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롭게 구성된 한나라당 원내지도부의 명단에 충격적인 이름을 발견할 수 있으니, 그 이름하여, 극우반동의 변절자 신지호 의원인데, 그가 한나라당의 대변인으로 내정되었다.정당지지율이 지난 4월 31.4%에서 무려 9.9%포인트 하락한 21.5%를 기록한 최근 여론조사결과(한국사회여론연구소, 25일 조사, 전국성인 700명 대상 전화면접, 오차범위 ±3.7%포인트) 앞에서 한나라당은 겸손해지는 것이 정치의 상식이다. 재보궐선거에서 '6대0'을 당하고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한나라당의 기조에서 보면 더욱 더 국민들과 소통하고 국민들의 분노를 두려워하며 이를 정당행위에 반영할 수 있는 인사를 중심으로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이 정치의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
“사람 사는 세상이 돌아와, 너와 내가 부둥켜 안을 때 모순덩어리 억압과 착취, 저 붉은 태양에 녹아버리네.” 민중가요 ‘어머니’의 한 대목입니다. 집회에서 민가협 어머니들이 소개될 때 우리는 모두 일어나 저 노래를 불렀습니다. 제가 대학 다니던 시절은 돌이켜 놓고 생각해보면 정말 힘든 때였습니다. 아직 87년 6·10의 기억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여전히 군사독재정권은 계속되는. 화염병처벌법이 제정되고,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전교조 결성식에 ‘사수대’로 나선 제 동기가 첫 구속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집회는 여전히 관성처럼 2~3일 간격으로 열렸고, 매주 구속자가 나왔습니다. ‘어머니’를 부르는 일은 더 많아졌습니다. 모두들 아시는 것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불행한 서거로 한국사회 대부분의 일상이 취소되거나 미뤄지고 있다. 당연하다. 소소하게는 한 집안의 우환에도 애경사는 평온한 날을 기다리는 것이 고금의 상식이고 습성이다. 하물며 국상 중이라면 말할 것도 없고 글줄이나 읽은 자라면 앞서 행하는 것이 도리다. 하지만 이런 상식을 삼켜 버리는 비루한 족속들이 현재 두 군데서 발견되었다. 하나는 핵실험과 미사일을 쏘아올린 북한이고 또 하나는 한나라당 추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운영소위원회) 위원들이다. 북한이야 우리의 통제밖에 있으므로 논외 또는 후로 미루더라도 한나라당 측 미디어위원회 운영소위 위원들의 아집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미 여야가 유월 국회를 순연하여 열기로 합의한 마당에 한나라당 측 미디어위원들은 한나라당 의원보다 더한 발
이틀 후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치러진다. 추모와 애도의 시간은 절정에 오르고 있고, 무수한 감정들이 교차하고 있다. 슬픔과 동정, 미안함과 분노, 냉소와 비난이 노무현이란, 이제는 없어진 이름에 맺히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진 그 시각, 동행했다던 경호관이 그 자리에 없었다는 진술이 충격적이다. 경호관은 경찰 조사에서 세 차례나 진술을 번복하였다. 결국 이운우 경남지방경찰청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진 그 시각, 경호관은 그 자리에 없었다고 27일 오전 최종적으로 기자들에게 밝혔다. 결국 네티즌수사대가 나섰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부터 인터넷을 떠돌던 ‘타살 의혹’ 등의 네티즌 발 음모론이 노골화되어, 모든 음모론이 그렇듯 점점 그럴싸한
핵실험은 내일 할 것을 오늘 결심하는 수준의 의사결정이 아니다. 이때다 싶어 내지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북한의 2차 핵실험은 오래 전에 예정된 것이었다. 지난달에 이미 예고 보도도 있었다.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불가항력의 문제였다. 북한이 가능한 주의를 최대한 기울였다고 해도 미리 알거나, 피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차분해져야 하는 이유이다. 냉정히 전달할 책임은 언론에 있다. 핵실험의 시기상의 문제가 핵실험 자체에 대한 비난과는 별개로 다뤄져야 할 이유이다. 물론, 한반도의 남쪽이 상중이라는 것을 감안하여 실험 자체를 연기 혹은 취소할 수 있지 않느냐고 상상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그건 지극히 ‘우리’ 중심적인 발상일 뿐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앞서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수사기관은 완결되지도 않은 수사 내용을 조금씩 조금씩 언론에 흘린다. 