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한심한 선거는 처음이다. 정치권에서 언론까지 결코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 넘쳐나고 있다. ‘혼탁선거’라는 말은 돈이 오가거나 막말 비방,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선거를 표현하는 말로 쓰였다. 그런데 이제는 이 단어의 의미를 좀 더 확장해야 할 것 같다. 돈이나 막말, 흑색선전의 등장을 미뤄놓고 봐도 선거판 자체가 이미 혼탁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조선일보는 5일 지면에 안철수 공동대표와 국민의당 지지율이 창당 초기 수준까지 회복됐다고 전했다. 사설에서는 이게 다 새누리당의 공천막장극과 더불어민주당의 운동권 정당 회귀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조선일보의 주장에 근거가 하나도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이게 반쪽짜리 진단이라는 걸 우리는 직관적으로 안다. 조선일보가 왜 이런 반쪽짜리
야권을 중심으로 놓고 볼 때 지금까지 선거의 주요 화두는 누가 뭐래도 ‘후보단일화’였다. 이렇게 된 이유는 각 언론이 전망하는 선거 초반 판세를 보면 알 수 있다. 수도권의 경우 야권 분열 때문에 새누리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고 호남에서는 국민의당이 기세를 얻고 있다. 정의당은 창원 성산의 노회찬 후보 정도가 강세인 걸로 분류된다.이러니 후보단일화 압력을 체감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단일화를 하네 마네를 두고 연일 서로를 향한 독설을 퍼부었다. 새누리당은 논란 끝에 선거연대 국면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단일화 논의에 적극적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난하면서 국민의당을 슬쩍 추켜세웠다. 보수언론이 ‘진보언론’으로 부르지만 실상은 ‘야당지’로 부르는 게 더 어울릴 한겨레는 야
본격적인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면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후보들 간의 선거연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투표용지 인쇄가 끝나기 전에 각 지역구 후보들 간의 단일화를 1차적으로 성사시키려는 더불어민주당의 적극적 행보가 이에 대한 논란을 확대시키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 논의가 자신들의 존재의의를 약화시킨다는 판단 하에 강력한 대응을 천명하고 있다. 새누리당 역시 그렇잖아도 공천 문제로 민심 이반이 뚜렷한 가운데 양당 후보들 간의 단일화가 또 다른 ‘바람’이 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분위기다. 세 당의 논평을 모아보았다. 더불어민주당 브리핑 (2016. 3. 31.)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일여다야 구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서 이게 무슨 꼴이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정치혐오’가 판을 치고, 이걸 극복하는 방법을 모두가 고민해야 하는 때에 오히려 대통령이 나서서 정치를 쳐다보고 싶지도 않게 하고 있다. 사실상 대통령이 미워한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유승민 의원과 그 주변 사람들이 공천을 받지 못한 것으로부터 뜬금없는 ‘존영(尊影)’ 논란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할 말이 없다’는 평가를 피하지 못할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존영’이라고들 하지만 대통령이 등장하니 높여 부르는 것일 뿐, 결국 그냥 액자에 들어있는 사진이다.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사진에 대한 저작권이라도 주장하겠다는 것인가? 중앙일보 보도에 의하면 이 문제에 대한 모범적 해결책은 오히려 친박 중진이라는 서청원 의원이 제시했다고 한다.
