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 김민하 칼럼]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왔다. 휴가 동안 많은 일이 있었기에 복귀 일성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아직 메시지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언론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라 본다. 자세를 낮추고 국민의 말을 경청하면서 민생을 챙기겠다고 하면서도 인적 쇄신은 없다는 취지일 거라는 게 언론 보도의 내용이다.다만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대한 조치는 있을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겠다는 설익은 정책이 논란이 된 데다 외고 폐지까지 문제가 되면서 조선일보 등
[미디어스=조현옥 수필가] 광교산 둘레길을 걷다 형제봉으로 가려면 수원의 상수원인 광교저수지 둑을 지나야 합니다. 둘레길을 삼사십 분 걸어 목이 마를 때쯤 눈앞에 펼쳐지는 시원한 저수지의 물과 멀리 보이는 푸르스름한 산 능선을 바라보면 먼 여행이라도 떠나온 느낌입니다.게다가 둑의 왼쪽에는 상수원 보호 시설이 연두색 고깔 지붕을 쓰고 저만치 물 위에 떠 있어 등대를 연상시키니 가벼운 배낭 하나 메고 나선 길이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요.눈을 돌려 둑 아래쪽을 바라보면 경사면으로 펼쳐진 풀밭에 철마다 다른 생명의 빛 깔이 피어오릅니다.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집권 3개월도 안 돼 자기들끼리 싸우다 집권세력이 비상상황을 맞이했다는 얘기는 적어도 최근 들어선 본 일이 없다. 전 국민이 매일 매일 새로 갱신되는 한국 정치의 역사적 순간을 목도하는 중이다.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사람들은 저항할 태세지만 비대위 전환은 불가피할 듯하다. 당헌 당규 상의 난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현실 정치에서 그런 건 다 부차적이다. 비대위로 가고자 하는 쪽에서 어떻게든 돌파할 수 있는 근거를 대기만 하면 된다.최고위원이 모두 사퇴해야 비대위로 갈 수 있다는 해석이 있지만 이건 주장하
언론윤리헌장실천협의회에서 발행하는 은 취재보도 활동에서 발생하는 윤리 문제를 주제로 언론인에게 드리는 편지 형식의 글입니다. 학계와 시민사회, 언론계에서 언론윤리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온 필진이 돌아가며 격주로 집필, 사단법인 언론인권센터에서 발행하는 [언론인권통신]에 게재합니다. 동의를 구해 미디어스에 게재합니다. [미디어스=박영흠 칼럼] 답을 알면서도 풀지 못하는 숙제, 언론 윤리란 그런 것 아닐까요? 언론 윤리를 준수해야 한다는 데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강령과 헌장, 준칙이 마련되어
[미디어스=탁종열 칼럼] 대우조선 하청지회 노동자들의 파업이 끝나자 언론은 조선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다루는 기획 기사를 연이어 보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문마다 해법은 서로 다릅니다. 매일경제는 그 원인을 '귀족노조'와 '노동시장 유연화'에서 찾습니다. 매일경제는 에서 대우조선해양 사태는 "한국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한 단면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습니다.매일경제는 이 기사에서 "300인 미만 사업장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시간당 평균임금 1만 4899원을 받는 반면 300인
[미디어스=탁종열 칼럼]#1. 영국 - 감세냐? 증세냐?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후임을 결정하는 보수당 대표 결선투표에서 ‘감세 공약’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결선투표에 오른 리즈 트러스 외교장관은 300억 파운드(약47조3천억원)의 감세를 공약했다. 영국 정부가 지난 3월 법인세율을 19%에서 내년 25%로 올리겠다고 했는데, 이 계획을 취소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보수당 원로들이 감세에 반대하고 나섰다. 보수당 원로들은 감세에 반대하며 ‘마거릿 대처’를 소환했다. ‘대처라면 이 공약에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란다. 신자유주의의
