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후보직을 자진사퇴했다. 주식 내부거래 의혹이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의혹들은 분명 사실과 다르다"면서도 "임명권자와 헌법재판소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걸 원치 않는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연합뉴스)

1일 오전 이유정 후보자는 사퇴의 변을 발표했다. 이 후보자는 "그동안 저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 특히 주식거래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청문회 과정을 통해,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자세히 설명드린 바와 같다"면서 "주식거래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들, 제가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불법적인 거래를 했다는 의혹들은 분명 사실과 다름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유정 후보자는 "그러나 그와 같은 설명과는 별도로, 그런 의혹과 논란마저도 공직 후보자로서의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면서 "그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유정 후보자는 "저는 오늘 이 시간 부로 헌법재판관 후보자로서의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면서 "저의 문제가 임명권자와 헌재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니며, 제가 생각하는 헌법재판관으로서 역할도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저의 사퇴로 인해 헌재의 다양화라는 과제가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유정 후보자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 막대한 주식 시세차익을 얻어 내부거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이 후보자의 남편은 지난해 2월 2억9000만 원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재산을 신고했는데, 이 후보자 지명 이후 신고한 재산에는 주식 보유액이 15억1000만 원으로 늘어나 있었다. 특히 '가짜 백수오' 파문이 일었던 내츄럴엔도텍의 비상장주식을 사들인 뒤 이를 통해 5억 원대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이유정 후보자는 "주식투자에 있어 위법이나 불법이 개입된 적은 없다"면서 "미래컴퍼니는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 없고 이 회사 사건을 수임한 적이 없는 만큼 내부정보를 이용한 것이 아니다"라고 항변한 바 있다. 이 후보자는 내츄럴엔도택과 관련해서는 "내가 일해 온 법무법인이 내츄럴엔도텍 사건을 수행한 것도 내가 주식을 산 뒤 1년 6개월 뒤의 일이며, 가짜 백수오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한 뒤에야 주식을 매도했기 때문에 내부정보를 이용한 거래라고 볼 수 없다"고 해명했었다.

금융감독원은 이유정 후보자의 주식거래 의혹과 관련해 금융당국에 진정서가 접수되면 조사를 검토하겠는 의사를 밝혔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신환 의원이 진정서를 접수하면 해당 내용을 검토해보고 조사가 필요한 사안인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1일 오전 10시 30분 바른정당 오신환 의원은 금융위원회를 방문해 이유정 후보자의 주식 내부거래 의혹 조사를 위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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