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탁종열 칼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공기업은 방만경영의 대명사가 됐다.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기업 노동자들은 세금을 축내는 ‘철밥통’이 됐으며 혁신의 대상이 됐다. 취업준비생의 절반이 목표로 하고 있고 직장인 3명 중 1명이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공공기관(공기업)은 ‘이익 집단’이 되어 국민의 고통과는 상관없는 ‘그들만의 리그’를 구축하고 있단다. 윤 대통령은 6월 21일 국무회의에서 “과하게 넓은 사무공간은 축소하고 호화로운 청사는 과감하게 매각해야 한다”고 공공기관의 구조조정을 압박했다.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 “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 대한 중징계 결정은 예상대로인 동시에 예상 외였다. ‘이럴 줄 몰랐어?’란 점에서 예상대로고, ‘이렇게까지 하나?’란 점에서 예상 외다.이준석 대표의 항변과는 달리 성상납 의혹은 일반 국민의 시각으로 볼 때 어느 정도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의 ‘7억 각서’의 존재 때문이다. 이런 문서가 등장하는 것은 ‘무마용’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다. 이걸 증거인멸 시도의 흔적으로 본다면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의혹의 개연성을 일부라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국민의힘 윤리위원회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며칠 전까지 강원도에 있는 문학촌에 있었다. 문학촌은 인가와 떨어진 곳으로 사람을 거의 볼 수 없는 외진 곳에 자리하고 있어 필요한 것이 있으면 읍내로 나가야 했다. 집필에 필요한 것과 먹는 것은 모두 문학촌에 있었기 때문에 별로 필요한 것은 없었으므로 마실 삼아 일부러 읍내에 나가 한 바퀴 돌아보고 오기도 했다.그날은 폭우가 쏟아지는 날이었다. 빗소리와 어우러지는 풍경이 내내 시선을 창에 머물게 하였다. 결국 집필을 접고 다른 선생님들과 읍내에 나가 치킨에 가볍게 맥주 한잔하고 오기로 하고 읍내로 향했다
[미디어스=조현옥 수필가] 교문 안쪽으로 나란히 줄을 선 측백나무에 민트색 별사탕이 달렸습니다. 납작납작 눌러 놓은 듯한 측백나무의 연녹색 잎을 보면 상쾌한 느낌이 들며 더위를 조금은 식혀주는 듯합니다. 그 싱그런 잎 위에 드문드문 달린 측백나무 열매는 더운 여름날의 선물 같습니다. 왜냐하면 어렸을 때 먹던 과자 사이에 가끔 들어있는 별사탕 모양에 민트색이라 마카롱이나 마시멜로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나무가 별 모양 머리핀을 꽂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하나 따 먹어보고 싶기도 합니다.측백나무 잎은 여러 번 쪄서 말린 가루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여야 모두 ‘청년 리더십’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현안이다. 이 갈등의 궁극적 결말은 절망일 수도, 희망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희망을 말하기 쉽지 않다. 이 상황 자체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먼저 더불어민주당이다.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이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전당대회를 둘러싼 세대 대결 구도는 더 복잡해졌다. ‘97그룹’이 ‘86세대’와 구체적으로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는 가운데 세대교체를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할 자격(?)을 갖춘 당권주자가 출현한 셈이기
◀글 시작에 앞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미디어스= 김채윤 칼럼] 사건 관련 기사를 읽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경우는 아이의 이름을 발견할 때이다.최근 한 일가족이 실종되었다. 이 사건은 실종아동이 체험학습 기간이 종료한 후에도 등교하지 않자 학교에서 실종신고를 하며 알려졌다. 경찰은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률에 따라 실종경보를 내며 아동의 이름과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동시에 수많은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아이의 이름과 사진, 그들이 타고 간 차종과 차량번호 등은 기사를 통해 온라인에서 공유되었다.