[미디어스=조현옥 수필가] 지난달에 백두대간을 등반하는 학생들을 인솔하기 위해 소백산으로 예비답사를 했다. 7월 첫 주에 일정대로 인솔 교사와 학생 80여 명이 함께 갔으니 올여름에는 소백산을 두 번이나 다녀왔다. 6시간 힘겹게 산을 오르고 내려왔는데도 어느새 그 산의 능선에서 부드럽게 불던 바람과 바리톤 정도의 음높이로 흐르던 물소리가 그리워졌다. 몇 년 전 처음 그 산을 찾았을 때는 겨울이었다. 겨울 끝자락에 살짝 녹은 얼음 사이로 흐르던 은빛 물이 ‘참 곱다’고 생각하며 산길을 올랐었다. 그리고 장맛비가 며칠 내린 뒤의 여름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총경들이 모여 행안부에 경찰국을 설치하는 방안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주모자를 대기발령 조치했다는 뉴스를 보며 영화 ‘부당거래’를 떠올렸다.이 영화에서 경찰들은 같은 경찰인 주인공이 부당하게 대기발령됐다는 이유로 대낮부터 삼겹살을 굽고 소주를 들이키며 사보타주를 감행한다. 지방경찰청장이 현장을 찾아 주인공과 독대하자 동료 경찰들은 실력행사가 효과가 있다며 역시 노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둥 한다. 그러나 실상 지방경찰청장이 태업 현장을 방문한 것은 인사처분을 철회하는 대가로 주인공에게 부당한 임무를 맡기기 위한 목
[미디어스=한상희 칼럼] 최근 언론인권센터가 주관한 두 개의 토론회장에서 '미디어리터러시 강화'를 해결책으로 내놓는 토론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하나는 성범죄와 아동학대범죄 보도에 한해서 댓글 창을 폐지하자는 내용의 발제에 대해 한 토론자께서 댓글을 닫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미디어 리터러시 강화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주장을 하셨다. 또 다른 토론회에서는 더 이상 진전없이 멈춰버린 언론피해구제법에 대해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발제에 대해 한 토론자께서 언론인들을 위축시키는 법적제재보다는 미디어 리터리시를 강화하여 이용자들이 식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올해 여름은 일찍 시작되었고 내내 무덥다. 더운 것도 참을 수 없는데 습하기까지 하다. 6월부터 본격적으로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시작되더니 폭우성 비가 쏟아졌다. 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더위 때문에 지치고 고단하고 짜증이 났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고, 습도가 높아 옷이 물에 젖은 미역처럼 척척 달라붙었다. 이런 날이면 고민이 생긴다. 속옷 때문이다.이렇게 덥고 습한 날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것은 형벌이다. 더운 여름 외출을 앞두면 옷장 앞에서 항상 고민한다. 입을 것인가, 말 것인가. 나
[미디어스=유영주 칼럼] 청년크루 4명이 기후위기 지구를 구하자고 나섰다. 성우 또는 뮤지컬 배우를 지망하는 학교 밖 청소년 DJ 고목, 큐시트에 빈틈없이 비거니즘을 채워넣는 달복 PD, 큰언니 같은 엔지니어 운조, 백아산 깊은 곳 수련하러 떠난 코니 PD. ‘어몽얼쓰’는 이 청년들이 풀어가는 예사롭지 않은 방송 미션이다. ‘어몽얼쓰’ 방송 제작은 세 갈래로 진행 중이다. 주간 정규방송, 월간 유튜브라이브, 격월간 미디어액션 등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조금만 설명을 보태겠다. 광주시민방송(88.9MHz) 정규방송프로그램 '어몽얼쓰'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북한 선원 강제 북송을 둘러싼 정치권의 입씨름을 보고 있자면 서글퍼진다. 진중하게 논의할 가치가 있는 문제도 저질스런 공방으로 소모해버리는 현실 정치의 민낯이 가감없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북한 눈치를 보느라 혹은 부적절한 거래를 위해 선원들을 사지로 내몰았느냐는 주장과, 그러면 엽기 살인마를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들여 보호해줘야 하느냐는 항변의 충돌이 보여주는 바가 바로 그렇다.결론적으로 말해서, 문재인 정권은 문제를 잘못 처리했다고 본다. 어떤 이유로든 간에 정당한 재판과 이에 따른 처벌을 기
언론윤리헌장실천협의회에서 발행하는 은 취재보도 활동에서 발생하는 윤리 문제를 주제로 언론인에게 드리는 편지 형식의 글입니다. 학계와 시민사회, 언론계에서 언론윤리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온 필진이 돌아가며 격주로 집필, 사단법인 언론인권센터에서 발행하는 [언론인권통신]에 게재합니다. 동의를 구해 미디어스에 게재합니다. [미디어스= 정은령 칼럼] 여기 초등학생 딸 하나를 둔 가족이 있습니다. 남편은 운영하던 업체의 문을 닫았고, 아내는 남편이 폐업하던 무렵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부부에게는 1억여 원의 카드빚이
[미디어스=이광택 칼럼]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 끝에 2021년 8월 31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의원 각 2명과 양당이 추천한 전문가 2명씩 총 8명으로 협의체를 구성하여 논의하기로 하여 9월 26일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됐다. 다시 여야 9명씩 총 18명으로 구성된 ‘언론·미디어제도개선 특별위원회’(미디어특위)를 구성해 그해 말까지 언론 전반에 대한 개혁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었다.미디어특위는 2021년 11월 15일 위원장과 간사를 선임해 출범하여 활동 기한을 한 차례 연장
