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의 주인공 데이비드(팀 로스 분)의 직업은 호스피스 간호사이다. 그 어떤 호스피스 간호사들보다 환자들에게 헌신하는 그의 모습은 감동적이라기보다 이상하게 다가온다. 자신이 맡은 환자의 삶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도 모자라, 남들에게 환자를 자기 가족인 양 소개하는 일도 빈번하다. 환자에게 모든 신경을 집중한 나머지, 정작 그의 삶 자체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도 미스터리다. 하지만 영화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환자에게 감정 이입하는 데이비드의 이상 행동을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영화 후반부 들어서, 데이비드가 환자들에게 유독 헌신적으로 대하는 이유가 어느 정도 짐작되긴 하지만, 그 또한 관객들의 판단에 맡기는 듯하다.영화를 끝까지 보면, 데이비드에겐 아픈 아들이
우리동네 음악대장(이하 음악대장)이 처음으로 MBC (이하 )의 가왕에 올랐을 때 불렀던 노래는 고 신해철이 이끌던 넥스트의 '라젠카 세이브 어스'와 신해철의 또 다른 노래 이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14주 뒤인 4월 24일, 음악대장은 가왕 방어전에서 다시 한번 고 신해철의 노래를 선곡하며 무려 '7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이날 음악대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롤러코스터(울랄라세션 김명훈), 마법의 성(슈퍼주니어 예성) 등 그야말로 역대급이라고 부를 정도로 쟁쟁한 보컬리스트들이 대거 출연했지만, 역시 음악대장은 압도적이었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모든 음역대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그의 뛰어난 가창력은 듣는 이의 고개를 절로 흔들게 한다. 이런 기세라면
지금으로부터 19년 전, 당시 필자의 가장 큰 고민은 H.O.T와 젝스키스 중 누구를 선택할까였다. H.O.T와 젝키(젝스키스를 줄여서 부르는 말)모두 좋아했지만, 그 당시 분위기는 두 그룹을 모두 좋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H.O.T 팬을 자청하면서 젝스키스를 좋아한다는 것은 H.O.T 오빠들에 대한 엄청난 배신이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필자는 고민 끝에 H.O.T 오빠들을 선택했다. 하지만 젝스키스 오빠들에 향한 애정을 숨길 수 없었던 필자는 용돈을 모아 젝키의 음반을 사고, 문방구에서 젝키 오빠들의 사진을 몰래 사기도 했다.그러나 세월이 흘러 젝키는 해체를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H.O.T도 해체됐다. 그리고 필자도 얼마 지나지 않아 H.O.T나 젝키보다 동갑내기 이성친구에게
지난 19일 방영한 JTBC (이하 )에는 에스더와 테이크가 출연하였다. 두 팀 모두 이전에 나왔던 가수들에 비해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고 유독 특정 세대만 이들의 노래를 기억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글쓴이로서는 두 팀의 출연이 유독 반가웠다. 1997년 혼성 듀엣그룹 소호대로 데뷔한 에스더는 이후 솔로 데뷔곡 '뭐를 잘못한거니'를 발표하며 인기를 얻었고, 에 언급된 것처럼 한때 룰라 이상민이 이끌던 프로젝트 그룹 브로스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갑자기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에스더의 근황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지사. 한때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는 그녀의 이야기는 다소 충격적으로 들리기도
지난 31일을 끝으로 8일간의 일정을 마감한 '인디다큐페스티발 2016’ 폐막식에서는 다소 놀라운 일이 있었다. ‘인디다큐페스티발 2016’ 개막작인 송윤혁 감독의 가 폐막작으로 선정된 것.인디다큐페스티발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관객상’ 수상작이 폐막작으로 결정되는데, 올해는 개막작 가 관객상을 수상한 것. 한 작품이 영화제 개폐막식을 모두를 장식하는 경우는 정말 드문 일이긴 하지만, 그만큼 영화가 가진 힘이 압도적이라는 평이다.는 서울역 근처 동자동 쪽방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밀착 취재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제 막 가정을 꾸린 일수 씨 이야기를 시작으로, 동네 주민 창현 씨, 남선 씨의 사연이 연이어 등장하는
