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우리 객원기자] “진짜 도둑맞았네, 남 번역가한테. 어처구니 없음. 페미 돈 된다고 하니까 별별 일 다 생기네.”신간 의 번역가 김성준 씨에 대한 한 온라인 서점 회원의 평가다. 이러한 비난이 온라인 서점뿐 아니라 트위터에 만연하다. ‘재기(자살)하라’는 말도 나올 정도로 여론이 험악하다. 여론의 요지는 ‘페미니즘 책은 돈이 된다. 그런데 여성혐오 발언을 한 부르주아 남성 김성준 씨가 그 몫을 젠더 권력으로 차지했다. 그리고 그의 번역에는 여성 혐오가 반영됐을 것이 뻔하다’이다. 하지만 번역가를 문제 삼으면서, 정작 책의 내용이나 번역의 질을 제대로 확인한 의견은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김성준 씨의 발언과 과거 게시물들을 맥락을 소거하고 왜
모든 '미투'는 정의로운가? 조선일보 박은주 디지털편집국 사회부장의 칼럼(3월 17일 자) 제목이다. 이 물음은 미투 관련 기사 댓글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페미니즘에 반대하고 ‘이퀄리즘’을 표방하는 자들의 단골 문제 제기다.그래서, 모든 미투는 정의로운가? 당연히 아니다. 모든 남성이 정의롭지 않듯이. 명제 '모든 S는 ~하다'는 수학적 진리가 아닌 이상, S에 어떤 주장이 와도 거짓이다. 그래서 이 물음은 답변보다도 그 의도가 중요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같은 칼럼은 일종의 이퀄리즘이며, 그 의도는 ‘꽃뱀 단속’이다. 그리고 이는 미투를 위하는 척 방해한다. ‘꽃뱀 포비아’라는 2차 가해미투는 성폭력 신고의 사적 폭로 버전이다. 그래서 ‘모든 미투는 정의로운가?
, . 모두 베스트셀러 소설 의 대항마를 표방하고 나선 이야기다. 이들은 공통으로 이 너무 여성 편향적이라고 주장한다. 남성의 고통 없이 여성의 고통만 이야기하는 것은 왜곡된 현실이며, 남녀 편 가르기만 조장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남성적 고통 서사’는 성공할 수 있을까?여성적 고통 서사: 경험적, 통계적, 이론적 뒷받침성공한 여성적 고통 서사인 부터 살펴보자. 우선 의 가장 큰 서술적 특징은 소설보다는 르포에 가까울 정도로, 이야기 사이사이에 통계를 배치한 점이다. 이 통계는 주인공 김지영이 겪는 부당한 상황마다 그것이 여성 일반의 현상임을 증명한다. 또 소설 속 통계는 빙산의
[미디어스=도우리 객원기자] ‘반(反) 메갈은 돈이 된다.’ 논객 박가분 씨가 최근 게임업계 페미니스트 사상검증 사건들에 관해 주장한 바이다. 박가분 씨는 칼럼 ‘서브컬쳐계의 ‘메갈 보이콧’ 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서 메갈 관련 밈(meme)을 쓰는 자는 혐오세력이며, 그러한 사람이 제작한 콘텐츠에 대한 불매 운동은 정당하다는 논리를 펼쳤다. 그리고 이 논리는 게임회사 넥슨의 김자연 성우가 메갈리아 후원 티셔츠를 인증했다고 계약해지 당하고, 그룹 에이핑크의 손나은 씨가 ‘girls can do anything’이 적힌 핸드폰 케이스를 가졌다며 비난받고, SBS 라디오 작가가 친 페미니즘 커뮤니티 소속이라는 이유로 부서 이동을 발령받는 등 페미니스트 사상검증 사건 때마다 반복됐다. 과연 페미니스트 사상검증
[미디어스=도우리 객원기자] tvN의 새 드라마 가 스무 살 이상 차이 나는 주인공들의 러브라인으로 논란이 일었다. 제작진은 인물 관계도에서 연애 관계 표시를 지우고, 두 주인공은 러브라인이 없다고 해명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연애 자체는 지탄받을 일이 아니다. 문제는 나이 차이를 둘러싼 맥락이다. 는 방영 이전부터 홍역을 치렀다. 원래 주인공 박동훈(이선균)의 형 역할로 캐스팅됐던 오달수 씨가 미투 고발 건으로 교체됐기 때문이다. 가 유독 거세게 지적 받은 것도 미투 운동의 맥락에 있다. 미투의 가해자들은 지금까지 모두 상사, 선생님, 선배 등 ‘나의 아저씨들’이었기 때문이다.또 극 중 삼형제의 막내 기훈(송새벽)과 최유라(
[미디어스=도우리 객원기자] 펜스 룰(pence rule). 성폭력이 일어날 소지를 없애기 위해 아예 남성과 여성을 격리하자는 규칙이다. 미투 운동이 이어지자 성폭력 대안 중 하나로 나왔다. 새로워 보이지만 ‘남녀칠세부동석’의 다른 버전이다. 종교 시설에서의 여신도와 남신도의 공간 분리, 남녀 사이는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격언 등 우리 사회에 오래 전부터 자리 잡은 가치관이다. 즉 펜스 룰은 일종의 성 보수주의다. 성 보수주의는 성폭력 위험을 줄이는 듯 보이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성 보수주의, 약자 섹슈얼리티 단속하는 수단성 보수주의는 기존의 섹슈얼리티·젠더 문화를 보수(保守)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 성 문화는 어떠한가? 남성들이 포르노 소비와 성매매를 쉽게 할 있
