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광은 칼럼] 엠넷 시즌 2 첫 탈락자는 일본 댄스 팀 츠바킬이 됐다. 이번 주 화요일 방송된 4화에서 츠바킬은 케이팝 미션 8위가 됐고 탈락 배틀에서 울플러에게 패배했다. 많은 시청자가 아쉬워하고 있다. 츠바킬은 한국에서 인지도가 없었고 방송 분량도 적었지만, 미션들을 거치며 멤버들이 두루 탁월한 춤 솜씨를 선보였고, 개성 있는 캐릭터와 가족처럼 끈끈한 팀워크로 큰 사랑을 받았다. 시즌2가 낳은 가장 큰 스타는 바다리이지만, 가장 의외의 스타이자 팀 단위로 가장 큰 팬덤을 얻은 팀은 츠
[미디어스=윤광은 칼럼]에 여자들의 질투와 욕심이 있었다면 에는 의리나 자존심이 있다.작년 엠넷 제작 발표회에서 권영찬 CP가 한 말이다. 이 말은 발언 당시에도 많은 지탄을 받았다. 시즌2가 시작해 3회가 방영된 지금 돌이켜 보면 부적절한 것을 넘어 현실을 호도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즌2는 확실히 보다 표독하고 선정적이다. 여자들의 영역싸움을 처음 선보인 시즌1보다도 그렇다는 인상이 든다. 그건 출연자들 탓일까? 아니면 여자들의 천성인 걸까? 내가
[미디어스=고브릭 실눈뜨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왼손잡이다. 식당에 가서 메뉴판을 들면 뒷면부터 펼쳐본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대칭, 미러링, 도치 같은 관념에 매혹당했다는 수줍은 고백도 흥미롭다. 놀란을 영화계에 깊이 각인시킨 의 연출이 대표하듯 영화를 시간순으로 친절하게 늘어놓기보다 플롯을 쪼개고 쪼개, 마구 뒤섞어 놓는 비선형적인 연출을 선호하는 것도 어쩌면 왼손잡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놀란이 특수효과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배경이나 사물을 만들고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원래 시즌 2가 잘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글로벌 평가 무대가 방송 시작 두 달 전에 공개되었지만 반응은 크지 않았다. 맨땅에서 시작했던 시즌1의 글로벌 평가가 공개되었을 때와 비교해도 열기와 관심은 현저히 낮아 보였다.시즌1의 기록적 흥행은 후속작 와 를 거치며 사람들 머릿속에서 퇴색된 듯했고, 이 시리즈물 말고도 사람들이 보고 즐길 거리는 많다. 지난달 22일 첫 방송을 본 후에도 생각이 변하지 않았다. 댄서들은 지난 시즌 출연자들에 비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가 '스시 랜드'란 말을 써서 논란이 생겼다. 지난 23일 뉴진스 멤버들이 트윗을 쓰는 트위터 공식 계정에 일본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our short trip to sushi land"라는 코멘트를 붙였다. 이 트윗이 시일을 두고 퍼져 나가며 일본에 대한 비하적 표현인지 아닌지 말하는 코멘트들이 붙었고 ‘스시 랜드’가 일본 검색어 일위까지 올라갔다. 현지에선 문제의식을 표하는 이들도 많고, 어떤 트위터 계정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선 모욕적이라곤 느끼지 않는다는 의견이 반대 의견보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 사태는 활로가 보이지 않는다. 피프티는 어트랙트란 이름 없는 기획사 그룹이다. 케이팝 사상 최단기간 빌보드 핫 100 차트 진입의 기염을 토한 후 외주 기획사 더기버스가 그룹을 빼돌리려 한다는 논란이 생겼고, 멤버들은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이 상태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피프티 사태의 유일한 출구는 어트랙트 측 제안에 따라 소속사와 그룹이 재결합하는 것이었다. 법정 공방이 결론 나려면 한 세월이 걸린다. 그동안 국내 이미지는 복구하기 힘들어지고 해외