29일 JTBC (이하 )을 보고 그 어느 회보다 격세지감을 느꼈다. 2000년대 초중반을 풍미했던 플라워, 러브홀릭이 슈가맨으로 등장할 줄이야. 물론 그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리치가 일찌감치 에 등장하긴 했지만, 그래도 플라워는 'Endless', '눈물', '애정표현'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배출한 밴드 아니었던가.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니 이제는 드라마 OST를 부른 차수연처럼, 비교적 최근 노래라고 해도 잠깐 인기를 얻고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거나 아니면 노래는 제법 유명했지만 이름은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들도 종종 나오는 것 같다.그러고 보니 플라워는 예전만큼 활동이 활발한 편이 아니며, 러브홀릭은 이날 방
스티븐 스필버그 , 토드 헤인즈 에 이어 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또 한편의 영화가 국내 관객을 찾아왔다. 에단, 조엔 코엔 형제의 신작 다.는 미국 영화 역사상 가장 황금기로 꼽히는 5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다. 50년대는 영원한 첫사랑의 아이콘 오드리 햅번의 대표작 을 비롯 , , , , , 등 수많은 명작들이 만들어진 시대다. , 의 제임스딘이 불안한 청춘의 상징으로 떠올랐던 시기도 이때다. 영화의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할리우드는 자유분방하고 개성 강한 스타들이 벌이는 스캔들로 연
'넌 언제나'. 원곡보다 동방신기 1집에 수록된 노래를 먼저 들은 사람은 동방신기 음악으로 알 법도 한 곡이다. 필자의 경우 몇 년 전 tvN 을 통해 모노의 원곡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 모노의 '넌 언제나'는 애청곡 중 하나가 됐다.그래서 모노를 JTBC (이하 )에서 꼭 한 번 보고 싶었다. 마침 의 공식홈페이지 '슈가맨 제보하기' 코너에 모노 이름이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 모노가 이 방송에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점점 높아졌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모노는 나오지 않았다.이는 그만큼 에 나올 가수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모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가요계에 혜성처럼 나타났다가 돌연 사라진 가수
수많은 여행지 가운데 왜 하필 중국 하얼빈이었을까. 20일 방영한 KBS (이하 )은 그들이 하얼빈으로 갔던 진짜 이유가 드러난 방송이었다. 은 지금으로부터 10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의 발자취를 찾아간다.안중근은 일제강점기 국권회복을 위해 투쟁한 독립 운동가들 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조선을 침략한 민족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고, 자신의 약지를 잘라 독립 의지가 담긴 혈서를 쓴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가 안중근 의사에 대해서 아는 바는 대체로 딱 여기까지다. 당시 안중근의 이등박문(이토 히로부미의 한자 이름) 저격이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큰 화제를 모
지난 1월 방영한 MBC 에서 이경규는 “형님 곧 실버타운 가셔야 합니다.”라는 후배들의 짓궂은 농담에 “누워서 하는 예능을 개척하겠다”고 호언장담하였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나고 이경규는 MBC (이하 )을 통해 진짜 누워서 하는 방송을 보여주었다.이날 에서 보여줬던 방송은 이경규보다, 이경규가 애지중지 키우고 있던 강아지들이었다. 얼마 전 이경규의 반려견 뿌꾸가 새끼들을 낳았는데, 뿌꾸와 강아지들을 보여주고 이들 중 몇 마리를 실시간 인터넷 방송 참여자들에게 분양한다는 것이 방송의 골자였다. 뿌꾸와 어린 새끼들을 배려하여, 이경규 방송은 로서는 이례적으로 이경규의 자택에서 진행했다. 화면에는 방 안에 덩
