었다. 그런 그가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택한 것이 바로 '욕'이었다. 김구라를 응원하는 이들이 생긴 것도 이때부터였을 것이다. 누구도 알아보지 못하던 무명 개그맨은 유명한 스타들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인지도를 넓히기 시작했다.

그런 그가 우연한 기회로 다시 지상파 방송에 출연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그는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왔다. 그 과정에서 그동안 심각한 수준의 비난을 해왔던 연예인들에게 사과를 해야만 했다. 사과마저 하나의 아이템이 되는 세상. 그게 바로 쇼 비지니스의 세계다. 선과 악이 공존하고 그 모든 것으로 성공이라는 감투를 쓸 수도 있는 곳이 바로 쇼 비지니스의 세계다. 그 안에서는 수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그들만의 공식도 존재한다.

방송으로 보여지는 것과 현실은 전혀 다르다. 방송에서도 악독하게 하면서도 현실에서는 천사와 같은 존재도 있다. 겉과 속이 동일한 인물도 있다. 그건 직장을 다니는 일반인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돈을 단기간에 벌 수 있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이미 초등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 되었다. 시대별로 선호 직업이 바뀌는 상황에서 연예인은 이제 많은 이들이 꿈꾸는 직업군이 되었다.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 "염전에서 욜로를 외치다" 특집|

김구라가 비난을 받는 것은 그동안 쌓인 불편함에서 비롯된 결과이기도 하다. <라디오스타>에서 김생민의 절약에 대해 조롱을 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있다. 이는 그저 김생민에게 한 행동 하나에 대한 분노가 아니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이질감이 원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라디오스타>에서 이런 식의 조롱은 일상이 되어왔다. 얻어 걸리듯 이 방송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선보이고 성공하는 이들도 있지만, 왜 이런 방송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호불호가 강한 프로그램이 되었을 것이다.

'김생민 조롱'이라는 열쇠말은 어제 하루 종일 화제였다. 해당 프로그램 피디가 직접 사과를 하고, 김구라도 김생민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사과를 했다고 했다. 김생민 역시 아무런 문제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 간에는 문제가 없이 정리가 된 듯한 모양새다. 쇼 비지니스 세계에서 이 정도 논란으로 서로를 비난해봤자 모두에게 손해라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다. 오늘 싸우고 내일 만나 다시 웃으며 방송하는 것이 그들의 생리니 말이다. 참을 인자를 써가며 돈을 버는 직업이 연예인이라는 직업군이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경우는 다르다. <라디오스타>에서 보인 행태에 시청자들이 다른 때와 달리 크게 분노를 표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김생민의 절약은 그들 세상에서는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서민들 입장에서 김생민의 절약은 특별한 공감을 갖게 한다. 그렇게 아끼지 않으면 절대 살아낼 수 없는 게 이상한 나라의 연예인들과 다른, 현실 속 일반 서민의 몫이니 말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 "염전에서 욜로를 외치다" 특집|

김구라는 김생민을 조롱하면서 역린을 건드렸다. 프로그램 하나 출연해도 일반인들 월급 그 이상을 받는 그들에게 서민의 삶은 낯설 것이다. 김생민도 부자다. 아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오랜 시간 방송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많은 돈을 번다. 과거 어려운 시절 체득된 절약이 일상이 되고, 그렇게 가족을 위해 사는 그의 행동이 과할 수도 있지만 서민들에게 김생민식 절약은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한 달 열심히 살아도 결코 여유롭게 살 수 없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물론 그 안에도 여유를 일상으로 삼을 수 있는 계층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대다수의 서민들은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치밀하고 정교한 계획이 없다면 당장 내일을 기약할 수 없을 정도이다.

김구라의 고질적인 문제와 함께 척박한 현실을 버텨내야만 하는 서민들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 분노의 근본이라고 볼 수 있다. 김생민은 한 달 200만원 벌어 사는 서민이 아니다. 쇼 비지니스의 삶과 일반 서민의 삶은 규모 자체가 다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분노하는 것은 절약을 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자신의 삶을 김생민의 절약에서 찾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구두쇠 같이 지독하게 절약하는 김생민을 조롱하는 것은 곧 나를 비난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방송을 보면서 누군가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런 점에서 <라디오스타> 김생민 조롱 논란은 단순히 방송 그 자체에 대한 문제만은 아니다. 고질적인 김구라에 대한 반감과 서민의 삶을 대변하는 김생민을 조롱하는 그 분위기에 대한 분노로 다가온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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