[미디어스=고브릭 실눈뜨기] 영화 (이하 )는 KBS 모던코리아 팀에서 제작한 ‘한국 아파트의 역사’가 요약된 짧은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시작한다. 영상이 끝나면 방에서 잠이 깬 민성(박서준)이 창가로 걸어가 폐허가 된 바깥 풍경을 바라보고 그에 대비되어 홀로 서 있는 황궁아파트의 전경이 부감으로 펼쳐진다. 이 오프닝은 가 일반적인 재난물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을 암시한다.평범한 재난물을 생각해 보자. 오프닝에서는 앞으로 닥칠 재난을 모르는 주인공의 일상이 그려진다. 이후 재난을 경고하는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8월 14일 경북의 목장에서 탈출한 암사자가 사살당한 소식은 이미 널리 알려졌고, 안타까워하는 목소리에 실린 비판들이 제기되었다. 철제 우리의 자물쇠가 풀어진 사이 사자는 밖으로 나왔고 불과 10여 미터 떨어진 수풀에서 불볕을 피해 엎드려 있었다고 한다. 포획이 아닌 사살을 택할 만큼 긴박한 상황이었는지 논란이 일어났다.나는 사자의 죽음에 앞서 사자가 살아내야만 했던 생애의 기구한 곡절에 통탄스러웠다. 지구 반대쪽 어딘지도 모를 곳에 끌려와 비좁은 철창에서 이십 년이나 갇혀 지내다 고작 몇 발짝만큼 자유를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새만금 잼버리를 요약하기 위해 ‘파행’ 이외에는 달리 찾을 만한 단어가 없을 것 같다. 이 대회가 얼마나 엉망진창으로 치러졌는지는 숱하게 고발됐다. 그늘도 없는 한증막 같은 캠프장에서 온열환자가 속출하고 가장 많은 참가자를 보낸 영국에 이어 미국이 철수한 시점에서 이 대회의 서까래는 무너졌다. 남은 참가자들이 전국에 흩어져 ‘한국 체험’으로 활동을 전환했지만, 뒤집어 말하면 대규모 캠핑을 통해 스카우트 활동을 체험한다는 잼버리 대회의 목적은 일찌감치 달성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우선적인 문제는 새만금이 캠핑장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지난주엔 스페인 축구리그 프리메라리가 소속 빅 클럽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 마드리드)가 내한했었다. 프리 시즌을 맞아 쿠팡플레이의 초청으로 한국에 왔고, K리그 올스타 및 역시 쿠팡의 초청으로 내한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를 치렀다. AT는 많은 미담을 남겼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정예 멤버를 가동해 필드에 비지땀을 뿌리며 달렸고, 경기장 밖에서도 훌륭한 매너와 성의 있는 태도를 보였다. 간판선수 앙투안 그리즈만은 단연 돋보였다. 자상한 팬 서비스와 정중한 인터뷰는 물론, 경기장에서 활짝
[미디어스=고브릭 실눈뜨기] 의 바다는 이상하게 평화롭다. 거친 파도 한번 없이 잔잔한 바다에서 해녀들은 평화롭게 물질을 한다. 인근에 들어선 공장폐수의 유입으로 생태계가 파괴됐다고 하는데 물을 혼탁하게 만드는 부유물 하나 없이 맑고 투명하다. 바닥에 붙은 성게의 비늘 하나하나까지 구분될 정도다.해녀들은 차가운 바닷물에서 저체온증을 막아줄 잠수복 없이 천으로 덧댄 남루한 복장을 했지만 어쩐지 먹고살기의 고단함보다는 레저로 스킨스쿠버나 다이빙을 즐기는 것처럼 편안해 보인다. 맹룡호가 정박하는 물길의 배경에는 외딴 바위섬이 하나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영화 는 바비랜드에서 살아가는 바비의 하루를 보여주며 시작한다. 인형의 집을 옮겨 놓은 듯 핑크빛 건축물로 도배된 세상에서, 바비들은 여성들의 낙원을 이루며 행복과 기쁨만 존재하는 삶을 산다. 바비들은 인형 놀이를 재현하듯 연극적 행동 양식으로 움직이는데, 영화 초반엔 보이지 않는 손이 인형을 들어서 내려놓듯이 바비가 지붕에서 붕 떠올라 지상으로 내려오는 장면이 나온다. 의 이야기는 바로 이 ‘인형을 움직이는 손’을 찾아 떠나며 앞으로 나아간다. 더는 바비 인형으로 존재할 수 없게 만드는 변화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개봉 한 달이 넘었지만 는 뒤늦게라도 말을 꺼내보고 싶은 영화다. 일차적으론 흥행 기록 때문이다. 는 3주 전 천만 관객의 테이프를 끊었다. 천만 영화가 사회현상이라는 건 2000년대가 낳은 미신이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천만 영화가 탄생했고, 관람 시장 성장과 함께 정례화된 산업적 현상이었을 따름이다. 하지만 는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천만 고지에 오른 처음이자 유일한 한국 영화고, 2편과 3편이 연달아 깃발을 꽂았다. 한국 영화 전체가 가뭄에 허덕이고
