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요즘 언론 환경을 보면 기묘한 기분이다. 보수언론의 바뀐 듯하면서도 바뀌지 않은 태도 때문이다. 매일 “이게 뭐지” 싶다.대우조선해양을 예로 들어보자. 정부는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도 민영화 해 한화그룹에 넘긴다는 설도 부상하고 있다. 한국판 군산복합체의 새로운 탄생인가? 두고 볼 일이다.노조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니다. 이른바 ‘통짜매각’이고, 한화그룹이 원래 갖고 있던 조선산업 기반은 없다는 점에서 구조조정의 우려도 다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미디어스=이명재 칼럼] 한국언론에 놓인 주요 과제 중 하나에 공영언론의 강화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공영언론사 주변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공영언론의 공영화’가 아닌 공영언론의 탈(脫)공영으로의 흐름을 보인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아닌 과거로의 퇴행을 보이고 있는 양상이다.이 글을 쓰고 있는 9월 26일, ‘TBS 폐지 조례안’이 서울시 의회에 상정되며 서울시의회 주변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언론의 자유를 박탈하는 폭거”라는 반발의 목소리를 뚫고 결말이 어떻게 날 것인지는 예상하기 쉽지 않지만 폐지, 혹은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가족오락관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고요 속의 외침’이라는 코너가 인기였다. 귀를 막은 상태에서 옆사람이 외치는 단어를 파악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형식이다. ‘전갈’이 ‘호텔’을 거쳐 ‘오뎅’으로 변하는 과정을 즐기는 게 포인트다. 대통령의 실언을 여당이 옹호하는 광경을 보며 이 코미디가 떠올랐다.한 가지 확인하자. ‘잡음 제거 음성’이라는 것은 과연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음성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주변의 잡음만 제거하는 게 과연 가능한가? 특히 행사장에서 여러 소리가 뒤섞여 있는 음성이다. 발성을
[미디어스=김서중 칼럼] 언론의 제1기능은 사회 제반 권력의 비판·감시·견제다. 선한 권력이야 별문제 없겠지만, 권력을 부당하게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세력에게는 눈엣가시다. 그래서 부당한 권력일수록 언론 장악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동안 공영방송에 끊임없이 불만을 제기한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도 그 유혹을 극복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곳곳에서 공영방송 장악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뜻있는 공영방송 구성원들은 당연히 권력의 침탈에 저항할 것이고 암흑의 긴 터널을 지나는 고통을 감내해야 할지도 모른다. 더 큰 우려는 장악된 공영방송이
[미디어스= 채영길 칼럼] 민주화 이후 지난 40년은 시민을 “위한” 미디어 시대였다. 언론은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자임하며 여론 형성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TV와 라디오는 이에 더하여 시민들의 문화생활을 위한 각종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공급해 왔다. 법과 제도 역시 시청자와 독자 및 이용자 권리 진흥을 위한 규제 정책을 만들어 왔다. 다양한 공공 조직과 기관 및 위원회도 시민을 “위해” 조직되어 이러한 정책을 실행해 왔다. 이는 시민을 위한다고 주장하는 정치인과 관료로 조직돼 운영되는 대의 민주주의 시스템과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반등하는 모양이다. 이런 저런 해석이 나오지만, 사실 남 탓 하면서 자기 편 결집을 유도하는 한국 정치의 뻔한 문법에 따른 결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걸 ‘성공 공식’처럼 받아들여선 곤란하다. 이 역시 한국 정치의 예정된 결말, 즉 정권의 실패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지지율 반등에는 지지층 결집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세대 구분을 봐도, 지역 구분을 봐도 마찬가지다. 추석 연휴 전후에 지지층 결집이 일어날 만한 어떤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이재명 장군에 김건희 멍군, 추석 민심 승자는 어느 쪽일까? 무승부고 정치권 각자도 그 정도 성적을 기대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 해석일 듯하다.현안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는 ‘정치보복’으로 볼 것은 아니고, 김건희 여사에 대한 여러 의혹은 특검으로 밝힐 일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상식적인 얘기다.국민의힘 지지층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는 무조건 정당하고 김건희 여사 특검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일 것이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는 억울한
