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민주주의란 뭘까? 인류 역사의 대강을 짚어보면 하나만은 확실히 알 수 있다. 왕이 국정을 마음대로 하지 않는 체제라는 게 그것이다. 국가적 결정에는 국민적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게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거다.물론 모든 사람이 국정을 자신의 현안으로 여기고 통치에 참여하는 이상을 달성하는 것은 오늘날의 사정으로는 어렵다. 그런 이유에서 대부분의 민주 국가는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유권자들이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선거에서 자신의 대표자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해 통치의 방향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김은경 혁신위의 대의원제 관련 제안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이 깊다고 한다. 수용해도 문제, 거부해도 문제란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혁신위에 전권을 실어준다고 한 바도 있어 다루기 쉽지 않은 문제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매듭을 지으려면 못 지을 것도 없다. 다들 관심이 다른 데 있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 아닌가 한다.김은경 혁신위가 활동을 마무리 하면서 지난주 제안한 내용은 제도에 관한 것으로 좁혀서 봤을 때는 합리성이 없는 안이라고 할 수 없다. 대다수 언론들은 ‘대의원제 폐지’라는 제목을 달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잼버리 대회 파행을 둘러싼 정치권의 입씨름을 보면 할 말을 잃게 된다. 서로의 탓을 하다 급기야 성범죄 우려 등을 제기하며 퇴영을 결정한 국내 참가 단체에 대해 “누구의 사주로 그런 반(反)대한민국 결정을 했는지 정치적 배후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는 의원까지 나타났다. 가짜뉴스를 유포해 공론장을 오염시키고 그 대가로 음모론자의 지지를 확보하는 전형적인 21세기 극우 포퓰리즘의 방식이다.백보 양보해 득표 논리를 따지는 각 정당이야 그렇다 치자. 파행의 책임을 따지는 언론에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올 것이 왔다고 해야 할까,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가 결국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정치권의 극한대립은 이미 시작됐다. 언론계 전반은 전쟁터가 될 것이다. 정권이 왜 이런 선택을 끝끝내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동관 후보자는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이명박 정권 당시의 ‘방송 장악’ 등을 기획하고 실행한 인물이다. 그 결과로 당시 만들어진 언론환경이 모범적이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다. 정권이 합리적으로 판단한다면, 아무리 내심으로는 선거 앞두고 언론을 손봐야 한다고 보더라도 겉으로는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초등학교 교사가 자신의 직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을 계기로 학교판 ‘악성 민원인’에 대한 교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치권은 이런저런 입법 조치를 서두르고 있다. 이른바 ‘교권 침해’ 사례를 학생부에 기록하도록 한다거나 합법적 생활 지도 활동에 아동학대죄 적용을 배제하는 등의 내용이 언급된다.당장의 어려움을 경감하기 위한 법적 조치는 필요하다. 그러나 거기서 그칠 게 아니라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이 무엇인지를 돌아보도록 해야 한다.가령 학교판 ‘악성 민원인’은 왜 존재하는 것일까? 일부 교사들이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대통령의 해외순방은 여러 뉴스를 만든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가와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은 유례없는 집중호우로 인한 참사와 맞물려 여러 생각할 거리를 안겨 준다. 이전과는 다른 대응과 각오가 필요하다는 점을 대통령이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다.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파병 사례를 제외하고는 처음 있는 한국 지도자의 전시국가 방문이다. 언론은 전격적인 방문 결정으로 묘사하지만 대통령이 폴란드에 가면 인접국인 우크라이나에도 갈 수 있다는 예상은 사실 가능했다.중요한 것은 무엇을