[미디어스=도우리 객원기자] 최근 ‘미투 운동’과 관련해 SNS에서 떠도는 농담이 있다."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베트남 여인과 한국 여인이 함께 등산을 갔다가 길을 잘못 들어 늪에 같이 빠지고 말았다. 마침 근처 길을 지나던 나무꾼을 보고는 손짓하며 “사람 살려 달라!”고 외쳤다. 황급히 달려온 그 나무꾼은 먼저 베트남 여인을 덥석 안아서 구해 주었다. 그리고는 그 나무꾼이 한국 여인을 보고만 있을 뿐 구해 주질 않는 게 아닌가! 베트남 여인이 말했다. “왜 저 여인을 구해 주지 않나요?”그랬더니 그 나무꾼 왈~ “한국 여인은 손만 잡아도 성추행 범으로 신고하는 통에 골치 아파요.”’위 이야기가 왜 ‘농담’이 되는지, 미투 운동이 일부 남성들에게 왜 골치 아픈지 살펴보고자 한다.
[미디어스=도우리 객원기자] ‘맞았으나 아무도 때리지 않았다.’ 모순이 아니다. 수천 개의 욕설을 들었어도 단 한 건의 신고 접수도 어려운 사이버 모욕을 빗댄 말이다.사이버 모욕이라고 겪는 고통까지 가상은 아니다. 익명성을 방패 삼아 극심한 수준의 욕설을 수백에서 수천 개씩 듣는 일은 과거에 없었다. 모욕을 목적으로 여럿이 돌려 쓰는 ‘모욕 계정’도 생겨나고 있다. 사이버 모욕은 인터넷 사용자 누구라도 그 피해로부터 안전하지 못하고, 해마다 신고 건수가 급증하며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사이버 모욕 피해자들 4명과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사이버 모욕 피해 경험 및 대처 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선 피해자들이 겪은 사이버 모욕 사건에 대해 간략히 정리했다.
[미디어스=도우리 객원기자] 며칠 전 연예인 강은비 씨가 ‘흉자’라는 이유로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의견을 밝힌 것이 화근이었다. 흉자란 ‘흉내 OO’의 줄임말로, 가부장적 사고방식을 가진 여성을 뜻하는 ‘명예 남성’의 부정적 어감을 강화한 말이다. 인터넷에서는 ‘흉자라 답답하고 불쌍하다’, ‘흉자 친구랑 절교했다’ 등 흉자에 대한 부정적인 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소위 ‘흉자’에 대한 비판은 일리가 있다. 성차별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현실을 개선하려는 페미니즘을 평가절하 하기 때문이다. 강은비 씨의 “굳이 뭐 선을 긋고 남자 대 여자다 나눌 필요는 없는 거 같아요”라는 발언도 그런 면에서 지적받았다. 하지만 강은비 씨 발언의
[미디어스=도우리 객원기자]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 폭로 이후, 남초 커뮤니티에서 ‘(서 검사가) 예쁘네. 건드릴 만 하네’ 와 ‘안 예쁜데? 왜 건드렸지?’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극과 극의 반응이지만 공통점은 성폭력을 ‘겪을 만한가’ 여부를 피해자가 ‘예쁜가’로 본다는 점이다.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류여해 최고위원이 그에게서 성희롱을 겪었다는 폭로에 대해 “36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여성 스캔들이 없었던 것도 내 각시보다 나은 여성을 한 번도 본 일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듯, ‘이성적 호감’은 성폭력의 주된 변명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호감 있다고 성폭력을 저지르면 안 된다. 또 호감이 없어도 성폭력은 일어난다. ‘강간범도 네 얼굴 보고 도망간다’라는
[미디어스=도우리 객원기자] 영화 의 감독 이현주 씨가 동성 감독을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피해자 폭로 뒤 혐의를 부인했다가 3일 만에 은퇴를 선언했다. 이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이 씨의 성 소수자 정체성이 성폭력 책임의 방패막이로 쓰인 것이다. 이 씨는 동성 간 강간을 인정하지 않는 현행법에 의해 준유사강간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또 피해자 폭로에 대한 반박문에서는 자신이 성 소수자임을 내세웠다. 미국 유명 배우 케빈 스페이시도 성폭력 가해가 폭로되자 게이라고 커밍아웃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성 소수자의 ‘권리’를 내세웠다고 하지만, 그 반대다. 오히려 이성애 중심주의 성폭력 개념에 기댔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이 사건에 얽힌 성폭력 개념들을 살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