기자들은 그것을 받아 적고, 데스크에서는 가장 자극적인 제목을 골라 뽑는다. 그 뉴스를 읽고 독자들은 ‘진실’이 뭐냐, ‘○○설’의 팩트는 뭐냐, 왈가왈부 따지기 시작한다. 정작 제대로 밝혀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남는 것은 그저, 피의자의 황폐해진 영혼뿐이다. 그는 설령 수사결과가 무죄로 나온다 해도, 사회가 자신을 평생 죄인 취급하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남은 선택은 결백을 주장하며 목숨을 던지는 것뿐이다.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타살설 따위를 놓고 벌어지는 인터넷상의 설왕설래를 보고 하는 말이다. 많은 이들은 쉽게 말한다. 조선일보가 문제야, 언론의 선
광주가 2015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유치했다. 한국시간으로 24일 오전 3시의 일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안타까운 서거 소식을 듣고 프리젠테이션에 들어갔던 광주라고 하던데, 어찌되었든, 2015년은 광주에서 축제 한마당이 벌어질 수 있을 듯싶다. 더군다나 이거, 재수 끝에 맞이한 경사인지라, 광주 입장에서는 감격이 더 클 수밖에 없겠다. 지난해 2013년 U대회에 도전했다 러시아 카잔에 패배했으니 말이다. 강원도 평창이 2014년 동계올림픽에 도전하다 러시아의 소치에게 발목을 잡힌 것처럼. 먼저 축하의 말을 전한다. 어찌되었든 이벤트 하나를 시 차원에서 유치하는데 성공했으니. 그리고 한 번 대화를 나눠보자. U대회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는데, 그 사후대책에 대한 로드맵은 있는지. 있다면 어떤
2009년 4월 28일. 프로야구 선수협회 손민한 회장과 권시형 사무총장은 ‘프로야구 선수협회 선수노조 설립추진 선언’이라는 타이틀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노조 설립을 선언한 것인데, 그러면서 지난 5월4일에는 한국프로야구선수 노동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는 4월28일 노조 설립을 선언한 후 이루어진 첫번째 공식모임인데, 여기에는 손민한 회장을 비롯하여 부상으로 불참한 기아의 윤석민을 제외한 프로야구 각 구단의 대표선수들 두 명씩(롯데는 회장 포함 3명), 총 16명이 참석했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가 끝난 후 손민한 회장은 선수 대표들이 노조 설립에 대한 뜻을 재차 확인했다는 뜻을 전했고, 권시형 사무총장 역시 노조의 필요성에 대해 선수들의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장이라도 한국 프
추모와 애도의 시간이다. 각종 포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는 게시판을 만들고, 흑백 편집으로 인터넷 분향소를 차렸다. ‘사람사는 세상 봉하마을’과 ‘노사모’ 홈페이지의 추모게시판은 말할 것도 없고, 블로그, 미니홈피, 게시판 등은 검은 리본과 국화가 가득하다. 다음 아고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추모 서명은 물론 아고라 하위 카테고리인 ‘이야기’ ‘즐보드’ ‘청원’ ‘토론’ 등이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관련 글로 빼곡하다. 다음 블로거 뉴스인 ‘뷰’에서도 노무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블로거들의 글이 쏟아져 나오면서 ‘노무현 서거’ ‘그리운 노 대통령’ ‘노사모’ ‘봉하마을’ ‘한나라당’ ‘덕수궁’ ‘공영방송’ ‘예능프로그램’ 등의 의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당신이 떠나신지 3일째입니다. 연 이틀을 아팠습니다. 전 지금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도 알 수 없습니다. 머릿속엔 부엉이 바위만 가득합니다. 당신이 남긴 유서 내용만 맴돌 뿐입니다. 어제 낮, 봉하마을에 장대비가 내렸습니다. 지나가는 소나기라고 여기기엔 비가 너무 컸습니다.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산천초목도 울었습니다. 추모객들은 그 장대비를 온몸으로 맞았습니다. 눈물과 빗물이 범벅이 된 그들을 보며 저와 제 아내도 함께 울었습니다. 통곡은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나이 많은 어른들에서부터 10대 청소년들까지, 당신 영정 앞에 국화 한 송이를 바치려고 서너 시간을 줄지어 기다렸습니다. 주변엔 전경차가 병풍처럼 둘러싸 있었구요. 