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아름잡고 편안하며 반가운 예능이다. 이효리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는 것 하나로 충분하지 않은 예능이기도 하다. 이효리와 이상순의 인연과 결혼, 그리고 천생연분일 수밖에 없는 이들의 일상. 여기에 민박을 통해 다양한 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과정은 예능적 재미만이 아니라 함께 어울리는 삶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소길리 민박집;
아이유의 독특한 패션 감각과 효리가 들려주는 부부 요가, 그리고 공감의 힘

효리네 민박은 이제 마지막 손님을 받았다. 영원할 것 같은 이야기도 언젠가는 끝날 수밖에 없다. 과연 이효리 부부와 아이유가 함께하는 민박 이야기가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은 첫 회 방송이 끝난 후 쓸 데 없는 걱정이었음이 드러났다. 왜 그동안 예능 피디들은 이 부부를 생각하지 못했는지 그게 이상할 정도였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 했던 이효리 이상순의 집은 충분히 많이 보여졌다. 그들의 집 속속들이 다 드러낸 <효리네 민박>은 그렇게 막연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역할도 했다. 워낙 유명했던 이효리의 결혼과 제주의 삶. 그 모든 것이 많은 이들에게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고, 궁금함을 증폭시키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

수없이 울려 대는 초인종 벨로 인해 소리를 막아야 했고, 마치 감시자들처럼 바라보는 이들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삶을 살아야 했던 이들 부부에게 이 예능은 그래서 중요했다. 그 모든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그들을 찾고 그런 낯선 상황에서도 효리와 상순 부부는 자연스럽게 그들과 하나가 되었다. 낯가림이 심한 아이유 역시 자신의 역할이 충실하며 그들의 민박집은 성황일 수밖에 없었다. 어울림이 무엇인지 아는 이들 부부의 모습은 의외로 다가왔다.

그동안 언론으로 포장된 이들 부부의 모습은 단출했다. 기존 이효리라는 강렬한 이미지에 연주 장인인 이상순라는 이상한 조합의 결혼에만 집중했다. 안에 들어가 직접 보지 않는 한 알 수 없는 이들의 본질은 <효리네 민박>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효리가 왜 이상순을 사랑했는지, 그리고 이들 부부가 천생연분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온 국민이 확인하게 되었다. 외모나 알려진 인지도가 행복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님을 증명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외모보다는 그 사람의 내면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 물론 이효리가 얻은 엄청난 부가 그런 편안함과 행복을 만드는 단초가 되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다른 일을 하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부가 본질이 될 수는 없다. 그 부는 부수적인 편리함을 부여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가치를 앞설 수는 없으니 말이다. 이들 부부에 대한 애정이 샘솟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런 그들의 솔직함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

귀가 들리지 않아 상대를 더욱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된 담이, 오랜 연애 끝에 결혼하고 열심히 사는 20대 젊은 부부. 그들이 보여준 제주 여행은 효리 상순 부부, 그리고 아이유와 너무 잘 어울렸다. 화려하거나 특별하지 않아도 그저 그렇게 함께 어울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이효리와 아이유의 모습을 보면 마치 친자매 같은 생각이 들게 한다. 허물없이 다가와 챙기는 효리의 모습에는 가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상대를 바라보고 애써 포장하지 않는 날 것의 이야기는 솔직함으로 다가온다. 낯가림이 심했던 아이유도 편안하게 다가가며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것은 예능에 최적화가 되지 않아 더욱 진솔함으로 다가왔다.

미용사 부부에게 효리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했다. 물론 이미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했었기 때문에 특별하게 낯설지는 않다. 이발사였던 아버지, 남편을 도왔던 아내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돕던 어린 효리. 그 가난을 더는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 효리의 솔직함은 그래서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숨기지 않은 솔직함은 상대를 움직이게 하는 강력한 힘이니 말이다.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효리네 민박>은 청정 예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할 수 있다. 수많은 관찰 예능이 넘쳐 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프로그램은 과도한 경쟁이 만든 과격함이 무의미함을 보여주고 있다. 관찰형 예능이 나아갈 길을 <효리네 민박>은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젊은 부부를 위해 부부 요가를 가르치는 이효리. 맞춤형 요가를 통해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이효리는 요가 강사를 해도 큰 성공을 할 것 같아 보인다. 부부 요가를 하면서 보여준 이효리의 공감 능력은 아름답게 다가왔다. 상대를 충분히 이해하고 접근하는 이효리의 모습은 왜 그동안 우리가 보지 못했는지 의아할 정도였다.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

아무 표정 없이 상대를 바라보는 행위는 평소 거의 할 수 없는 행동이다. 꾸며내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표정을 바라보는 것은 상대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한다는 점에서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무표정한 얼굴을 통해 상대가 나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확인하게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가슴 맞대고 안아주기 역시 형식적인 포옹이 아닌, 뜨거운 심장이 서로에게 전해질 정도의 깊은 포옹으로 힐링을 하게 만든다. 대단할 것 없어 보이지만 그 작은 행동들이 곧 타인을 제대로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이효리의 공감 능력은 특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함께 퇴실을 하던 담이와 젊은 부부는 마지막 여행을 했다. 젊은 부부가 제안한 이 배려는 2박 3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만들어진 정일 것이다. 살아온 과정이 다르지만 그렇게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면서 친해진 그들에게 효리네 민박에서 보낸 그 짧은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감동 그 이상의 추억이었을 것이다.

새롭게 머리를 하고 행복해진 이상순. 그렇게 그들의 민박집을 찾은 새로운 여행객들. 담배 회사 직원들과 여자 경찰들은 <효리네 민박>의 마지막 손님이 될 듯하다. 특별판까지 14회로 마무리되는 이 프로그램은 그래서 아쉽다. 시즌제가 되기 위해서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방송 후 쏟아지는 과도한 관심은 이들 부부를 더욱 힘겹게 만드니 말이다. 많은 이들은 <효리네 민박> 시즌 2를 기대하고 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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