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차원에서 5.18 TF팀을 가동한다고 한다. 물론 국방부가 자신들의 민낯을 모두 공개할 수 있을지 의아해 하는 이들도 많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지만 모든 것이 완벽하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그저 대통령만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여전히 변화는 쉽지 않다.

4번째 5.18 진상위;
진실은 영원히 잠들 수 없다, MBC 총파업 새로운 언론의 시작

문 대통령의 지시로 5.18 특조위가 시작된다. 여기에 국방부 차원에서도 5.18 TF를 구성해 본격적인 조사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정원 적폐청산 TF가 발족하며 그동안 숨겨져 왔던 비리들이 속속 드러나는 것을 보면 국방부 차원에서 제대로 수사를 하면 많은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언론은 철저하게 권력에 무릎을 꿇어왔다. 일제의 만행에 맞서던 언론들은 이름은 같지만, 광복 후 스스로 친일이 되고 친독재를 찬양하는 도구로 전락한 지 오래다. 방송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권력자를 찬양을 하는 도구로 '땡전 뉴스'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진 것처럼 그들은 권력에 아부하는 존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1980년 신군부는 언론 길들이기를 위해 언론 통폐합을 했다. 전두환 노태우 시절 언론은 그렇게 언론으로서 본분을 발휘하지 못했다. 박정희 시대로 회귀하기 바란 이명박은 종편을 만들어 언론을 거수기로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MBC는 총파업을 묻는 투표를 시작했다. KBS 역시 고대영 사장이 물러나지 않으면 총파업도 불사한다고 밝혔다. 이명박근혜 시대 빼앗긴 언론의 자유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다. 이 상황에서 MBC는 자유한국당이라는 뒷배를 두고 몽니를 부리기에 여념이 없다.

극우 정당의 당대표의 MBC만 남았다는 말에 고무되었는지 모르지만 문 대통령의 언론 정상화 발언마저 비난하며 자신들이 곧 언론이라고 외치는 웃지못할 상황은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든다.

MBC 경영진의 패악질은 이제는 마지막 발악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당한 노조 파업에 맞서 파업을 방해하는 경영진의 악행은 노골적이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그에 대한 보답을 하겠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그들은 언론인들을 여전히 하찮은 권력의 종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이명박 시대 국정원을 어떤 식으로 활용해왔는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명박의 충견이었던 원세훈을 앞세워 그들이 저지른 일들이 국정원 적폐청산 TF 팀으로 인해 모두 드러나고 있다. 국정원이 어떤 식으로 정치에 개입하고 선거 조작을 해왔는지 그 실체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이명박이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악용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일이다. '논두렁 시계'라는 존재하지도 않는 단어를 만들어 망신 주기를 행한 이명박의 악행은 이번 기회에 모두 드러나야 한다. 삭제가 존재하지 않는 국정의 메인 서버, 분명 국정원 서버에는 증거들이 남겨져 있을 것이다.

전두환은 자서전을 통해 자신이 여전히 건재함을 알리고 싶었는지 모른다. 이명박근혜가 권력을 잡으며 그런 욕망은 더욱 타올랐을 것이다. 과거로 회귀하는 권력 앞에서 전두환은 그게 곧 자신의 세상이라 확신했을 테니 말이다.

전두환이 내뱉은 말도 안 되는 막말들은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그를 옥죄기 시작했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수많은 비밀들을 이번에는 꼭 밝혀야 한다는 국민들의 의지가 다시 솟아 오르고 있다. 문 정부 역시 후보자 시절부터 5.18의 진실을 밝히겠다고 선언한 만큼 철저하게 진실을 밝히는 노력을 할 것이다.