서러워 우는 자가 한 둘이 아니었습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의 활동시한이 보름 남짓 밖에 남지 않았지만 한나라당 추천위원들이 여론조사 실시 거부에 대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어렵사리 여야 합의 끝에 출범한 미디어위원회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나라당측 위원들의 여론조사 거부 입장 발표 이후 처음으로 열린 22일 인천공청회에서는 민주당측 위원들이 지난 16일 한나라당측 위원들이 발표한 성명에 사실을 왜곡한 부분이 있다며 해명서를 전달했으나, 한나라당측이 해명서를 받을 수 없다며 거절해 공청회 시작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민주당측 위원들은 해명서를 통해, 자신들이 법조문을 ‘찬반’ 여론조사로 결정하자고 했고, 매체시장 실태조사 실시를 거부했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공식적인
2004년 4월15일 오후 6시. 17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스크린에 점멸하는 순간, 나는 환호했다. 152석이라는, 18년만의 집권 다수당이 된 노란풍선 때문이 아니었다. 사상 최초 원내 진입, 절차적 정당성을 거쳐 법적인 민중의 대표 자리를 얻어낸 민주노동당 때문이었다. 누군가는 자유당-보수당 양당 구도에서 노동당이 자유당을 밀어내고 한 자리를 차지했던 영국처럼, 10년 안에 우리도 보수 열린우리당, 진보 민주노동당 구도에 한나라당은 극우 소수정당으로 전락할 것이란 섣부른 전망까지 내놨다. 하지만, 기쁨을 누리기보다 맘 구석에 숨어있는 찜찜함을 되뇌는데 더 익숙한 나는, 이게 과연 진정한 진보적 시대 물결일까, 의심했다. 한국 사회의 견고한 보수-관료주의 기득권층이 이를 용인할 것인가. 진보적 시대 물
제가 알기로, 최선규 위원은 한나라당 추천 위원들 중에서 한나라당이 내세운 언론관련법 개정 이유와 개정 효과를 찬성하는 이유에 대해 자신의 의견과 논거다운 논거를 내세운 몇 안 되는 분들 중 한 명입니다. 그래서 논쟁에 가까운 의견 교환이 가능했던 몇 안 되는 분이었습니다. 연구소 관련 일 때문에 미디어위 활동을 중간에 그만두게 됐지만,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보고 있습니다. 최 위원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었는데, 최근 여론조사 논란을 보면서 계기가 될 수 있을 듯싶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최 위원은 미디어위 안에서 우리나라 국민은 ‘현명한 수용자’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습니다. 지난 4월10일 열린 미디어위 전체회의에서 방송뉴스를 소유할 수 있는 대기업 자산규모 기준을 폐지하는 것을
“저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나왔기 때문에 정책적 판단은 하지 못합니다.”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광주지역 공청회 한나라당 측 공술인으로 나온 이종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분쟁조정팀장의 말이다. 정책적 판단을 하지 못하면 미디어 관련법에 대한 의견을 공청(公聽)하는 자리에 왜 나왔을까? 공청회(公聽會)에 대해 브리태니커 사전은 “국회나 지방의회의 분과위원회·행정기관·공공단체 등에서 중요한 정책의 결정이나 법령 등의 제정 또는 개정안을 심의하기 이전에 이해관계자나 해당분야의 전문가로부터 공식석상에서 의견을 듣기 위한 제도”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공청회에 참석한 공술인이라 함은 “공청회 따위에서 이해관계가 있거나 학식, 경험 따위가 많아서 의견을 말하는 사람”(국립국어교육원 국어사전)이라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심정이다. 시시각각 시간은 흘러가고 언제 터질지도 모르는 폭탄을 가슴에 안은 형국이다. 여야 원내 사령탑들이 최근 교체됐다. 민주당 이강래 의원과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으로 면모를 일신하고 있다. 언론들은 이들에게 묻는다. 6월의 미디어법이 정국의 뇌관이요 시한폭탄인데, 어찌 할 것인지를. 이강래 원내대표는 온 몸을 다 바쳐 막겠다고 강경입장을 밝힌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표결처리해야 한다고 강경입장이다. 지금 쟁점은 지난 2차 입법전쟁 이후 여야간의 합의 사항인 ‘여론수렴 절차 후 표결 처리한다’에서 민주당은 ‘여론수렴 절차’에 강조점을, 한나라당은 ‘표결처리’에 방점을 찍는다. 여론수렴 절차라는 전제조건은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미디어위) 100일 활동’과 더불어 공청회