[미디어스=탁종열 칼럼] 2023년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올해 최저임금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작년에 비해 매우 소극적이었다. 언론이 주목한 것은 인상률보다 업종·지역별 차등적용이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을 평가하기 위해 주목해야 하는 정책이 있다. 바로 올 상반기에 종료되는 '일자리안정자금'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일자리안정자금의 성과에 주목한 언론은 없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깎아내리는 언론만 존재했을 뿐이다.지난 6월 17일 경남도민일보 안지산 기자가 유일하게 '일자리안정자금'의 의미와 성과를 평가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한 전문가가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총장’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슨 뜻인가? 대통령이 되었지만 대통령직과 검찰총장직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용산 대통령실이 아니라 ‘대검 용산분실’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고 하니 상황이 심각하다.최근 불거진 논란은 이게 ‘아픈 지적’임을 절감하게 한다. 가령 경찰 인사가 잘못 발표된 걸 놓고 ‘국기문란’이라고 한 일을 보자. 무엇이 국기문란이라는 것일까? 대통령은 세 가지를 얘기했다. 첫째, 경찰이 스스로 추천한 인사가 그대로 고지됐다. 둘째, 대
언론윤리헌장실천협의회에서 발행하는 은 취재보도 활동에서 발생하는 윤리 문제를 주제로 언론인에게 드리는 편지 형식의 글입니다. 학계와 시민사회, 언론계에서 언론윤리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온 필진이 돌아가며 격주로 집필, 사단법인 언론인권센터에서 발행하는 [언론인권통신]에 게재합니다. 동의를 구해 미디어스에 게재합니다. [미디어스=박진우 칼럼] 표현의 자유, 기자와 예술가의 갈등? 6월 초순, 사단법인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이하 '서울 민예총')이 주최한 전시회에 출품된 한 작품이 언론계와 예술계 모두의 뜨거운 쟁점이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걷는 것, 산책 좋아하세요, 라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걷는 건 좋아하지 않는데 산책은 좋아한다고 말하면 무슨 말이냐고 다시 묻는다. 어떻게 산책은 좋아하는데 걷는 걸 싫어할 수 있어요? 글쎄. 나도 그것이 아이러니하긴 하다. 오래 걷거나 힘들게 걸으면 아름다운 경치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먼저 생긴다. 이미 멀리 와버렸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피로감은 두려움으로 변한다. 체력은 바닥이고 걸어온 만큼 다시 걸어서 되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막막해진다. 6월인데 벌써 낮에는 30도를 넘어
[미디어스=조현옥 수필가] ‘춘마곡(春麻谷) 추갑사(秋甲寺)’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봄의 정취가 아름답다는 마곡사를 올봄에는 두 번이나 찾았다. 한번은 응진전(應眞殿) 앞에 자목련이 다소곳이 피어있는 4월 말이었고, 한 번은 여름을 맞기 전 5월의 마지막 토요일이었다.주차장에서 백범 선생 명상길이라는 표지판이 보여 절은 명상길을 돌아본 후에 가기로 하고 눈앞에 보이는 길로 곧게 올라갔다. 4월의 마곡사에는 키도 작고 얼굴도 작은 꽃마리가 포슬포슬한 흙 위에 봄이라는 글자를 꼭꼭 눌러 쓴 것처럼 곳곳에 피어있었다.은적암 백련암 방향으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뉴스를 보면 슬퍼지는 요즘이다.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건이 최근 쟁점화되는 것은 그중에서도 상당히 유감스럽다. 진상을 규명하고 유족들의 아픔을 덜어주는 방향이 아니라 여야가 서로 정치적 득실을 근거로 목소리를 높이며 대립하는 구도만 강화되는 상황이기에 그렇다.이 문제의 시작은 문재인 정권의 안이함이다. ‘자진월북’이라는 규정을 유족들이 불명예로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정부가 그렇게 판단한 이유를 성실히 설명하고 납득을 할 수 있는 정치적 조건을 만들어 나가는 것에 주력해야 했다. 유족들은 문재인 정부가 무성의한 대응을 했다고 보고 있다. 그런 무성의함에는 이유가 있을 거고, 그 이유란 떳떳하지 않은 데 있을 거라는 추정이 유족들이 갖는 불신의 원천이다.물론 사건의 특수성이
[미디어스=김현옥 칼럼] 올해 첫 시니어미디어인권교육은 최근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 대면 강의로 시작됐다.10여 명의 어르신과 ‘노인의 시선으로 본 미디어인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우리 사회가 급속도로 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디어 속 노인의 모습은 제한된 영역에서 의존적이며 연약한 보살핌의 대상으로 재현되는 양상에 머물러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미디어가 노인 이미지에 대해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만들어 오히려 세대 갈등을 부추긴다는 것이다.디지털 미디어 이용이 급증하면서 일부 네티즌들이 쓰던 용어가 어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생각해보면 애초 ‘윤핵관’이란 단어는 이준석 대표가 고안한 거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이 익명 인터뷰를 통해 대표인 자신을 흔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윤핵관’이란 단어는 그 대상으로 지칭된 인사들에게 상당한 정치적 득이 되었다. 