"프랑스의 궁정화가였던 자크 루이 다비드가 그린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루브르를 들른 이라면 누구든 이 웅장하고 화려한 그림 앞에 멈춰 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나폴레옹의 대관식이라면서 왜 그림 속의 장면은 왕비 조세핀에게 관을 씌워주는 모습일까… 사실 그날 나폴레옹은 대관식 도중에 교황이 들고 있던 관을 빼앗아 스스로 머리 위에 올렸습니다"

"자신이 교황의 권위를 초월한 존재임을 과시하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용(御用)화가 다비드는 혹여나 논란이 될까를 두려워해서 그 장면을 그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스스로 왕관을 쓴 나폴레옹이 왕비 조세핀에게 관을 씌워주는 순간만을 그림에 담았고, 영웅의 신화는 그렇게 완성됐습니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하긴 나폴레옹이 유배당했던 엘바 섬을 탈출해서 파리로 입성하기 직전까지 20일 동안 시시각각 변화했던 프랑스 언론들의 논조를 보면 다비드의 그림 정도는 애교일지도 모릅니다. 나폴레옹에 대한 호칭은 '살인마' '괴수'에서 시작해서 '폭군' '약탈자'로 조금씩 순화되더니 급기야 '황제폐하께옵서는… 궁전에 듭시었다'는 낯 뜨거운 표현으로까지 변모합니다"

"권력에 엎드린 언론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장면이기도 하지요. 예술과 언론은 그렇게 해서 나폴레옹에게 왕관을 씌워준 것입니다. "한강을 넓고 깊고 또 맑게 만드신 이여 이 나라 역사의 흐름도 그렇게만 하신 이여 이 겨레의 영원한 찬양을 두고두고 받으소서" 신군부 우두머리의 56회 생일을 기념해 지어졌다는 송시"

""깡패 같은 놈들이라 치켜세우면 덜 죽일 것 같아서"였다. 세상 물정에 어두웠다던 시인은 훗날 그렇게 말했다지만 그것이 단순히 '천진'함으로 기억될 수 없음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또한 다비드의 그림 속 나폴레옹처럼. 스스로 권력이 되었던 그가 권좌에 있는 동안, 제가 몸담았던 언론의 모습 역시 나폴레옹 앞에 엎드렸던 언론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미당 서정주의 시 역시 그에 비하면 애교였을지도 모르지요. 그렇게 37년. 언론이 외면했으며 목격자들은 가슴에 묻었던 광주의 이야기들은 다시 세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독재자에게 씌워졌던 관은 벗겨진 지 오래지만, 그에게 관을 씌워주었던 언론에게도 지금은 참으로 처연한 계절입니다"

나폴레옹을 그린 프랑스 궁정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의 이야기로 시작된 '앵커브리핑'은 대한민국의 언론 이야기로 향한다. 다비드는 폭군인 나폴레옹의 위세에 짓눌려 교황이 들고 있는 왕관을 빼앗아 스스로 머리에 올린 사실을 외면했다. 교황의 권위를 초월한 존재임을 알리고 싶었던 나폴레옹의 이런 행동을 그대로 담지 않은 다비드.

궁정화가인 다비드만이 아니라 프랑스 언론들 역시 수시로 논조를 바꾸며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살인마' '괴수'에서 시작해 '황제 폐하'로 변하는 나폴레옹에 대한 언론의 논조는 그저 프랑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 역사 속에서 이런 모습은 너무 익숙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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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시인으로 알려진 미당 서정주는 그저 일본의 압제에만 굴복한 것은 아니다. 전두환을 찬양하는 시를 그의 56회 생일을 기념해 지었다. 사람은 변하기 어렵다. 일제를 찬양하는 시를 썼던 시인은 독재자를 찬양하는 시로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하기도 했다.

우리 언론은 어떤가? 1980년 5월 언론은 독재자에 굴복해 광주를 외면했다. 위르겐 힌츠페터가 기록한 광주학살 장면들은 힘겹게 일본을 통해 독일로 전해져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광주를 제외한 도시는 평화롭기까지 했던 1980년 5월은 대한민국 언론사의 최악의 순간이었다.

한겨레신문은 전두환의 최측근인 최세창이 발포 명령이 내려진 부대 책임자였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그 과정에서 발포 명령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기록을 찾아가고 있다. 결국 군에서 숨겨두고 있는 비밀 자료들 속에 그 답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미 군 내부에서 기록 자체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변경한 흔적이 나왔다는 점에서 불안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다비드와 서정주, 그리고 언론들이 절대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행한 행동. 진실 앞에 침묵한 언론은 더는 언론이 아니다. 80년 5월 광주에서 MBC 방송국이 불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그들은 다시 한 번 깨달아야 할 것이다. 언론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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