[미디어스=고브릭 실눈뜨기] 시스템 이상으로 자신에게 어뢰를 쏜 러시아의 핵잠수함 세바스토폴은 베링해의 빙하 아래 어딘가에 침몰한다. IMF로부터 지령을 받은 이단(톰 크루즈)은 일사(레베카 퍼거슨)로부터 베링해에 가라앉은 세바스토폴 시스템실 열쇠의 반쪽을 건네받는다. 얼어붙은 빙하와 베링해의 차가운 수중, 모래폭풍이 몰아치는 사막을 오가며 물불 가리지 않는 오프닝이 지난다.장면이 바뀌고 CIA 국장과 IMF 팀장이 참석한 회의가 열린다. 알고 보니 세바스토폴의 오인사격은 스스로 진화하는 AI 엔티티가 벌인 짓이었다. 미국이 개발한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걸그룹 피프티피프티와 소속사 어트랙트 간의 전속계약 효력정지 법정공방으로 치달은 피프티 사태엔 두 가지 맥락이 있다. 하나는 어트랙트와 피프티 멤버들 및 피프티 뒤에 있다고 지목된 외주 기획사 더기버스의 대립이고, 나머지 하나는 이 사태가 사회적 화제가 될 만큼 소란스럽게 반응을 증폭하는 여론의 동향이다. 전자가 당사자 간의 이해관계로 초래되었다면 후자엔 케이팝 신 내부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사건 개요는 잘 알려진 대로다. 어트랙트는 외부 기획사 더기버스 측에 피프티 음악 제작을 맡겼는데, 피프티의 노래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래퍼 블랙넛이 2주 전 출연한 딩고 프리스타일 ‘킬링벌스’ 영상 재생 수가 370만을 넘었다. ‘킬링벌스’는 여러 가수가 출연해 자신의 노래를 라이브 메들리로 부르는 유튜브 콘텐츠다. 블랙넛은 200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 힙합 커뮤니티에 재치 있고 반사회적인 가사의 작업물을 올려 이름을 알린 후 데뷔한 래퍼다. 2015년 엠넷 에 출연하며 독특한 캐릭터로 유명세를 얻었다. 한동안 인기를 이어 가던 중 여성 래퍼 키디비를 가사와 공연을 통해 수차례 성적으로 모욕했고 2017년 키디비에게 고소당했
[미디어스=고브릭 실눈뜨기] 는 전작의 근간을 흔드는 도발적인 후속작이다. 1편 의 빌런인 킹핀은 차원 이동기를 만들어 죽은 아내와 딸을 다른 멀티버스에서 데려오려고 한다. 멀티버스가 중첩되면 도시는 붕괴되고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다. 소수를 위한 다수의 희생을 막기 위한 마일즈/스파이더맨의 활약이 1편의 주요 내용이다. 2편에서는 모든 멀티버스의 스파이더맨들이 겪어야 할 공식 사건(Cannon) 중 하나인 아버지 제프의 죽음을 막기 위해 마일즈가 온갖 멀티버스를 누빈다.
[미디어스=윤광은 칼럼]“어느새부터 힙합은 안 멋져”‘악동 뮤지션’의 이찬혁이 시즌10 무대에 찬조 출연하며 뱉은 이 한 마디 노래 가사는 한국 힙합을 꼬집는 유행어로 떠돌고 있다. 이 말에 동조하는 여론은 ‘국힙’을 놀리면서 “안 멋져”를 밈처럼 뱉고 있고, 이 말에 발끈한 래퍼들은 이찬혁에게 응수하는 랩을 앞다투어 쏟아 냈다. 고작 가사 한 마디가 반향을 일으킨 건 공감하는 사람이 많거나 아픈 곳을 찔린 사람이 많다는 뜻일 거다.사람들은 왜 저 말에 통쾌해한 걸까. 힙합이 ‘멋’이 없다는 건 무슨 뜻이고, 어떻게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오은영과 강형욱, 백종원은 요즘 가장 존경을 받는 저명인사일 것 같다. 달리 말하면, 2010년대 초반 멘토 열풍 이후 새롭게 멘토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이다. 이전 시기 각광받던 멘토는 안철수, 김난도, 혜민이었다. 이들은 보편적 권위에 기반해 사회의 험난함과 맞닥뜨린 20대 청춘들에게 위안과 충고를 건넸다. 반면 오은영, 강형욱, 백종원은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서 사람들에게 구체적 솔루션을 주는 존재다. 미디어에 출연해 문제를 겪는 의뢰인들을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지도하며 스타가 되었다.이들은 서로 다른 시
[미디어스=고브릭 실눈뜨기] 곱해서 ‘24’가 되는 식의 수를 구하라는 문제를 풀고 있는 어린 시절의 배리 앨런/플래시(애즈라 밀러). 배리는 24가 되는 식이 너무 많아서 어떤 게 답인지 모르겠다고 엄마에게 말한다. 엄마는 배리에게 ‘모든 것에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하며 파스타를 만들러 간다. 어린 배리와 엄마의 추억을 담은 짧은 플래시백에는 를 관통하는 주제가 숨어있다.2013년 로 시작한 그간 DC 확장 유니버스(이하 DCEU)는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푸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