요즘 루저 만큼 핫(hot)한 문화적 트렌드가 있을까? 올해 대중음악상에서는 루저문화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장기하가 빅뱅의 태양을 제치고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남자 음악인이 되었다. 예외적인 하나의 사례가 아니다. 루저는 전방위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을 비롯한 ‘달빛요정 역전 만루홈런’,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 등의 음악, 박민규(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핑퐁), 김애란(침이 고인다), 임정연(스끼다시 내 인생)의 소설, ‘얼렁뚱땅 흥신소’와 ‘메리 대구 공방전’, ‘내조의 여왕’ 같은 드라마 등 문화 영역 전반에서 루저를 확인할 수 있고, ‘88만원 세대’, ‘청년 실업’과 같은 경제담론 속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이것은 유독 우리나라만의 현상도 아니다. 오래 전부터 잭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한국방송광고공사를 둘러싼 ‘미디어렙’ 논쟁은 정당에 따라, 사업자에 따라 그 대안이 분분하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이 묘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공영·다민영체제로, 사실상 완전경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것이 물밑에서 청와대 ‘오다’라고 우기는 모양이다. 완전경쟁체제가 청와대 ‘오다’라면, 문화부는 왜 1공영1민영체제를 지지할까? 청와대는 방통위에는 ‘오다’를 내리고 문화부에는 내리지 않는 것일까? 방통위 실무자들의 ‘오바’가 도드라지면서, 왜 한 번도 방송통신위원회의 최종 결정 테이블인 5인의 상임위원들이 참석한 논의 테이블에는 전혀 올라가지 않을까. 방통위 지역방송발전위원회의 핵심의제가 지역방송살리기이고, 지역방송살리기의 핵심 의제가 ‘미디어렙’을 통
오늘이 절기상 소만(小滿)이라고 한다. 만물이 점차 생장(生長)하여 가득 찬다는 의미라고 하니, 꾸물거리던 봄이 가파르게 여름으로 꺾어진다는 뜻일 게다. 소만은 본격적으로 농사에 돌입해야 함을 알리는 절기이다. 소만을 하루 앞둔 어제 MB는 직접 이앙기를 몰아 모내기를 하고, 논두렁에 걸터앉아 막걸리도 한 사발 시원하게 잡수는 장면을 연출했다. 김영삼 대통령 이후 꼭 12년만의 일이라고 한다. 특별히 나무랄 생각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강렬하게 체험했던 일에 지배당하기 마련이고, 나름의 고유한 인식론에 기반하여 세상을 해석하고 싶어 하는 법이다. MB라고, 대통령이라고 해서 더 특별한 방법이 있을 순 없다. 그리고 ‘모내기’가 예컨대 3D 시뮬레이션 게임 체험 따위의 신문물 체험보다 열등할
*스포일러 있음수컷의 관계맺음은 지배 혹은 굴종의 아비투스로 점철된다. 원시의 정글에서 수컷은 먹이 사냥에 더해 다른 수컷으로부터 사냥한 먹이를 빼앗거나 지킬 궁리도 해야 했다. 이때 수컷은 먼저 온전히 근육의 부딪힘으로 우위를 겨룬다. 힘이 센 수컷은 당연히 약자의 사냥감을 빼앗지만, 그렇다고 모두 빼앗진 않는다. 약자가 굶어 죽으면 결국 강자가 누릴 사냥감의 절대량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틈을 이용해 약자인 수컷은 나름의 처절한 생존법을 배운다. 강자에게 “받들어총!”으로 굴종하면, 승산이 없는 힘겨루기를 했을 때보다 더 많은 비율의 먹이를 얻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결국 수컷들은 생태계의 먹이사슬 마냥 지배 또는 굴종했다. 현대의 수컷들도 진화하지 않았다. 게다가 근대의 가부
‘우리 핏줄’ 몽고, 혹은 변태적 혈통주의짙은 안개 속에서 탈옥한 죄수는, 똑바로 걷는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한 바퀴 빙 돌아 원래 갇혀있던 교도소로 돌아오게 된다고 한다. 이른바 ‘민족문학’의 첨병이었던 왕년의 대문호 황석영의 이른바 ‘변절’ 논란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의 민족주의는 일본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런데 오리무중 속에서 걷고 걷다보니, 결국 또 하나의 제국주의로 돌아와버리고 말았다. 황석영이 주장하는 이른바 ‘알타이연합’, 그 논리를 천천히 짚어보도록 하자.우선 그 ‘알타이’라고 통칭되는 국가에 사는 사람들과, 현재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을 한 혈통이라고 주장할 수나 있는지가 의문이다. 그저 공통되는 것은 ‘우랄 알타이 어족’이라는 언어학상의 한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