[미디어스=탁종열 칼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공기업은 방만경영의 대명사가 됐다.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기업 노동자들은 세금을 축내는 ‘철밥통’이 됐으며 혁신의 대상이 됐다. 취업준비생의 절반이 목표로 하고 있고 직장인 3명 중 1명이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공공기관(공기업)은 ‘이익 집단’이 되어 국민의 고통과는 상관없는 ‘그들만의 리그’를 구축하고 있단다. 윤 대통령은 6월 21일 국무회의에서 “과하게 넓은 사무공간은 축소하고 호화로운 청사는 과감하게 매각해야 한다”고 공공기관의 구조조정을 압박했다.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 “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 대한 중징계 결정은 예상대로인 동시에 예상 외였다. ‘이럴 줄 몰랐어?’란 점에서 예상대로고, ‘이렇게까지 하나?’란 점에서 예상 외다.이준석 대표의 항변과는 달리 성상납 의혹은 일반 국민의 시각으로 볼 때 어느 정도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의 ‘7억 각서’의 존재 때문이다. 이런 문서가 등장하는 것은 ‘무마용’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다. 이걸 증거인멸 시도의 흔적으로 본다면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의혹의 개연성을 일부라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국민의힘 윤리위원회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며칠 전까지 강원도에 있는 문학촌에 있었다. 문학촌은 인가와 떨어진 곳으로 사람을 거의 볼 수 없는 외진 곳에 자리하고 있어 필요한 것이 있으면 읍내로 나가야 했다. 집필에 필요한 것과 먹는 것은 모두 문학촌에 있었기 때문에 별로 필요한 것은 없었으므로 마실 삼아 일부러 읍내에 나가 한 바퀴 돌아보고 오기도 했다.그날은 폭우가 쏟아지는 날이었다. 빗소리와 어우러지는 풍경이 내내 시선을 창에 머물게 하였다. 결국 집필을 접고 다른 선생님들과 읍내에 나가 치킨에 가볍게 맥주 한잔하고 오기로 하고 읍내로 향했다
[미디어스=조현옥 수필가] 교문 안쪽으로 나란히 줄을 선 측백나무에 민트색 별사탕이 달렸습니다. 납작납작 눌러 놓은 듯한 측백나무의 연녹색 잎을 보면 상쾌한 느낌이 들며 더위를 조금은 식혀주는 듯합니다. 그 싱그런 잎 위에 드문드문 달린 측백나무 열매는 더운 여름날의 선물 같습니다. 왜냐하면 어렸을 때 먹던 과자 사이에 가끔 들어있는 별사탕 모양에 민트색이라 마카롱이나 마시멜로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나무가 별 모양 머리핀을 꽂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하나 따 먹어보고 싶기도 합니다.측백나무 잎은 여러 번 쪄서 말린 가루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여야 모두 ‘청년 리더십’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현안이다. 이 갈등의 궁극적 결말은 절망일 수도, 희망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희망을 말하기 쉽지 않다. 이 상황 자체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먼저 더불어민주당이다.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이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전당대회를 둘러싼 세대 대결 구도는 더 복잡해졌다. ‘97그룹’이 ‘86세대’와 구체적으로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는 가운데 세대교체를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할 자격(?)을 갖춘 당권주자가 출현한 셈이기
◀글 시작에 앞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미디어스= 김채윤 칼럼] 사건 관련 기사를 읽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경우는 아이의 이름을 발견할 때이다.최근 한 일가족이 실종되었다. 이 사건은 실종아동이 체험학습 기간이 종료한 후에도 등교하지 않자 학교에서 실종신고를 하며 알려졌다. 경찰은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률에 따라 실종경보를 내며 아동의 이름과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동시에 수많은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아이의 이름과 사진, 그들이 타고 간 차종과 차량번호 등은 기사를 통해 온라인에서 공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