지난 17일 국내에 정식으로 개봉한 (2008)는 (2011), (2013)을 연출한 스티브 맥퀸의 첫 번째 장편 극영화다.를 전 비주얼 아티스트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던 스티브 맥퀸은 를 기점으로 극영화에 눈을 돌린다. 그리고 맥퀸이 선택한 배우는 (2006)으로 조금씩 유명세를 얻어가고 있던 마이클 패스벤더였다. 이들의 첫 만남은 좋았고, 이후 맥퀸 감독과 패스벤더는 , 을 연달아 함께 찍는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일찍이 비주얼 아티스트로 유명했던 감독의 극영화 데뷔작답게 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제61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이후 제65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구찌상 등 전 세계 30여 개 영화제
중국 후난TV (이하 )에서 선보이는 무대마다 화제를 모으는 가수 황치열이 지난 18일 에서 또 1위를 했다는 소식이다. '뱅뱅뱅', '허니'에 이어 세 번째다.그동안 댄스곡을 선보일 때면 빅뱅, 박진영 등 중국에서도 유명한 한국 가수들의 노래를 선정했던 것과는 달리, 지난 18일에서 황치열이 꺼내든 카드는 왕리홍의 '개변자기'였다. 이번에는 춤 보다 가창력을 뽐내는 데 집중했고, '개변자기'를 새롭게 재해석한 황치열의 신나는 무대에 청중 판정단은 깊은 만족을 표했다.이로써 중국 에서 3관왕을 차지한 황치열은 가왕전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시즌 3에 참여했던 더 원 이후 한국 가수가 중국 가왕전 결승에 오른 것은 두 번
인디밴드 ‘타바코 쥬스’의 드러머였던 백승화는 자신이 속해있는 밴드, 그리고 그들과 함께 인천 부평에 자리잡은 ‘루비살롱’에서 함께 활동하던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역사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2010)을 만든다. 영화는 인디씬을 중심으로 큰 호평을 받았고, 한국 최고의 로큰롤 밴드로 도약한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록의 본고장 미국으로 3주간 무려 19회 공연의 빡센 투어를 떠난다. 그리고 이들의 미국 여정에 동행한 백승화 감독은 2012년 의 속편인 (이하 )를 제작한다. 시작은 다소 무모했으나, 의미 있는 행보였다. 을 찍을 때까지만 해
지난해 열린 제68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공개된 지아장커의 은 세 가지 이야기로 구성된다. 타오(자오 타오 분)를 놓고 진셩(장역 분) 리앙즈(양경동 분)의 삼각관계로 포문을 연 영화는 이어 2014년 그들의 이야기, 그리고 2025년 머나먼 호주에서 엄마 타오를 그리워하는 아들 달러(동자건 분)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2006)로 제63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고 2013년 으로 제66회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지아장커의 새로운 영화. 게다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작품인 만큼 은 국내 개봉 전부터 영화팬들 사이에서 화제일 수밖에 없었다. 을 국내 처음으로 상영한 부산국제영화제는 허우 샤오시엔의 , 고레
사적 다큐멘터리. 1인칭 시점으로 감독 자신 혹은 주변의 일상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를 말한다. 사적 다큐멘터리는 꽤나 오래전부터 존재해오던 용어다. 시작은 민권, 인종, 반전 운동이 한창이던 1950, 60년대 미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적 다큐멘터리와 관련한 오태돈의 석사학위 논문 ‘일상의 발견, 그 안에서의 사적 다큐멘터리 연구’에 따르면, 1950,60년대 당시 급진적, 집단적 사고 체계 속에 있던 사람들은 70년대가 되면서 사회개혁이라는 거창한 목표 대신 개인의 구원, 개발에 관심의 초점을 이동했다.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 역사학 교수로 재직 중인 크리스토퍼 라쉬에 따르면, 이 시기 개인의 자기진보에 대한 욕구는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자신들을 구할 국가적 염원이라고 한다.공교롭게도 그 어느 때보다