본격적인 선거가 시작되면서 각 당이 모두 경제 관련 공약을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이 내놓은 7대 경제공약을 국민의당이 '선심성 뻥튀기'로 평가해 한바탕 입씨름이 벌어졌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행보와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29일에도 경제공약과 관련한 왈가왈부가 이어졌는데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국민경제상황실장, 새누리당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의 발언들을 묶어보았다. 경제공약 전체 내용은 각 당의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경제상황실 발족 기자회견 최운열 실장 발언 (2016. 3. 29.)새누리당 정부 8년 간 경제성장률 반으로 줄었고 1인당 국민총소득 증가 또한 반토막 났다.현 경제기조가 지속되면
새누리당 최고위원회가 김무성 대표가 거부한 지역구 후보 공천을 일부 의결했다. 새누리당 소속으로 출마가 가능해진 후보는 대구 동구갑에 출마한 정종섭 후보, 대구 수성을 이인선 후보, 대구 달성 추경호 후보다. 나머지 논란이 돼 온 서울 은평을, 대구 동구을, 서울 송파을 지역구는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했다. 이로써 최대 관심사였던 유승민 의원과 이재오 의원은 새누리당 후보 공천 없이 무소속 출마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유승민 의원의 경우 25일 오후 4시 현재 단독으로 후보등록 돼있어 무투표 당선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후보등록 마감은 오후 6시까지다.새누리당 황진하 사무총장은 25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공천관련 갈등을 봉합하고 당의 화합을 통한
오랜만에 정치가 아주 즐겁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진박 후보들에게 공천을 주기 싫다며 ‘옥새’를 들고 부산으로 도망을 가버렸기 때문이다. 아니, 정정하겠다. 김무성 대표는 그 도장의 이름이 옥새가 아니고 당인이며, 새누리당사에 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니 옥새를 들고 부산으로 도망을 갔다는 표현은 틀렸다. 옥새 없이 도망갔다. 최고위를 안 열겠다던 김무성 대표는 어찌됐건 최고위에 참석한다는 입장으로 또 후퇴했다. 상황은 예고된 수순으로 흘러가고 있다.25일 보수언론은 일제히 김무성 대표가 벼랑 끝 승부를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30시간의 법칙’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무르게 행동해온 김무성 대표인데, 이번에도 역시 친박들 앞에 무릎을 꿇는다면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에 결정적 타격을
▷ 조선일보 / 최보식 선임기자 (2016. 3. 25.)당 대표가 옥새를 들고 ‘날랐다’. 이건 새로운 개그의 소재가 되고 있다. YS의 마산 칩거를 언급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쨌든 정치를 코미디로 만드는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보수언론은 김무성 대표의 행위가 잘못됐다 면서도 뭔가 이해할만 하다는 식으로 쓰고 있다. 일련의 파국이 결국 청와대와 친박계의 무리한 ‘유승민 찍어내기’로부터 시작됐다는 걸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쯤 되자 조선일보는 정치의 근본을 다시 따져 묻기 시작했다. 최보식 기자의 위 칼럼은 각 당이 스스로 가치와 지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아도 지지자들이 마치 인질 잡힌 것처럼 찍어줄 수밖에 없었던
고백하자면 유승민이라는 정치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다거나 단지 보수정치인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는 아니다.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 일당들에게 핍박을 당해 고난받는 피해자의 입장처럼 보이지만, 그는 어쨌든 아버지대로부터 ‘정치적 금수저’라고 부를만한 인생을 살아왔다.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유승민 의원을 당으로부터 온갖 혜택을 받았으면서도 침을 뱉고 떠난 사람처럼 표현하는 것에는 절반의 진실이 있다.게다가 유승민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든 국책연구기관으로 지금까지 정권의 경제정책을 좌우할만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유승민 의원이 연구원이던 시절에도 나름 소신을 내세웠다는 후일담이 있긴 하지만, 지금
어찌됐건 한고비 넘긴 모양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당무 거부 사태는 문재인 전 대표가 급거 상경을 하고 비대위원들이 제각기 몰려가 전원 사의를 표명하며 머리를 조아림으로써 일단은 갈등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김종인 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혀야 이후 상황을 정확히 전망할 수 있겠으나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보는 게 옳을 것 같다.일련의 상황을 두고 언론 지면과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다양한 평가가 난무했다. 김종인 대표의 ‘노욕’을 문제 삼는 주장부터 과도한 ‘우클릭’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각양각색의 부정적 평가들이 나왔다. 심지어 이런 문제제기들은 좌우를 가리지 않는 것이기도 했다. 김종인 대표를 옹호하는 주장은 대개 ‘대권주자로서 문재인 대표의 이후 행보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사퇴의사까지 밝히면서 공천을 둘러싼 진통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가 급거 상경해 김종인 대표와 면담을 하면서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김종인 대표는 이미 “친노 패권을 확인했다”고까지 발언한 바 있기 때문에 이 사태의 여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김종인 대표에 의한 공천 갈등은 애초 정청래 의원을 컷오프 대상에 포함시킨 것부터 시작됐다. 정청래 의원이 컷오프 대상에 들어간 것은 ‘막말’이 주요 원인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막말’이란 지난해 정청래 의원이 주승용 의원에게 “공갈하지 말라”고 발언한 것을 가리킨다. 물론 의문은 남는다. 홍창선
