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붕어 와인 잔에 물을 붓던 이선균에 이어 공효진이 유리창에 붕어 두 마리를 그려놓는다. 이들의 말없는 연애편지가 흥미롭다.드라마의 재미는 어디에 있을까? 요즘 추노처럼 압도적인 비주얼을 바탕으로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뒷받침해주는 대본의 탄탄함. 이 정도면 한 편(시리즈)의 드라마를 아주 잘 봤다는 포만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나는 놈마다 효자일 수 없듯이 쟁쟁한 작가와 배우들이 모인다 해도 이 삼박자가 딱 들어맞기란 좀처럼 어려운 일이다. 공효진의 파스타가 어느덧 10회를 마감했다. 이제 거의 다 왔다. 버럭 셰프 이선균의 난공불락의 견고한 성이 허물어지고, 심지어 마초로서의 모습까지 무너진 이상 파스타의 전개는 이미 끝이 났다. 갈등을 거쳐 엔딩으로
살겁의 날이었다. 그동안 잦은 싸움에도 9회만큼 많은 사람이 죽은 적은 없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혜원에 대한 말없는 충성과 애정을 가진 백호(데니안)의 허무한 죽음이었고, 특급 살수답지 않은 윤지(윤지민)의 죽음도 그렇다. 두 사람 모두에게 죽음에 대한 감독의 친절한 배려로 인상적인 격투신을 남겼다. 이들의 탈락으로 인해 복잡했던 추격전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단선구조로 정리되었다. 추노 격투신의 특기 초고속 카메라의 효과가 주는 미감은 충분했으나 혜원의 초상을 대길에게 던진 후 그것을 베는 백호의 행동이 의아했는데 만약 죽음을 예감(각오)한 일검필살의 행동이었다면 수긍되는 일이다. 이승을 등지는 검객의 필살의 일격이라면 마음에 품은 단 하나의 여인 먼저 베는 선택을 통해 그만큼의 결연함을 느낄
오세영(이하늬)이 요리 콘테스트를 통해서 라스페라 공동 셰프로 들어오게 됨으로써 현욱(이선균)은 대단히 껄끄러운 상황에 빠지게 됐다. 한편 방영 이후 최고로 불편해진 파스타에 공효진의 연인 류승범의 까메오 출연으로 흥미를 더해주었다. 더군다나 류승범이 주문한 파스타가 기존 메뉴에 없는 이름도 생소한 것인데, 이 주문부터 두 셰프인 현욱과 세영은 정반대의 입장으로 대립하게 된다. 당연히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것은 새우. 두 사람의 다툼에 유경은 팔뚝에 화상을 입는다. 괴짜 의사를 만나 링거를 맞고 하룻밤 입원까지 하게 된다.드라마 속에서 입원은 팽팽하던 긴장이 새로운 국면을 갖게 될 터닝포인트로 작용하는 경우다. 아니나 다를까 팔뚝에 링거를 꽂고 유경의 병실을 찾은 현욱은 결국 유경의 손을 잡고만다.
무한도전팀의 일밤 수혈이 한쪽부터 서서히 변화의 조짐을 가져오고 있다. 비록 패떴을 하차한 유재석이 아니라는 점이 아쉬운 팬들이 많겠지만, 우선은 변화하고자 무진 애를 쓰는 일밤팀의 고뇌의 일단을 긍정적으로 받아드릴 필요가 있다. 단비 세 번째 에피소드부터 출연한 정형돈의 처음은 무도에서처럼 별 존재감 없이 게스트인가 하는 인상을 남겼는데, 캄보디아 편에서는 무도에서 단련된 내공이 발휘되었다.독한 예능전사들 속에서는 잘 몰랐던 정형돈의 상황 주도는 조용히 단비팀의 변화를 이끌었다. 캄보디아 앙코르왓에 도착해서 길잡이(김학용 원장.다일공동체) 찾기 내기에서 진 용만 팀의 비상식량 털기에서 단비의 첫 번째 웃음이 터졌는데, 다분히 준비한 듯한 느낌은 주지만 그런 정도는 단비의 상황 속에서는 기꺼이 인정해줄
무한도전이 직접 무엇인가 하지 않고 조력자로 등장하는 것은 상당히 의외의 도전이었다. 권투라고 해서 무도 멤버들이 못할 것이 없지만 주체가 여성인지라 9년 경력의 길 또한 한발짝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2주에 걸쳐 방영된 무한도전 권투편은 아마도 역대 가장 슬픈 한일전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경기 중에는 딱히 누굴 응원할 지 결정하기 어려웠고, 막상 최현미 선수가 승리했어도 즐거움을 애써 감춰야 했다.무한도전이 자막으로 밝혔듯이 아름답고 치열한 두 소녀의 열전은 승자를 굳이 가릴 필요 없는 경기였다. 스포츠라는 것이 반드시 승자와 패자를 가려야 하는 불변의 법칙이 참 비정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럴 수만 있다면 둘 모두에게 챔피온 벨트를 안겨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은 모두의 바람이었을 것이다