JTBC (이하 )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가수들은 한때 잠깐의 전성기를 누렸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을 보고 있으면 시종일관 밝은 톤을 유지하려는 진행에도 불구, 종종 서글픈 감정이 앞서곤 한다.그들은 무대를 그리워하고 있었고, 은 무대가 절실한 가수들에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그리고 방청석에 앉아있는 30-40대 청중단은 예전에 인기를 끌었던 노래를 들으며 지난날의 추억을 곱씹어 본다. 이제 나올 가수들은 어지간히 나온 것 같지만, 아직 우리는 을 통해 보고 싶은 옛 가수들이 많다.지난 8일 에 출연한 한경일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지난 20
Episode 1. 4년 째 영화감독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진수. 어느 날 조감독 시절 만난 건달전문 단역 배우 태욱이 찾아와 우리도 영화인이니 부산국제영화제에 가자고 제안한다. 내키지는 않지만 태욱의 강권에 못 이겨 부산으로 향한 진수. 하지만 유명하지도 그렇다고 영화제에 초청받지 못한 그들의 부산 여행은 계속 꼬여만 간다.Episode 2. 친구들과 함께 감독 데뷔를 준비하던 병헌 씨. 하지만 투자 단계에서 계속 엎어지는 지루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던 병헌 씨와 친구들은 그래도 영화인이니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부산에 간다. 부산에서 강형철 감독도 보고 배우 강소라도 만나게 되지만, 변변한 대표작이 없는 그들의 부산국제영화제 탐방기는 씁쓸한 굴욕으로 마무리된다.Episode 3. 배우로서 선
4일 방영한 후난TV (이하 )에서 박진영의 '허니'를 부른 황치열은 지난 2월 5일 '뱅뱅뱅'에 이어 다시 한번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기록했다.황치열이 노래, 춤 모두에 능한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사실은 이미 '뱅뱅뱅' 무대에서 확인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허니' 무대는 노래 대부분을 중국어로 소화해냈던 '뱅뱅뱅' 때와 달리, 100% 한국어 가사로 불렀다. 그럼에도 청중 관객단은 한국어로 노래를 부른 황치열을 선택했다.중국에서 한국 노래 인기는 상당하다. 지난 12일 에서 원더걸스의 '노바디'를 선곡한 코코리는 해당 무대로 1위를 차지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황치열의 퍼포먼스도 훌륭했지만, 중국 방송에서 중국어가 아닌 한국어로 노래
김희정 감독의 영화 의 정우(김태훈 분)는 알코올중독 환자다. 엄마 손에 이끌려 수녀들이 운영하는 요양원을 찾은 정우는 그곳에 오래 머물러 있을 생각도, 알코올 의존증을 치료하겠다는 마음도 전혀 없다. 틈만 나면 술을 찾지만, 그 술을 마시지 못해 괴로운 정우에게 따스한 눈빛을 보내는 수녀 마리아(박소담 분)가 그의 곁으로 성큼 다가온다.참으로 미스터리하고도 난해한 영화다. 주인공이 요양원에 들어가고 나오기까지의 순행적 구성을 취한다고 하나, 인과적 질문으로는 도무지 명쾌히 답이 내려지지 않는 의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정우가 겪은 현실은 수녀들이 운영하는 요양원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그에게 호의를 베푸는 수녀 마리아를 만났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마저 정우가
지난 1일 JTBC (이하 )에 출연한 이현섭 스스로가 밝혔듯이, 그는 고 신해철과 남다른 인연이 있는 보컬이다. 2014년 10월 의료사고로 갑자기 사망하기 전까지, '넥스트 유나이티드'로 활동을 모색하던 신해철은 그와 함께 트윈 보컬을 맡을 가수로 이현섭을 영입한다. 노바소닉으로 데뷔했고, 드라마 OST 'My Love'를 부른 이현섭은 신해철이 인정하는 최고의 보컬이었다.그런데 놀랍게도, 에서는 이현섭을 아는 이가 없었다. 이날 쇼맨으로 등장한 임정희가 '아, 저 이현섭이 OST 부른 이현섭이었어?'라고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을 뿐, 그 중 넥스트 보컬 이현섭을 아는 이는 없었다. 아니면 프로그램의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