유승민 의원의 정치적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 이미 ‘식구’들은 다 잘려나갔고 자신의 운명도 금명 간에 결정 날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16일 유승민 의원 공천 문제에 대해 “굉장히 정무적인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라면서 결정이 더 늦어질 가능성을 암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정무적 판단’과 사실상 같은 의미의 표현이 등장한 것이다. 김종인 대표는 이해찬 전 총리를 낙천시키는 과정에서 공천 결과 발표를 미뤄 ‘자진사퇴’를 유도했다. 이한구 위원장이 굳이 같은 표현을 쓴 것은 역시 같은 효과를 노린 걸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야말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칼을 거두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보수언론과 비박계 인사들의 주장까지 종합해보면 이번 새누리당 공천 내홍의 대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 간신히 1승을 따냈다. 소셜미디어는 축제 분위기다. 어찌됐든 인간이 기계에게 무조건 패배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게 드러난 덕이다. 이 ‘세기의 대국’ 덕분에 우리는 인공지능에 대한 수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유익하고도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 와중에도 복잡한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건 글로 먹고 사는 사람의 숙명이다.이렇게 됐으니 사람들의 슬픔과 기쁨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3번이나 이겼을 때 사람들은 슬퍼했다. 이 슬픔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기계가 인간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게 완전히 증명됐으니 이제 무엇을 팔아 먹고 사느냐는, 한탄에 가까운 것이다. 만일
편집자 주) 국가나 지자체의 재정 및 예산에 관한 기사는 언제나 읽는 게 쉽지 않다. 특별히 문제의식을 갖고 기획을 한 경우가 아니면 대개는 정부가 내놓는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매주 나라살림연구소의 손종필, 강국진, 김상철 연구위원들이 언론의 재정 및 예산 관련 기사의 내용을 검토해 나라살림연구소와 미디어스에 공동 연재한다. 2018년 2월 9일이면 평창동계올림픽이 시작된다. 이제 개최일까지 2년이 채 남지 않았다.2011년 7월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3수 끝에 개최가 확정되고 4년 8개월이 지났지만 그러나 여전히 올림픽 개최를 둘러싼 다양한 우려와 문제제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둘러싼 중요한 논쟁의 지점은 환경파괴와 재정건정성의 문제이다. 과다한 시
정의당이 20대 국회에 진출할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순번을 확정했다. 이정미 부대표, 김종대 국방개혁기획단장, 추혜선 언론개혁기획단장 등의 국회 진출이 유력하게 점쳐진다.정의당은 11일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순번을 정하는 당원 투표를 마쳤다. 비례대표 1번은 이정미 정의당 부대표가 차지했다. 이정미 부대표는 온라인 투표, 현장투표, ARS 및 모바일 투표를 합산해 1694표를 얻어 여성 후보 중 가장 많은 득표를 했다.비례대표 2번은 김종대 전 디펜스21 편집장으로 출마한 후보 중 가장 많은 4428표를 득표했다. 3번은 추혜선 전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으로 1312표를 득표했다. 4번은 윤소하 정의당 전남도당 위원장, 5번 김명미 부산시당 상임위원장, 6번 조성주 미래정치센터소장, 7번
수협중앙회 측이 상인들에 대한 명도소송를 공언하면서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수협 측이 상인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현대화 건물로의 이전을 위한 자리 추첨이 마무리되었으나 3월 15일 이후 개장하겠다는 계획이 이루어질 정도는 아니다. 당장 준공검사도 나지 않은 상황인데다가 올 상반기에 내부 보강공사도 예정되어 있다는 소식이다. 현대화건물로의 이전과 별개로 벌써부터 건물 안전에 대한 상인들의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이런 사이, 도시계획권자인 동작구청과 서울시의 태도가 수상쩍다. 현재 현대화사업의 밑그림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마련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지난 3월 7일 동작구를 찾은 박원순 시장 앞에 불쑥 등장한 노량진수산시장 상인의 ‘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10시간 노동제, 작업환경 개선, 참정권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10년 제정되었다. 한국의 경우 1985년도부터 한국여성대회를 개최해 기념하고 있다. 아래는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녹색당의 입장이다. 새누리당 (2016. 3. 8.)새누리당은 20대 총선 심사 과정에서 여성 예비후보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고 여성 우선추천지역을 결정해 공표하는 등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 앞으로도 교육, 건강,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불평등을 해소해 우리 사회를 선진국가로 도
(1편에 이어서)- 과거에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파괴와 창조’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 민주노총이 정규직 중심의 노동운동으로 규정되고 있고 정의당 역시 진보정치에서 유사한 하나의 쌍으로 보이는 지점도 있다. 그때의 메시지가 필요한 것 아닌가?“2007년에 민주노총 위원장이 못 된 것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우리 운동의 방식에 대해서 리모델링 정도가 아니라 근본적 파괴가 필요하다, 그래야 새로운 창조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노동운동이 어떻게 사회 전체와 연대해서 움직일 수 있는가, 그런 고민이었는데 그런 말을 한 것도 벌써 10년이 지났다. 그때 말했던 노선은, 예를 들면 희망연대노조가 생래적으로 지역으로 조직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이런 비정규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