[미디어스=고승우 칼럼] 정부가 11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를 열고 TV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징수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리투아니아 방문 중 전자결재로 재가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2일부터 전기요금과 TV수신료를 분리납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로써 대통령실이 '국민제안'에서 관련 의견을 게재한 지 3달여 만에 TV수신료 분리징수 작업이 속전속결로 진행됐다.윤 대통령은 기회만 있으면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는 문제’라고 역설해왔는데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때 아닌 정부 여당의 고속도로 인질극으로 정치와 언론 전반이 어지럽다. 도대체 이럴 일인가 싶다. 애꿎은 양평군민들만 불행해졌다.의혹의 핵심은 명확하다.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마친 고속도로 종점이 이 정권 들어 석연치 않게 변경된 배경에 권력의 손이 작동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다. 변경된 종점 인근에 대통령의 처가 일가가 소유한 땅이 축구장 5개 넓이에 달한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된다. 이게 ‘괴담’이거나 ‘가짜뉴스’라면 그렇지 않다는 설명을 잘 하면 된다.그러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별안간에 ‘전면 백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윤석열 정권의 최근 두드러진 통치 방식을 설명하는 키워드로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전 부처의 수사기관화이다. 감사인지 수사인지 직장 내 괴롭힘인지 구분되지 않는 일을 계속 벌이는 감사원이 대표적이다. 국민권익위원장도 검사 출신이 맡는다고 하니 ‘환상의 콤비’가 될지 모르겠다. ‘건폭’ 단속하는 국토교통부, ‘킬러문항’ 체포에 나선 교육부, 보조금과 노조 회계 장부를 지명수배한 기재부와 고용노동부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3일 한겨레 등의 언론도 이러한 문제를 짚고 있다.이런 흐름은 대통령이 ‘검사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윤석열 대통령이 틈만 나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는 ‘포퓰리즘’을 문제삼기 위한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라는 말 자체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지만 이 정권의 용례를 보면 결국 ‘전 정권은 포퓰리즘으로 통치했지만 우린 아닐 것’이란 뜻 이상이 아니다. 물론 그런 것도 의미가 없진 않다. 문제는 그나마도 과연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것인지 상당히 의문이라는 거다.여당은 연일 ‘먹방 정치’를 강행하는 분위기다.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 문제가 논란인 상황에 횟집에서 회식을 하는 걸로 불안을 잠재우겠다는 거다. 실제로
편집자 = 미디어스는 이번 주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이슈리포트에 게재된 심영섭 교수의 기고문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가져올 파국'을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수신료 분리 징수와 관련해 KBS, EBS 등 공영방송사의 입장은 배제된 상황입니다. 미디어스는 수신료 분리 징수는 공영방송의 근간을 훼손하는 행위이며 시청자, 시민과 관련된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판단합니다. 또한 공론장 마련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시민들의 올바른 판단에 기여하기를 바라며 반론의 장을 열어놓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사회적 비용과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대통령의 수능 관련 언급을 둘러싼 상황은 아무리 봐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18일과 19일 언론 보도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엄중 경고까지 하였다는데, 뭐가 어떻게 잘못됐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대통령의 경험 부족과 고집에 의한 좌충우돌이 불필요한 갈등을 낳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대통령의 발언 진의에 대한 대통령실의 해명은 결국 ‘킬러문항’을 문제삼은 거라는 얘기다. 이건 비교적 분명한 것 같다. 문제는 대통령이 ‘킬러문항’이 문제라고 보는 이유가 무엇이며, 그래