아이티 지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국이 가진 역량만큼 아이티에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는 얼마나 떳떳할지 모르겠다. 한 예로, 지구촌 각지 재난현장에서 활약한 한국구조대의 최초 파견신청을 묵살했던 사실이 그것을 조용히 암시한다. 배우들을 중심으로 한 아이티 성금 소식이 몇 있기는 해도 아직 미국.영국 등지에서 열린 자선 콘서트의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연예인들만 탓할 일도 아니다. 민심은 강퍅해져서 누군가의 고통을 나누기에 인색해졌다. 부자(지향)민국 한국의 현재는 '나만 아니면 되지'에 빠져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낭패감을 안겨준다. 그런 속에서 일밤의 존재는 긍지와 보람으로가슴을 쓸어내리게 해준다.잠비아 우물에 이어 일밤 단비팀이 찾은 스리랑
과연 소녀시대다. 25일 아침 8시에 각 음원 사이트에 선공개 된 소녀시대 정규2집 타이틀 Oh!(Kenzie작곡)가 불과 10분 만에 몽키3 차트 1위에 올라 또 다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 이전에 뮤비 티저 공개에는 네이버 뮤직 사이트가 1시간가량 다운되는 상황을 빚기도 했으니 이런 반응은 이미 예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소녀시대 Oh!의 기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음원 공개 당일 멜론, 싸이, 벅스 등도 연이어 차트 1위 자리를 꿰찼으며 하루 반나절 만에 (예상대로)엠넷을 제외한 전 음원 사이트 1위 자리에 등극했다. 거대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의 홍보 위력도 있겠지만 언론 매체들은 앞 다퉈 작년 Gee의 재현을 예상하는데 주저함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언론들의 반응과는 달리 대중 속
파스타가 갈수록 흥미진진해진다. 절반쯤 달려온 파스타는 그동안 단점(버럭 현욱)으로 지적되었던 것도 장점인 듯 착각하게 만들었다. 초반 공부의신 폭탄을 맞고 휘청거리던 파스타를 힘겹게 지탱하던 효녀가장 공효진의 연기는 캔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 같은 케릭터를 매력만점의 존재로 만들고 있다. 애초부터 공효진표 드라마였기에 사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쓰러져가는 파스타를 구해낸 요인은 효녀가장 공효진과 이선균의 조금 이른 듯한 화해 분위기에다가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섬세한 터치라고 할 수 있다. 거기다가 초기에 답답했던 알렉스의 안정을 되찾은 연기가 유경과 현욱 사이의 긴장과 이완을 거들며 3각 구도를 무난하게 지탱해주고 있다. 끝으로 시청자들을 교묘하게 휘두르는 파스타식 반전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소녀시대 팬덤에서는 DNA란 말이 사용된다. 포털 사이트 이니셜D와 N으로 표시되는 대표적 소녀시대 안티를 뜻하는 말이다. 왜 그런 말이 생겼나 의아했으나, 이번 소녀시대 정규2집 타이틀 곡 Oh!에 대한 반응들을 보니 그럴 만도 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러나 소원으로 통칭되는 소녀시대 팬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안티에 대한 대응을 거둔 상태라 다른 팬덤의 안티 현상과 달리 이 DNA의 외침은 싸움 상대 없는 찻잔 속 태풍의 형세를 보이고 있다. 티져 영상과 선공개 음원에 대한 폭발적 반응. 그리고 27일 뮤직비디오 정식 공개에 따른 빠른 기록 경신 행진. 작년 대중음악계의 제왕으로 등극한 Gee의 초기 현상을 뛰어넘고 있는데, 이는 Oh!자체의 위력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
소녀시대를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야 하듯이 이제 더 이상 효민을 통편녀라 놀리면 안되겠다. 누구의 귀띔이 있었는지 아니면 몇 달 지내본 효민 스스로의 판단이었는지는 몰라도 써니의 병풍을 자처한 예능 사상 유래가 없는 1+1 커플의 시너지 효과가 날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거기다가 마냥 신인에서 1위 가수로 오른 자신감도 더해진 탓인지 요즘 효민의 존재감이 훌쩍 자라났다.게다가 표정 변화 없고, 기어들어 가는듯한 효민의 목소리가 원플러스원 보너스를 연상케 해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낸다. 효민의 일방적인 구애로 시작한 원플러스원 커플은 기대 밖으로 청춘불패의 새로운 대세로 굳혀지고 있어 흥미롭다. 하라와 현아의 유치개그가 식상해질 무렵 등장한 것이라 시기 또한 절묘하다.