[미디어스=정연구 칼럼] 상당히 많이 헷갈리기도 한다. 여 대 야의 구도가 개입하는 바람에 지금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고 있는 큰바람이 어디로 불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내로남불형 진영논리에 갇혀서 민주주의를 향한 새로운 기운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다시 한 번 더 도약시킬 도도한 물결이 흘러가고 있음에도 관심을 쏟지 못하고 있다. 직업정치 분야에서 도드라지고 있지만, 사실은 대한민국 다양한 부문에서 일관되게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 주요 관심사가 되지 못하고 있다.여야가 아닌, 민주 대 반민주
[미디어스 김민하 칼럼] 상대방이 잘못했다고 내가 잘한 게 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우리 정치에선 내 잘못이 문제가 될 때는 상대방 잘못을 거론하라는 게 모범답안처럼 돼 있다. 추석을 앞둔 이재명 대 김건희 대전 구도가 보여주는 게 이것이다.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이재명 대표 촐석 요구가 야당 탄압이라는 불순한 의도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명절 밥상’에 이재명 대표 수사 건을 올려 망신을 주겠다는 것 아니겠느냐는 거다. 이재명 대표 본인이 적극적으로 이 해석을 말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출석 요구에 불응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미디어스 김민하 칼럼] 영화관이 필요없는 나라이다. 9시 뉴스가 안방극장이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정치권 뉴스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거의 모든 언론이 국민의힘 의원총회의 ‘비대위 시즌2’ 결정에 비판적이지만 딱한 사정도 있다는 생각이다. 직무 정지로 주호영 비대위원회는 사실상 유지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도부가 법률검토를 한 대로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제외한 비대위 운영이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이준석 전 대표 측이 법적 대응을 재차 예고한 탓에 리스크가 없지 않다.법원 판단의 취지대로 이준석 지도부 체제를 복구
[미디어스 김민하 칼럼] 대통령실의 일부 인사 개편이 단행됐다. 홍보수석이 교체됐고 정책조정수석이 신설됐다. 쇄신 의지로 볼 수 있을까? 대다수 언론은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내용물이 그대로인데 포장지만 바꾸는 걸로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참사’에 가까웠다. 쇄신 의지를 밝히고 국정 방향을 전환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었지만 하나마나한 이벤트로 사실상 기회를 날려버린 꼴이 됐다. 취임 100일 만에, 그것도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성과 보고’에 전체의 절반 가까운 시간을 쓴
[미디어스 김민하 칼럼] 이준석 대표의 기자회견을 본 윤석열 대통령은 복잡한 심경일 것이다. 그냥 내버려 뒀더라도 차기 전당대회로 가는 과정에서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은 자연스럽게 조정됐을 것이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와 ‘친윤’의 갈등 구도를 방관하거나 오히려 부추긴 결과, 스스로 ‘비윤’의 구심을 만들어버린 셈이 됐기 때문이다.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의혹에 대한 유튜브 방송과 윤리위 제소 및 결정 등에 있어서는 어디까지가 ‘윤심’의 작용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최근 비대위 전환은 용산의 ‘오케이 사인’이 작용한 게
[미디어스 김민하 칼럼]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왔다. 휴가 동안 많은 일이 있었기에 복귀 일성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아직 메시지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언론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라 본다. 자세를 낮추고 국민의 말을 경청하면서 민생을 챙기겠다고 하면서도 인적 쇄신은 없다는 취지일 거라는 게 언론 보도의 내용이다.다만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대한 조치는 있을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겠다는 설익은 정책이 논란이 된 데다 외고 폐지까지 문제가 되면서 조선일보 등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집권 3개월도 안 돼 자기들끼리 싸우다 집권세력이 비상상황을 맞이했다는 얘기는 적어도 최근 들어선 본 일이 없다. 