편집자 = 미디어스는 이번 주 KBS공영미디어연구소의 이슈리포트 중 '수신료 분리징수, 행정부 소관 아니다'를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수신료 분리 징수와 관련해 KBS, EBS 등 공영방송사의 입장은 배제된 상황입니다. 미디어스는 수신료 분리 징수는 공영방송의 근간을 훼손하는 행위이며 시청자, 시민과 관련된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판단합니다. 또한 공론장 마련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올바른 판단에 기여하기를 바라며 반론의 장을 열어놓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공영방송 제도공영방송 제도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의 차기 방통위원장 내정설은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오만가지 생각을 안 할 수 없게 만드는 얘기일 것이다. 할 말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일이다.언론이 따라가는 쟁점은 ‘학교폭력’ 문제인데, 피해자니 아니니 논란도 있지만 중요한 건 이 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동관 특보가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있느냐다. 이동관 특보는 대통령실을 통한 해명 과정에서 당시 하나고 이사장을 겸했던 김승유 하나금융회장과 통화한 사실을 인정했다.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려고 했다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아빠 찬스’ 특혜채용 의혹은 선관위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사건이다. 그런데 정치권이 이 사건을 계기로 선관위를 바람 불기 전에 드러눕는 존재로 만드는 게 바람직할까? 그렇진 않다. 그렇잖아도 정치권은 선관위와 ‘이해충돌’ 관계에 숙명적으로 놓여있지 않나.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 다루듯 해야 할 텐데, 전혀 그런 고려는 없어 보여 유감이다.“선관위가 감사원의 감사를 거부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과 유착됐기 때문”이라는 식의 정권 차원의 총공세를 어떻게 봐야 할까? 선관위의 감사 거부가 자신들의 ‘철밥통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보수언론은 감탄하기 바쁘지만 G7 정상회의에 대해선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할 대목은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과 만남을 가진 것이다. 이 분들은 양국 정부로부터 충분한 배려를 받지 못했고 사회적으로는 혹시라도 멸시의 대상이 될까 두려워 자신들의 피해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해왔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은 이 분들 표현대로 ‘꿈같은 일’이었을 거다. 감히 말하건대 윤석열 대통령이 외교 안보와 관련해 한 일 가운데 가장 잘한 일이다.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정치인들이 의혹에 대해 잘 납득이 되지 않는 대응을 할 때에는 크게 세 가지 경우가 있다는 생각이다. 첫째, 개인적 문제가 있어서 합리적 선택을 하는 게 제한된 상태인 경우. 둘째, 알려진 의혹이 전부가 아니어서 알려지지 않은 사정까지 더해 보면 지금하는 이 선택이 가장 합리적인 것이 경우. 셋째, 유권자를 바보로 아는 경우이다. 그러면 김남국 의원의 탈당은 어디에 해당할까? 첫째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알 수 없다. 둘째, 셋째 경우는 충분히 의심해볼 만하다.김남국 의원은 탈당 의사를 표명하면서 당에 부담주기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을 둘러싼 이런저런 얘기들이 나오는데, 대통령실과 여당의 대응이 중요하다. 부풀리지 말고, 없는 걸 있다 혹은 있는 걸 없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담백하게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정치적 구도에 기대 아무데나 가져다 붙이거나 ‘전 정권 반대’의 맥락 속에 모든 걸 가둬놓으려 해선 안 된다.우리 언론과 정치권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사죄 수위에 포인트를 맞추고 있지만, 이건 애초에 별 쟁점도 아니었던 걸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의 “당시 어려운 환경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논하는 이런저런 얘기를 보고 있으면 답답하다는 생각뿐이다. 어쩌다 이런 답이 없는 세상에 살게 되었는지 하늘이 원망스럽다.한미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선 두 가지 차원의 비판이 가능하다. 첫째, 과연 이 방향이 맞느냐는 거다. 둘째, 이 방향이 맞다고 해도 협상이 제대로 되었냐는 것이다. 한미일의 밀착이 북한 중국 러시아의 핵무장을 포함한 더 노골적인 군사활동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은 전자에 해당한다. 핵협의그룹의 전략자산 전개 논의에서 한국의 의견이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반영될지 모
[미디어스 김민하 칼럼] 처음부터 기대가 없었기 때문인지, 여러 비판이 있지만 송영길 전 대표의 기자회견 메시지는 그 정도면 됐다는 생각이다. 송영길 전 대표는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당사자이다. 혐의 인정을 전제로는 발언할 수 없다. 오히려 ‘검찰 반대’를 앞세워 온 세력의 대표적 인물이라는 점에서 정치탄압이나 기획수사를 입에 올리지 않은 것만도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다행이다. “오랜 관행이므로 상대방도 뿌리지 않았겠는가”, “국민의힘도 자유로울 수 없지 않나”라는 식이었다면 어땠을까? 더불어민주당은 수습하기 어려운 지경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