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가 리듬체조 선수에서 은퇴한 이후 눈을 돌린 건 연예계다. 일반적인 행보라면 체육계 행보였겠지만, 더 쉬운 곳으로 눈을 돌린 듯하다.

연예계에 진출하는 전직 스포츠 스타는 많았다. 그러나 특별한 끼를 보이지 못한 스타들은 모두 다시 제 갈 길을 가는 과정을 거쳤다.

살아남은 전직 스포츠 스타 방송인은 강호동과 안정환, 서장훈 정도. 이는 결코 연예계가 쉬운 곳이 아니란 것을 대변하는 것으로, 쉽게 들어와 쉽게 나가 버리며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데서 그들의 모습이 결코 좋아 보이지 않는다.

전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 Ⓒ연합뉴스

일반인들이 마뜩잖게 생각하는 건 ‘너무 쉬워서’이다. 그저 자기가 하고 싶으면 진출하는 것이 연예계처럼 보여서 마뜩잖게 여기는 것. 실제로 누군가에게는 그런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천수도 은퇴와 함께 연예계 진출을 선언하고 바로 연예계에서 활동했지만, 좋지 않은 성적을 받아 들었다. 문제는 그가 활동하는 동안 출연한 방송이 전부 방송사 대표 예능 프로그램이었다는 것이다.

남들은 수년을 고생해 그곳에 서 볼까 말까 하는 곳인데 계단도 아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 가 활동하는 모습이 달가울 리 없다.

스포츠 스타라는 칭호를 받기 위해 노력한 과정은 있지만, 연예계 스타라는 칭호를 얻기 위해 노력한 과정은 없는 이들의 끼어들기는 기존 노력형 스타나 연예계 지망생에겐 자괴감을 주며 자연스럽게 시장의 적이 되어 왔던 게 사실이다.

손연재 또한 마찬가지다. 은퇴와 함께 다음 길을 정한 것이 연예계이고, 그녀는 역시나 초고속 점프 포지셔닝을 하려는 중이다.

첫 프로그램은 EBS의 <이것이 야생이다> 출연이었고, 김국진과 함께 출연해 방송가 데뷔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어 손연재는 MBC ‘아육대’ 출연을 결정했다. 전현무와 함께 MC를 맡은 건데 이런 기회는 흔치 않다.

EBS1 자연 다큐멘터리 <이것이 야생이다>

물론 ‘아육대’와 손연재의 연관성은 있다. 체조계 스타라는 점. 그렇기에 직접적 연관성은 찾을 수 있지만, 그래도 결과가 아닌 과정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럽지 못한 합류기에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다.

SBS 새 파일럿 예능인 <내 방 안내서> 출연은 연관성이 크게 없다. 상대가 되어줄 덴마크 정치평론가가 셀럽의 위치에서 자신과 방을 바꿔 생활하는 것을 엿보는 컨셉이기에 직접적 연관성은 없다.

유명 스포츠 스타로 다양한 예능에 셀럽으로 출연한 것이야 일회성이기에 좋게 바라볼 수 있지만, 그녀가 연예계로 진출하는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 껄끄러운 정치계 루머도 걸리고, 스타에서 스타로 이동하는 과정 또한 대중을 이해시키긴 어려운 부분.

연예 스타로서의 끼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스타의 자리로 올라가는 것이 아닌, 기존 브랜드의 힘으로 타 영역에 진출하는 모습은 아무리 좋게 봐주려 해도 마뜩잖게 다가온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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