최근의 ‘민들레 논란’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대표적인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듯했던 민들레 모임은 여의도 정치의 문법으로 봤을 때 뻔한 용도다.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정권 핵심부와 완전히 코드가 일치하는 인물은 아니니, 지도체제 바깥에서 인위적으로 주류를 형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당권과 공천권을 장악하는 그림이다. 다소 주변적 사실이지만 무슨 뜻인지 모를 ‘민들레’라는 이름 자체(심지어 ‘민심 들어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스마트한 세상에서 스마트 폰 사용은 기본이다. 스마트 폰 하나만 있으면 은행을 가지 않아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고,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주문해서 집으로 배송시킬 수 있고, 배가 고프면 음식점에 가지 않아도 배달시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스마트 폰 하나면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다. 스마트 폰으로 스케줄 관리도 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듣고 싶은 강의도 듣고, 책도 읽을 수 있다. 스마트 폰 하나면 슬기롭고 편리한 생활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단 ‘사용할 수 있을 때’라는 전제가
[미디어스=이선민 칼럼]40대 가장 무차별 폭행한 만취女, 뒤늦게 사과 문자…“자괴감 느껴”(2021.9.25.)지하철서 침뱉고 아버지뻘 남성 폭행한 20대 여성… 피해자 측 “꼭 처벌해달라”(2022.3.19)사회적 의미에 대해 언론 스스로 설명할 수 없는, 일탈적 사건사고에 대한 언론의 주목은 새로운 일은 아니다. 다만 지난해와 올해 다수 언론이 주목한 폭행 사건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공통점 중 하나는 여성이 가해자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범죄나 폭력 사건의 가해자가 대부분 남성이었기 때문에 가해자가 여성인 경우,
언론윤리헌장실천협의회에서 발행하는 은 취재보도 활동에서 발생하는 윤리 문제를 주제로 언론인에게 드리는 편지 형식의 글입니다. 학계와 시민사회, 언론계에서 언론윤리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온 필진이 돌아가며 격주로 집필, 사단법인 언론인권센터에서 발행하는 [언론인권통신]에 게재합니다. 동의를 구해 미디어스에 싣습니다. [미디어스=최미랑 칼럼] 편지를 보낼 기회를 얻게 돼 영광입니다. 얼굴을 모르는 많은 동료들께 이야기를 건넨다는 것이 무척 떨리네요.‘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이렇게 해도 되는 걸까’. 일을 하며 우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선거라는 게 그렇다. 끝나면 이긴 쪽도 진 쪽도 머리가 아프다. 특히 진 쪽은 무엇 때문에 졌느냐를 놓고 혼란의 도가니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런 차원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은 예정돼 있던 바다. 싸울 때는 싸워야 한다. 무엇을 갖고 싸울 것인가가 문제다.지방선거 결과로 범위를 좁혀서 보자면 이재명-송영길 책임론은 이유 있다.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출마 과정은 혼돈 그 자체였다. 서울시장 출마의 정당성을 만들기 위해 꺼낸 얘기인지 처음부터 기획된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유리한 지역구를 골라 출마한 이재명 상임고문의 선택도 비상식적이긴 마찬가지였다. 정치엔 정답이 없다고들 하니, 명분이 없는 출마라도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으면 책임론은 크지 않았을
[미디어스=윤여진 칼럼] 지난주 막을 내린 드라마 는 모두에게 꽤 진한 여운을 남겼다. 드라마는 모두가 같은 욕망을 꿈꾸는 것이 행복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욕망이 이끄는 ‘가짜행복’에서 해방으로 가는 길에 대해 묻고 있었다. 쉽지 않은 주제임에도 배우들의 맛깔나는 연기와 두고두고 곱씹게 되는 대사가 귀에 박혀, 내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했던 것 같다. 작가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 중 하나는 사랑, 행복이라는 단어가 이미 그 순수하고 고귀한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지방선거 결과보다 그 이후에 관심이 더 가는 요즘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분열은 불가피할 듯하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의 대국민 사과를 둘러싼 논란이 당장은 커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이것도 지엽적 문제에 불과하다. 리더십 공백 상태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민낯’이 문제다.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와 뒤 이은 메시지를 내용, 시점, 형식을 기준으로 평가해보자. 내용은 흠잡을 데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거듭나기 위해 꼭 필요한 내용이다. 시점과 형식은 문제였다. 사전투표를 며칠 앞둔 상황에서, ‘단독플레이’로 나온 것은 지방선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선택이다.그런데 보다 큰 문제는 지도부 포함 당내 주요 인사들이 이 ‘도움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