전 국민이 매일 매일 새로 갱신되는 한국 정치의 역사적 순간을 목도하는 중이다.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사람들은 저항할 태세지만 비대위 전환은 불가피할 듯하다. 당헌 당규 상의 난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현실 정치에서 그런 건 다 부차적이다. 비대위로 가고자 하는 쪽에서 어떻게든 돌파할 수 있는 근거를 대기만 하면 된다.최고위원이 모두 사퇴해야 비대위로 갈 수 있다는 해석이 있지만 이건 주장하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총경들이 모여 행안부에 경찰국을 설치하는 방안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주모자를 대기발령 조치했다는 뉴스를 보며 영화 ‘부당거래’를 떠올렸다.이 영화에서 경찰들은 같은 경찰인 주인공이 부당하게 대기발령됐다는 이유로 대낮부터 삼겹살을 굽고 소주를 들이키며 사보타주를 감행한다. 지방경찰청장이 현장을 찾아 주인공과 독대하자 동료 경찰들은 실력행사가 효과가 있다며 역시 노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둥 한다. 그러나 실상 지방경찰청장이 태업 현장을 방문한 것은 인사처분을 철회하는 대가로 주인공에게 부당한 임무를 맡기기 위한 목
[미디어스=유영주 칼럼] 청년크루 4명이 기후위기 지구를 구하자고 나섰다. 성우 또는 뮤지컬 배우를 지망하는 학교 밖 청소년 DJ 고목, 큐시트에 빈틈없이 비거니즘을 채워넣는 달복 PD, 큰언니 같은 엔지니어 운조, 백아산 깊은 곳 수련하러 떠난 코니 PD. ‘어몽얼쓰’는 이 청년들이 풀어가는 예사롭지 않은 방송 미션이다. ‘어몽얼쓰’ 방송 제작은 세 갈래로 진행 중이다. 주간 정규방송, 월간 유튜브라이브, 격월간 미디어액션 등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조금만 설명을 보태겠다. 광주시민방송(88.9MHz) 정규방송프로그램 '어몽얼쓰'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북한 선원 강제 북송을 둘러싼 정치권의 입씨름을 보고 있자면 서글퍼진다. 진중하게 논의할 가치가 있는 문제도 저질스런 공방으로 소모해버리는 현실 정치의 민낯이 가감없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북한 눈치를 보느라 혹은 부적절한 거래를 위해 선원들을 사지로 내몰았느냐는 주장과, 그러면 엽기 살인마를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들여 보호해줘야 하느냐는 항변의 충돌이 보여주는 바가 바로 그렇다.결론적으로 말해서, 문재인 정권은 문제를 잘못 처리했다고 본다. 어떤 이유로든 간에 정당한 재판과 이에 따른 처벌을 기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 대한 중징계 결정은 예상대로인 동시에 예상 외였다. ‘이럴 줄 몰랐어?’란 점에서 예상대로고, ‘이렇게까지 하나?’란 점에서 예상 외다.이준석 대표의 항변과는 달리 성상납 의혹은 일반 국민의 시각으로 볼 때 어느 정도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의 ‘7억 각서’의 존재 때문이다. 이런 문서가 등장하는 것은 ‘무마용’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다. 이걸 증거인멸 시도의 흔적으로 본다면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의혹의 개연성을 일부라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국민의힘 윤리위원회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여야 모두 ‘청년 리더십’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현안이다. 이 갈등의 궁극적 결말은 절망일 수도, 희망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희망을 말하기 쉽지 않다. 이 상황 자체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먼저 더불어민주당이다.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이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전당대회를 둘러싼 세대 대결 구도는 더 복잡해졌다. ‘97그룹’이 ‘86세대’와 구체적으로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는 가운데 세대교체를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할 자격(?)을 갖춘 당권주자가 출현한 셈이기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한 전문가가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총장’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슨 뜻인가? 대통령이 되었지만 대통령직과 검찰총장직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용산 대통령실이 아니라 ‘대검 용산분실’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고 하니 상황이 심각하다.최근 불거진 논란은 이게 ‘아픈 지적’임을 절감하게 한다. 가령 경찰 인사가 잘못 발표된 걸 놓고 ‘국기문란’이라고 한 일을 보자. 무엇이 국기문란이라는 것일까? 대통령은 세 가지를 얘기했다. 첫째, 경찰이 스스로 추천한 인사가 그대로 고지됐다. 둘째,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